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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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2023년 5월 3일부터 7월 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개최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위치한 F1963의 다이내믹한 내부 공간들은 내가 새롭게 탐구하고 있는 작업 영역들을 광범위하게 선보일 수 있는 전시구성을 가능케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지난 2018년 F1963이 개최한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국제갤러리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모자이크, 영상, VR, 그리고 라이브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작품군을 선보이며 디지털 매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 및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줄리안 오피(b. 1958), 〈Dance 3 figure 2.〉, 2022
Continuous computer animation on LED screen with sound
200 x 100 x 8 cm,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줄리안 오피(b. 1958)
〈Dance 2 step 1.〉
2022
Vinyl on aluminium stretcher
230 x 381 x 3.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줄리안 오피(b. 1958)
〈Dance 3 figure 1 step 2.〉
2022
Vinyl on aluminium stretcher
210 x 100 x 3.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줄리안 오피(b. 1958)
〈Dance 4 figure 4 step 2.〉
2022
Mosaic tiles
121 x 59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줄리안 오피(b. 1958)
〈Figure 2, position 9.〉
2022
Polished stainless steel
62 x 74 x 17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줄리안 오피(b. 1958)
〈Joshua. 1.〉
2023
Wood
183.2 x 86.1 x 35 cm (base: 3.9 x 50 x 3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부산점 역사상 처음으로 바로 인접한 F1963의 공간인 석천홀로 확장된다. 석천홀에서는 조형언어와 매체의 활용을 통해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예술적 화음을 찾으려는 작가의 시도가 실제와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 입구에는 지난해 여름 부산의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회화 시리즈의 〈Walking in Busan. 5.〉가 설치되어 있다. 오피는 종종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들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는데, 이런 방식은 해당 도시의 관객과 작품의 친밀한 교감을 가능케 한다. 그 옆으로는 4개의 러닝머신이 놓여 있어 전시기간 내내 사람들이 그 위를 걷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작가가 본 전시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희망하는 관람객이면 누구나 직접 걸어볼 수 있는 참여형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의 ‘걷는 사람들’이 평면 작업에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감흥을 선사하며 도시와 관람객, 그리고 작품이 하나 되는 흔치 않은 경험적 플랫폼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석천홀의 앞뒤 공간에는 각 2개씩, 총 4개의 VR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이 부스의 참여자는 VR 고글을 끼고 부스 내부를 거닐면서 최신 기술을 통해 구현된, 즉 가상세계에서 ‘재현된’ 조각, 영상, 페인팅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보게 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예술작품의 표현기법이나 매체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에 있어서도 변화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주된 시각적 인지 과정인 사물이 눈으로 곧바로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탈피해 대상이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중간 매개체를 한번 거쳐서 우리의 눈으로 전달되는 방식에 더 익숙해졌다. 오피는 바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 문제적 현상을 주목하고 그 인지과정의 차이를 작품을 통해 위트 있게 표현해내고자 한다.
또한 석천홀의 중앙 공간에는 다양한 포즈와 크기의 사람 조각들이 놓여 있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를 오갈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높은 크기의 조각은 부산 사람들을 본 떠 만든 것이며, 이와 함께 런던의 공원에서 포착한 사람들의 포즈를 바탕으로 제작한 스테인리스 조각들도 위치한다. 작가는 이 작품군에서 스테인리스의 얇고 부드러운 선을 이용해 관절의 구부러짐을 자연스레 표현했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가 공간, 중력 그리고 풍경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한편 군집을 이루고 있는 나무 인물 조각들은 앞선 조각들과는 반대로 모두 직선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작가는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인 단단하고 견고한 떡갈나무를 그 재료로 사용했다.
그동안 줄리안 오피는 예리한 관찰력은 물론 기술, 재료 그리고 역사(미술사)에 대한 관심을 발휘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현실의 대상들을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해왔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작업세계를 구축했다. 때로는 실재하고 때로는 실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 속 대상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시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