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집: 루이 불랑제, 꿈의 화가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본문 바로가기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ffae5585f86517f19722bdaaa0a5493f_1680512239_8572.jpg
 



빅토르 위고의 집: 루이 불랑제, 꿈의 화가

본문

Maison de Victor Hugo : Louis Boulanger, Peintre Rêveur



파리로 돌아와서 2022년이 가기전 문학도로서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빅토르 위고의 집에 다녀왔다. 보주 광장도 오랜만에 걸어보고 산책할 겸 위고의 집에서 진행중인 루이 불랑제 전시를 봤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05201_8734.jpg




 

루이 불랑제 (Louis Boulanger 1806-1867)는 생전에 낭만주의의 모든 화가 중 빅토르 위고와 가장 가까웠다고 한다. 알렉산드르 뒤마 (Alexandre Dumas)와 발자크 (Balzac)와 같은 여러 예술가 및 작가와의 우정과 콜라보를 보여준 전시였다. 낭만주의 선구자격인 불랑제는 열광적이고 폭력적인 시각에서 가벼운 문학적 주제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다. 



그는 회화, 석판화, 연극 의상, 일러스트레이션, 세트 등 다양한 작품을 디자인하여 로맨틱 드라마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박물관, 개인 소장품, 화랑 등 30개 이상의 기관에서 차용한 180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오늘날 거의 알려지지 않은 19세기 낭만주의 화가를 발견하도록 유인한다.



그의 작품은 1830-1840년의 전환기에 진화했으며, 시적 영감은 페트라르카에 의해 더욱 두드러졌다. 참고로 페트라르카는 피렌체의 학자, 시인, 인문주의자인데, 단테 (Dante), 보카치오(Boccaccio)와 함께 이탈리아 문학 최초의 위대하고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다.   



불랑제가 위고와 뒤마의 문학을 만나며 그의 작품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데, 특히 1824년 빅토르 위고와의 만남은 그에게 예술 사이의 장벽을 허물 수 있게  또 다른 자아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위고의 '동방시집' 과 '노트르담 드 파리' 책에 불랑제가 마치 역사가 같은 정확성으로 수채화 시리즈를 그렸다. 처음에는 소설에 그림을 남용하는 것을 꺼려했는데, 이 예술가들의 친목은 실제로 출판의 성공을 결정하는 상업적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불랑제는 문학을 시각적으로 번역하여 작가의 역사 속 위치를 기록하고 드러내게 된다. 



역사의 구조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확신한 불랑제는 당시의 문서를 참고하여 의복, 장신구, 색채의 정확성을 중시하며 연극 무대를 위한 소품을 제작한다. 세부 사항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그를 무대에 더 큰 역사적 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의상을 개혁하려는 열망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의상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며 연극 작품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실력있는 예술가였나를 가늠케한다. 불랑제가 그의 문학가 친구들의 극작품에 참여했던 이유는 예술가들이 서로 돕고 협업하는 의리야말로 가 그가 꿈꿔온 가장 성공적인 형태의 낭만주의였기 때문이다.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05223_7488.jpg



이렇게 낭만적인 유산을 보존하고, 기억하고, 물려주려고 했던 예술가였던 불랑제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위고는 불랑제를 "나의 화가"라고 부르며 아주 각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와의 우정에서 예술 장를 넘나들고자 하는 열망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우정으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전시임과 동시에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물론 그에 앞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지만..ㅎ



불랑제는 시인의 텍스트를 자신의 작품으로 옮겨가며 내용을 부여하고, 위고는 화가의 그림에서 깊은 시를 드러내고 있다.  위고의 삽화가라고 불리며 저평가 받고 있지만 불랑제는 사실, 그 존재 자체로 낭만주의라고  생각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전체 161 건 - 4 페이지




ffae5585f86517f19722bdaaa0a5493f_1680512239_8572.jpg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