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소 개인전 《煙霞(연하)로 집을 삼고, 風月(풍월)로 벗을 사마》 개최 > 이주의 전시

본문 바로가기

이주의 전시

이강소 개인전 《煙霞(연하)로 집을 삼고, 風月(풍월)로 벗을 사마》 개최

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 2025. 9. 12. - 10. 11.

본문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강소의 전위적 퍼포먼스가 50년 만에 파리로 돌아왔다. 1975년 제9회 파리 비엔날레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문제작 ⟨무제-75031⟩이 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에서 열리는 개인전 《煙霞(연하)로 집을 삼고, 風月(풍월)으로 벗을 사마》를 통해 재현된다. 이번 전시는 퍼포먼스를 비롯해 1970년대 작가의 실험정신을 담은 회화, 사진, 영상, 조각 등을 함께 소개하며, 이강소 예술 세계의 전환점과 그 확장 과정을 조망한다.



80c1dd3ff3d8e62ea8787face2ae7707_1758549270_9842.jpg

이강소, 섬에서-98153, 1998, 캔버스에 아크릴릭, 227.3 x 181 cm. © 작가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



80c1dd3ff3d8e62ea8787face2ae7707_1758549271_0322.jpg

이강소, 섬에서-99165, 1999,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 x 130.3 cm. © 작가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



80c1dd3ff3d8e62ea8787face2ae7707_1758549271_066.jpg

이강소, 청명 淸明-16181, 2016, 캔버스에 아크릴릭, 360 x 310 cm. © 작가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



1970년대 이강소는 프로세스 아트와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 미술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1975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무제-75031⟩는 살아 있는 닭을 예술가로 설정해 전시장 바닥에 남긴 발자국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전위적 퍼포먼스로, 현지 미술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25년 9월 12일 전시 개막일, 닭은 다시 분필 가루 위를 거닐며 또 다른 궤적을 남기게 된다. 이 퍼포먼스는 사진과 함께 설치되며, ‘보이는 것보다 사라진 것에 의해 세계가 형성된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이강소가 탐구해온 ‘덧없음’과 ‘소멸’의 개념을 집중 조명한다. ⟨페인팅(이벤트 77-2)⟩의 사진 연작은 신체와 물감, 천의 관계를 탐구하며, ⟨페인팅 78-1⟩ 비디오 작업은 회화 행위 자체가 소멸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또한 1973년 명동화랑에서 실제 술집 가구를 전시장에 옮겨온 설치작업 ⟨소멸⟩은 사물과 인간의 관계, 의미의 축적을 묻는다. 1975년에 제작된 삼베 캔버스 회화는 캔버스 자체를 해체하며 평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1980년대 이후 그는 자연의 풍경과 동물을 주요 도상으로 삼으며 점차 서예적 필획으로 확장해 나갔다. 이번 전시 제목은 퇴계 이황의 시구에서 따온 것으로, 이강소가 자연과 조응하는 예술관을 드러낸다. 전시는 과거 퍼포먼스와 기록, 조형적 실험, 회화의 변주를 통해 작가의 일관된 문제의식과 변화의 궤적을 보여준다.


로랑 헤기 전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관장은 “이강소의 작업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고 평가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이수연 학예사는 “작가는 자신의 흔적을 지움으로써 관람자가 작품을 완성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과 맞물려 개최되며,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에 이어 작가의 세계를 다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닭은 동물 배우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 섭외되어 동물권 보호 원칙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된다.


이강소(1943~)는 서울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신체제’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한국 실험미술을 선도했다. 1974년 대구현대미술제 창립에도 참여했으며, 국립 경상대학교 교수, 뉴욕주립대학교 객원 교수, MoMA PS1 스튜디오 프로그램 등을 거치며 국제적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작품은 구겐하임미술관, 테이트 모던, 브루클린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에서 전시되었으며, 한국과 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타데우스 로팍 파리 마레에서 열리는 이강소 개인전 《煙霞로 집을 삼고, 風月으로 벗을 사마》는 2025년 9월 12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400 건 - 1 페이지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