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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갤러리가비, 공존 coexis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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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다양한 재료의 물성과 형태를 연구하며 꾸준히 작업세계를 넓혀 온 김주호, 박일순, 원인종, 최인수, 홍순모 5인 작가의 기획전이 5월3일부터 5월31일까지  '갤러리가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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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_철조요염보살사유입상_철판_72x45x17cm_2009 (사진=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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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순_Green_24.7x30x5.2cm_wood, polyester_2022 (사진=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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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종_산-수_철, 캔버스천_110x65x17cm_2017 (사진=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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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_장소가 되다-15 (Becoming a Place-15)_zelkova_118.3x8x9cm_2023 (사진=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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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모_내가 부르짖음으로 피곤하여 내 목이 마르며_수성암_30×25×38cm_2012 (사진=갤러리가비) 



먼저, 김주호 작가는 테라코타, 철판, 나무 등을 이용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한국적 삶의 정서를 바탕으로 친근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해학적으로 표현하며,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철판이라는 무거운 소재임에도,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으로 철판 드로잉과 같은 느낌을 준다.


박일순, 최인수 작가의 나무 조각의 특징은 작업에서 작가의 개입과 작위성을 최소화하여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작품에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인수 작가의 “벌레 먹어 죽거나, 고사하거나, 공사로 잘린 나무를 쌓아놓고 여러 날 나무에 경청(傾聽)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가 나를 관찰하는 듯하다.”라는 고백이나, 박일순 작가의 “베니어판을 마주하고 나무를 상상한다. 거대한 숲에 나무로 살았을 그의 근본에 대하여. 생명의 기운 충천하던 그의 시간과 숨결의 흔적 애무하며 위로의 예를 다하여 그의 꿈을 되살린다.”라는 표현처럼 두 작가는 물질(나무)과 내밀하게 교감하면서 나무에 숨어있는 우주를 조심스럽게 드러내 보이는 여정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홍순모 작가는 재료인 수성암이나 무안점토를 이용해 인체를 엉성한 듯 간결하게 묘사하며 때로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우리네 아버지같은 모습으로 현실 세계에서 아파하고 고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오늘날을 사는 한국인의 얼굴로 형상화하고 있다. 투박함 속에 가만히 내려앉는 슬픔이 우리를 어루만지는 듯하다.


원인종 작가는 고향인 강원도에서 보고 자란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깊게 체험하여 자연또한 숨쉬고, 상처 입었을 때 아파하는 유기체라는 인식을 작품에 담고 있다. 철을 재료로 한 작품은 자연의 순환 과정 속 자연과의 소통과 교감, 조화를 지향하며, 작품은 고요하고도 역동적인 힘이 함께 느껴진다.


이렇게 김주호, 박일순, 원인종, 최인수, 홍순모 작가님의 조각은 특징이나 성격들이 모두 다르며 각각의 개성이 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조각의 대상인 나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주변의 인물들과 섬세한 공명과 소통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분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세상 만물이 나와 다름없는 생명체라는 인식의 지평이 넓어져서 모두 함께 오래도록 공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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