파리 시립미술관: 니콜라 드 스탈, 다나 슈츠-눈에 보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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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Musée d’Art Moderne de Paris : Nicolas de Staël, Dana Schutz-Le monde visible
2023년 9월 15일부터 2024년 1월 21일까지, 2023년 10월 6일부터 2024년 2월 11일까지
파리 현대미술관은 전후 프랑스 미술계의 핵심 인물인 니콜라 드 스탈(1914-1955)에 대한 대규모 회고전을 열고 있다. 2003년 퐁피두 센터가 주최한 전시회 이후 20년이 지난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경력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측면을 조명하여 그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길게 늘어선 관람줄을 보면 그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회고전에는 유럽과 미국의 수많은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서 수집한 약 200점의 회화, 드로잉, 판화, 노트북이 함께 전시된다. 파르크 데 프랭스(Parc des Princes)와 같은 상징적인 걸작과 함께, 프랑스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전시된 약 50점을 포함하여 거의 전시되지 않은 중요한 작품을 선보인다.
연대순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940년대 그의 첫 번째 구상 단계와 어둡고 물질적인 캔버스부터 1955년 죽음 직전에 그린 그림까지 예술가의 연속적인 발전 과정을 추적한다. 12년 동안 스탈은 작품을 끊임없이 갱신하고 새로운 길을 탐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은 그의 작품은 의도적으로 추상과 구상의 구별을 뒤집고, 더욱 조밀하고 간결한 예술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우리는 그의 젊은 시절의 여행과 파리에서의 첫 해부터 시작하여 보클뤼즈에서의 정착, 시칠리아 여행, 마지막으로 앙티브에서의 마지막 달을 떠올리며 강렬한 그의 회화를 단계별로 탐구하게 된다.
러시아 혁명 이후의 망명부터 41세의 비극적인 자살까지, 스탈의 일생은 비극적인 예술가라는 신화를 쓰게 된다. 그래서 그의 삶에서 나타는 여러 감정들이 예술과 작품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실 이번 전시에는 아뜰리에에서 작업하는 화가를 보여주는 사진이 많았는데, 굉장히 준수한 외모에 놀라기도 했다. 작가가 요절한 탓에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다.
작가는 바다를 마주하든, 축구 경기를 바라보든, 탁자 위에 놓인 과일 조각을 바라보든 세상의 광경과 그 다양한 빛에 매료된다.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이 관객에게도 전달된다. 여러 도구, 기술 및 형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캔버스들이 연속적인 나열되어 있어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내가 고른 시립 미술관의 마스코트는 라울 뒤피 방이다. 지난 여름, 여의도 더 현대에서도 뒤피의 전시가 진행되어 한국 관람객에게도 유명하다. ‘전기요정’은 라울 뒤피 (Raoul Dufy)는 1937년 파리 국제 전시회를 위한 기념비적인 장식이다. 이는 빛과 전기의 궁전 (Palais de la Lumière et de l'Electrcité) 홀의 약간 구부러진 벽 장식에 대한 주문을 받았던 것인데, 1964년 파리 현대 미술관에 설치되었다. 그의 스폰서가 파리 전력 배전 회사였던 만큼, 600m2 규모의 이 구성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두 개의 주요 기록부에서 전기의 역사와 그 현대적인 기술 성과까지 그려낸다.
한편 현재 시립 미술관에서는 "다나 슈츠-보이는 세계" 전시회도 진행중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예술가 다나 슈츠(Dana Schutz)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작업중이라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제작된 회화 40여점을 비롯해 드로잉과 판화 20여점, 조각 7점이 전시되고 '개인과 집단 사이의 긴장' 이라는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나 슈츠는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격동적인 캐릭터, 인간의 광기, 재난 상황 및 물리적 재난으로 구성된 세계를 구성한다. 그녀는 전통적인 아름다움의 개념에서 벗어나 오늘날의 디스토피아적인 초상화를 그려낸다. 화려한 색감 사용과 복잡한 구성을 통해 관객이 극적인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그림은 가상의 상황과 뒤틀려진 신체에서 영감을 받은 상상의 장면을 현대의 삶과 언어로 혼합하여 보여준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보여주며 병든 세계의 노후화, 허영심, 소통 불가능성을 불러 일으킨다. 그림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들이 조금 무섭고 섬뜩했지만 작가의 세계관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런 부분들을 파리시립미술관은 높이 사서 미국 작가 다나슈츠를 초이스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