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재단 : 마티스, 붉은 아뜰리에 / 엘스워스 켈리. 모양과 색상, 194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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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4일부터 9월 9일까지
La Fondation Louis Vuitton : Matisse, L'atelier rouge / Ellsworth Kelly. Formes et couleurs, 1949-2015
루이비통 재단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붉은 아뜰리에(1911)’ 속 오브제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와 엘스워스 캘리를 위한 회고전이 진행된다. 또한,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는 스포츠 컬렉션 중 엄선된 작품을 선보이는데 올림픽에 대한 루이비통 재단만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상징적 작품 중 하나인 ‘붉은 아뜰리에' 에 그는 아뜰리에, 그림, 조각품 및 장식물을 그려넣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1898년에서 1911년 사이 제작되어 그림에 재현된 회화 6점, 조각품 3점, 도자기 1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덴마크 코펜하겐의 국립 미술관(Statens Museum for Kunst) 과 협력하여 마티스의 붉은 아뜰리에에 전시된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의 작업실을 가득 채운 붉은색은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 들이며, 마티스가 창조한 세계로 안내한다. 강렬한 붉은색은 순간적으로 마음을 사로잡음으로써 작품의 깊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예술가의 의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도 하지만,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한편 ,루이비통 재단 1층과 0층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추상 화가이자 조각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엘스워스 켈리(1923-2015)에게 헌정된 ‘형태와 색상, 1949-2015’ 전시회가 진행된다.
엘스워스 켈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00점 이상의 그림, 조각, 드로잉, 사진, 콜라주가 함께 전시된다. 작가의 시대별 주요 작품을 통해 형태, 색, 선, 공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추적하며 70년에 걸친 그의 예술 활동과 20세기 작품들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바닥 그림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Yellow Curve(1990)가 맞춤 디자인된 공간에 전시된 것이다. 60m2가 넘는 설치물은 1990년 프랑크푸르트 전시회를 위해 제작된 이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라 한다. 엘스워스 켈리의 작품들이 프랭크 게리(Frank Gehry) 건축물인 이 곳에 볼륨감과 생기를 더해주는 느낌이다.
켈리의 단색 작품들은 각각의 색들이 그 자체로 독립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단순한 색채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고 색과 형태의 관계를 탐구하며, 색채의 순수한 에너지를 작품에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루이비통 재단에서 열린 이 두 전시는 한마디로 색채의 힘을 강렬하게 느끼게 한 전시였다. 색채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예술의 깊이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마티스는 색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켈리는 색의 본질을 탐구했는데 두 예술가의 색채 사용으로 관람객들의 내면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깊고 풍부한 색감으로 예술 세계를 선명하게 드러낸 마티스, 대담한 색채와 단순한 형태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 엘스워스 켈리! 이 두명의 아티스트가 추구하는 색채의 표현력에 깊이 스며든 시간이었다.
게다가 루이비통 재단의 투명한 유리와 유려한 곡선으로 이뤄진 건물은 어떤 전시를 기획해도 공간과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과 건축이 하나 됨으로써 방문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찬란한 미적 경험을 선사하는 최고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새삼 프랑크게리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