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영실 작가의 개인전 《풀. 숲 Green Veil》이 오는 6월 9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삶의 불안과 변화의 과정을 자연 풍경에 투영한 신작들을 통해 작가의 새로운 작업 방향을 선보인다.
표영실은 오랫동안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불안정성을 위로하기 위해 섬세하고 완결된 화면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화면을 지나치게 다듬는 과정에서 오히려 스스로의 집요함을 돌아보게 되었고, 산책길에서 마주한 숲과 수풀의 풍경을 새로운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표영실 Youngsil Pyo, 그늘 Shade, 2026, Oil on canvas, 130 x 162cm ⓒ 작가, 드로잉룸

표영실 Youngsil Pyo, 밤길 Night Road, 2026, Oil on canvas, 72.7 x 60.6cm ⓒ 작가, 드로잉룸
전시 제목인 《풀. 숲》은 작가가 산책 중 마주한 자연의 경계에서 비롯됐다. 가까이에서 본 숲은 안과 밖을 나누는 장막처럼 느껴졌고, 작가는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했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문』 속 “스스로 열고 들어가야 하는 문”의 이미지는 작업의 지속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해 온 작가의 내면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전 작업에 등장했던 형광 분홍색 얼굴 대신 짙은 초록빛 숲과 덤불, 작은 집, 반짝이는 빛의 형상을 화면에 담아냈다. 인물과 풍경의 병치는 사라지고, 집과 빛은 숲 속에 숨겨진 상징적 단서로 남아 관람객의 상상을 이끈다.
표영실은 “열리지 않는 문 앞에 머무는 시간이 삶일 수 있다”며 “문을 바라보고 만지고 두드렸던 경험이 결국 우리에게 남는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불안과 변화의 경계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표영실은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서양화 전공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최근 개인전 《찰랑찰랑, 사각사각》(2025), 《독백》(2023), 《공기》(2022)를 개최했으며, 《숨의 지형도》, 《영원한 루머》, 《일인가구》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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