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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하는 시선 ― 권선영, 이상수, 전병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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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하는 시선 Projective View》展 



지난 11월 24일 부터 서정아트 부산은 《투영하는 시선 Projective View》展을 개최하며 콜라주, 디지털 페인팅, 사진 및 조각 작업을 하는 3인의 작가 권선영, 이상수, 전병삼을 초대하였다. 이번 전시는 현대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관점과 해석을 이야기한다. 카메라의 초점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하듯, 사람들은 저 마다의 시선으로 삶의 파편들을 추적하고 관찰하며 그 흔적을 담아 기록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관점과 해석을 이야기한다. 카메라의 초점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하듯, 사람들은 저 마다의 시선으로 삶의 파편들을 추적하고 관찰하며 그 흔적을 담아 기록한다.  


권선영 작가는 생활에서 접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을 축소해 디지털 인쇄물로 콜라주하여 자신만의 꽃밭을 만든다. 전단지, 책, 공병, 시계, 핸드크림 등 생활에서 접하는 소재들은 형형색색의 색감을 입고 새로운 의미를 갖추어 탄생한다. 권선영의 꽃밭은 겉보기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구현되지만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폐품 조각과 버려지는 것들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그 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편적 오브제들의 우연한 만남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연속된 삶의 방향과도 같은 것이다.   


최소한의 선(Line)으로 동물의 형상을 조형화하는 이상수는 동물 조각 연작을 선보이는 조각가다. 큰 뼈대를 주축으로 동물의 특징을 드러내고 유려한 곡선으로 움직임을 표현한 그의 조각들은 생략된 부분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시각적 역동성을 보인다. 3D 프로그램으로 드로잉한 후 다양한 출력 방식으로 3차원의 공간 속 실제 조각으로 가공하는 일련의 작업 방식은 철제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기도 하다. 동물들의 모습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보이는 특유의 몇 가지 행동들을 담아낸다. 간결한 선으로 형상을 재현한 피카소의 드로잉 작업을 보고 영감을 받은 이상수는 보이지 않는 것을 채우고, 자신의 상상력을 투영한다. 


전병삼의 사진 작업 역시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그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 육안으로 쉽게 포착하지 못하는 작은 부분을 극대화하거나 반대로 생략을 통해 착시를 부르는 등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전병삼의 작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접기(Folding)’와 ‘펼치기(Unfolding)’를 통해 현상의 속성을 바라보는 데에 주목한다. 그 중에서도 현재 전시에서 볼 수 있는 ‘Moment’ 시리즈는 작가가 인쇄한 사진들을 절반으로 접었을 때 모서리 옆면에 비치는 이미지들을 중첩해서 쌓아 올린 결과다. 이 작업에서 보이는 것은 단순한 ‘선’의 연결일 뿐이지만, 수천장의 동일한 사진과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였다는 점에서 사라짐의 의미는 역설적이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지만 사진의 본래 기능은 이 작업에서 사라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두 가지 상반된 기능은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강조해왔던 작가의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투영하는 시선’은 이미지의 중첩과 생략을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한다. 3인의 작가 권선영, 이상수, 전병삼의 작업을 보며 그들의 시선이 머물던 곳과 대상을 상상하며 보이지 않는 부분을 채워가는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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