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사물들 - 정물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 소장 16세기 볼로냐 그림 (재업로드)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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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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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사물들 - 정물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 소장 16세기 볼로냐 그림 (재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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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du Louvre: Les choses - Une histoire de la nature morte 2022년 10월 12일 ~ 2023년 1월 23일

Dessins bolonais du 16e siècle dans les collections du Louvre 2022년 9월 22일 – 2023년 1월 16일



<주드폼> 에서 한 십분 정도 튈르리 정원을 따라 걷다보면 루브르 박물관이 나온다. 이날 루브르를 간 진짜 목적은 물론 전시를 보러간 것도 맞지만 저녁에 하는 클래식 연주회 관람이었다. 전시후 연주회 감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함이었다. 루브르는 금요일마다 야간 개장을 하는데, 당연히 다른 요일보다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사람이 엄청 많았다. 심지어 난 상설전은 보지도 않고 특별전만 보러 갔는데 특별 전시관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전시 시작 이틀밖에 안돼서 그랬던 것일까? 어쨌든 약간 피곤한 관람을 한 경향이 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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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물들’이라는 전시를 통해 예술가들은 이 수다스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조용하고 작은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삶과 죽음의 사물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애착, 두려움, 희망, 변덕,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전시회는 18세기부터 현재까지의 작품들을 보여주며, 오늘날의 사고방식과 조상의 사고방식 사이의 대화를 열어가게 한다. 화가, 조각가, 사진가, 영화 제작자 또는 비디오그래퍼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 예술 생태계와 분위기에서 <사물들> 에 대한 모든 표현을 볼 수 있다.



캔버스에서 싱싱한 토마토, 멜론, 수박, 무화과 및 기타 지중해 과일들 그리고 죽은 동물, 닭, 토끼, 염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마치 플랑드르 정물처럼 세밀하고 생생했다. 심지어 닭 털과 같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까지 섬세하게 묘사해서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의 형태, 의미, 힘, 매력을 높여 살아있는 것처럼 만들어낸다는게 참 멋있기도 했다. 사실 정물화 전시라고 해서 그냥 사진처럼 실물과 똑같이 그려낸 그림들만 있을 줄 알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가 의외의 재미를 발견한 전시였다.



루브르 측에 따르면 정물화는 박물관을 위한 사물의 초상만이 아니라고 한다. 삶을 사는 동안 행복하거나 때로는 비참한 기억과 연결된 물건을 축적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물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과거의 예술가와 현재의 예술가 사이의 영원한 대화의 관점에서 정물이라는 장르를 재조명하게 된다. 선사 시대의 도끼부터 샤르댕과 마네를 통한 뒤샹의 기성품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전체 역사를 볼 수 있는데 낯익은 예술가의 이름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고흐, 고갱, 세잔, 키리코, 자코메티, 니키 드 생팔 등등이 있었는데 그중 단연 반가웠던 것은 토마스 슈테였다. 올 초 베를린에 가서 토마스 슈테의 전시를 보고 진짜 팬이 되었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스타일이 있어서 작가 이름을 보니 역시나 슈테의 작품이었다. 찡그린 얼굴과 그로테스크하고 ​​기이한 몸짓을 하는 인물들의 조각이 있었는데 이들의 태도에 동기를 부여하는 요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20세기와 21세기의 테러, 전쟁이 연결되어 있고 부패한 인물들의 확대, 찌그러짐, 절단의 결과라는 그의 해설이 참 와닿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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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층 위에서 진행 중인 루브르 박물관 컬렉션에 있는 16세기 볼로냐 드로잉에 전념한 이탈리아 드로잉 전시를 보러 갔다. 44장의 엄선된 작품들을 통해 볼로냐(Bologna) 출신의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을 선보인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주요 예술적 인물을 강조함으로써 16세기 전반에 걸친 볼로네즈 드로잉의 진화를 발견할 수 있다. 자연에 대한 새로운 분석적 관점, 차세대 예술 언어의 시작을 제시한 볼로네즈파의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바르톨로메오 파세로티의 드로잉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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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재밌게 보고 저녁에 ‘하이든과 그의 음악가들’ 이라는 클래식 연주회를 기다렸다. 바로크 앙상블과 현대 앙상블 모두가 찾는 뛰어난 플루트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지오반니 안토니니 (Giovanni Antonini)의 하이든 교향곡 콘서트였다 (교향곡 36번 마장조 Hob.I.36/ 바이올린 협주곡 다장조 Hob.VIIa.1/ 교향곡 16번 나장조 Hob.I.16/ 교향곡 13번 라장조 Hob.I.13).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꽉 찼었는데 참 이런 문화가 신기하다. 나이가 많은 노년층들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것은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친숙하게 접해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 어쨌든 공연은 너무나 좋았다. 딱 첫 음을 듣자마자 ‘와우 너무 멋있는데 ?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1시간 45분 공연이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시간이 되면 다음번에도 루브르 음악회에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ㅋㅋ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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