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은솔 개인전 《흐르지 않는 물, 번지지 않는 불》 개최 > 이주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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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엄은솔 개인전 《흐르지 않는 물, 번지지 않는 불》 개최

김리아갤러리, 2026. 7. 23. -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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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아갤러리는 2026년 7월 23일부터 8월 15일까지 엄은솔 개인전 《흐르지 않는 물, 번지지 않는 불》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업을 선보인다. 엄은솔은 자연을 동경하면서도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의 양가적인 감정을 물과 불이라는 상징을 통해 풀어내며,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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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산이라면 좋을 텐데 (I Wish We Were Mountains) , oil on canvas, 183 x 138 cm,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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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me to Montauk to see you, oil on paper, 14.8 x 21 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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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은솔의 초상 [존 싱어 사전트 - 마담 X의 초상 (1884)] 오마주, oil on canvas 40.9x31.8cm, 2026

엄은솔의 회화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인물들은 그가 직조한 세계 안에서 끊임없이 이동하고, 사적인 공간은 외부의 풍경으로 확장되며 산과 바다는 내면의 이미지로 변모한다. 인간과 환경,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화면 안에서 유연하게 뒤섞이며 서로를 구분하는 질서를 허문다. 이러한 장면은 인간이 과연 자연과 대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세계관을 집약한 회화 작품을 비롯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자화상 시리즈와 드로잉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세 작업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가의 시선을 드러내며 하나의 서사를 더욱 다채롭게 형성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제목이기도 한 '흐르지 않는 물'과 '번지지 않는 불'이 자리한다. 물은 모든 것을 삼키고, 불은 모든 것을 태우는 절대적인 힘을 상징한다. 인물들은 깊은 물에 몸을 던지고, 불길 앞에서도 담담히 일상을 이어간다. 엄은솔은 이 압도적인 힘을 그림이라는 장치 안에 붙잡아 두어 더 이상 흐르지 않는 물과 번질 수 없는 불로 남긴다. 이는 자연을 이해하려는 시도이자 끝내 곁에 두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그러나 인간이 붙잡기 위해 세운 경계는 결국 허상에 불과하며, 그 고요한 정경은 오히려 인간의 불완전함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물들은 놀라울 만큼 평온한 태도를 유지한다. 불길 앞에서 다과를 나누고, 깊은 물속에서도 서로를 안은 채 머무는 이들의 모습은 거대한 힘을 거스르기보다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드러낸다. 재난과 일상, 현실과 환상이 하나의 장면 안에서 공존하는 이 전시는 끝내 통제할 수 없는 힘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며, 그 조우의 순간을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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