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다양한 고통과 혼란 속에서 생명의 본질을 사유하고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조화를 기원하는 전통춤 공연이 열린다. 춤꾼 권효진이 생명의 운행을 창조적인 변화로 해석해 춤으로 풀어낸 <한밝춤, 생명의 물결로!> 공연이 2025년 1월 16일(목) 오후 7시 30분, 한국문화의집 KOUS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자연의 운동성을 본받아 몸과 마음, 정신을 하나로 융합하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 권효진 춤판 <한밝춤, 생명의 물결로!> 포스터
한밝춤에 대해 춤꾼 권효진은 ‘소우주인 사람의 몸을 통해 춤과 소리, 장단, 음악의 순리를 표현하는 생명의 율동, 생명의 큰 춤’이라고 설명한다. 자연의 운동성을 본받아 생명의 흐름에 무한한 창조변화를 가져오는 생명의 물결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전쟁과 분단, 가난, 외로움 등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하는 예술적 실천’이라는 이번 공연의 취지로 연결된다. 특히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고, 우주적 조화를 담아내며 모든 생명체에게 평화와 창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밝춤이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치유의 예술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임진택 이애주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축사를 통해 “기량을 갖춘 촉망받는 춤꾼 권효진은 일찍부터 <영가무도>와 <한밝춤> 같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춤의 원리와 실체에 관심을 가졌다”고 격려하며 “이애주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한밝춤>을 ‘생명물결의 춤’으로 해석해 낸 것만으로도 이 춤의 복원과 전승이 유의미하게 시작”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효진은 2023년 <생명의 몸짓 그 치유의 巫舞武無>, 2022년 <수레바퀴 율려律呂의 몸짓> 공연에서 영가무도를 구성, 안무하여 무대에 올린 바 있으며 이후로도 꾸준히 영가무도를 공연하고 교육, 보급하고 있다.
<하늘의 별 영가무도詠歌舞蹈>는 김항-김일부-박상화-이애주선생의 맥으로 전승된 한민족 고대수련법을 예술적으로 창조한 작품이다. 길게 읊는 영詠의 울림과 공명이 가歌로 연결되고, 몸의 율동과 흥이 저절로 일어나 몸장단을 치고, 무舞로써 신명이 더해져 굽신굽신 저정거리며, 나아가 땅을 밟고 구르는 도蹈를 통하여 춤꾼의 신명이 드러난다. 원초적인 생명의 소리춤으로 우주자연과 춤추고 노래하는 광대무변한 소리 몸짓, 소리춤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한밝 + 덩~기덕 합 궁~>은 소리내어 읊는 구음으로 기운을 쌓는 과정이다. 영가무도의 진동이 한밝의 구음과 만나 점점 강대하게 생명의 물결을 형성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40여 분의 긴 호흡 <완판승무>를 선보인다. 춤꾼 권효진은 승무를 ‘생명과 삶을 담아 만든 몸짓이 구체화 된 것이고 우리춤의 본질과 골격이며 정중동의 미와 역동성을 가진 신명의 춤’이라 정의한다. 가장 느린 염불과장으로 시작해 타령과장, 굿거리과장, 법고과장, 당악과장, 굿거리과장으로 진행되며 생명이 시작되어 자라고 그 기운을 쌓아 비우고 다시 재탄생 되는 자연운행이 표현되는 전 과정의 대무大舞를 감상할 수 있는 <완판승무>는 이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해당한다.
타악공연 <판의 울림>은 앞서 공연된 영가무도부터 승무까지 축적된 기운, 한밝의 정신을 응축하고 확장하는 과정이다. 故전수덕 선생의 가락들을 정리하여 호남우도가락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특징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고 구음과 장단이 하나 되는 새로운 표현을 시도한다.
<태평춤>은 판에 따라 즉흥성을 가지고 연행할 수 있는 춤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자연재해, 전쟁, 분쟁, 갈등, 가난, 갇힘, 소외 등 움츠려 있는 만물을 일깨우는 춤꾼의 사명감을 담은 공연으로 태평춤의 본래 모습인 대·소우주, 만인 평화를 위한 태평몸짓을 동시대적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2025 권효진 춤판 <한밝춤, 생명의 물결로!>에서 주목할 것은 소리-노래-춤-장단(가∙무∙악)의 합일, 몸-맘-정신의 통합인 ‘한밝춤’의 관점이 모든 작품에 일관되게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영가무도, 구음, 승무, 판의 울림, 태평춤에 담긴 ‘한밝’의 춤철학을 사유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공연의 장단은 음악감독 유인상이 장구를 잡고, 고령우가 피리, 김용성이 아쟁, 정동민이 대금, 정부교가 꽹과리와 바라, 박주홍이 징을 맡았다.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 권효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과 예술학사·예술전문사 과정을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용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는 고전문화예술연구회 대표, 이애주 한국전통춤회 지도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전통춤 공연 ‘진동과 파장’, ‘수레바퀴 율려律呂의 몸짓’, ‘생명의 몸짓 그 치유의 巫舞武無’ 등을 기획해 무대에 올렸고, 스승 이애주 선생의 영가무도, 한밝춤 등을 복원하여 보급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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