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리더(Scott Reeder) 개인전 《Scott Reeder: Bread & Butter》 개최
갤러리JJ, 8월 23일~10월 5일
본문
갤러리JJ는 미국의 시카고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스캇 리더(Scott Reeder, 1970)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Scott Reeder: Bread & Butter>를 8월 23일~10월 5일까지 개최한다.
스캇 리더는 회화를 중심으로 조각,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넘나들며, 주로 회화의 역사와 문화를 참조한 유머와 패러디 방식의 작업들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최신작을 중심으로 그의 다양한 작업 시리즈를 연결하여 한국 관객에게는 처음으로 리더의 독창적인 작업세계와 그 면모를 소개하는 자리로, 20점의 ‘이미지 페인팅’과 ‘파스타 회화’ 시리즈, 텍스트에 기반한 ‘워드 페인팅’과 ‘리스트 페인팅’으로 구성된다. 언어 기호와 시각, 전통과 새로움, 고급과 통속 등을 섞어낸 독특한 해학적인 방식과 사유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리더의 작업은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예술의 관습이나 위계, 선입견으로 가득한 삶의 순간들을 낯설게 혹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방대한 미술사적 레퍼런스를 차치하더라도 뛰어난 색채 감각과 쿨한 유머 감각의 세계는 무척 매력적이며, 작품 감상을 즐겁게 만든다.
야자수 나무 아래 선탠과 수영을 즐기는 버터와 식빵 커플, 하필 뜨거운 열대에 드러누운 아이스크림이나 버터의 터무니없는 조합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간결하게 만화 같은 평면적 구성과 파스텔 톤의 독특한 컬러 조합을 더한 화면은 유쾌한 상상력의 무대가 된다. 때로 작품 <핑크 스튜디오>(2024)처럼 마티스나 피카소의 ‘미술가와 모델’, ‘스튜디오’ 같이 잘 알려진 주제의 이미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작업은 소위 순수미술과 대중미술의 이슈가 읽히기도 하며, 종종 미묘한 긴장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컨텍스트로 바라보게 한다. 리더는 유머를 통해 회화 역사에 도전하고 삶의 모순 같은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의인화된 빵과 버터, 바나나 등 일상 사물들의 유머러스하고 아이러니한 광경을 담은 ‘이미지 페인팅’ 시리즈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대표적인 시리즈로, 작가는 여러가지 작품 연작을 다년간에 걸쳐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동일한 주제를 수많은 버전으로 반복하여 작업한다.
스캇 리더 Scott Reeder, Bread & Butter (Pink Modern Pool), 2023. Oil on canvas, 24 × 40 inches (61 × 101.6 cm).(사진=갤러리JJ)
스캇 리더 Scott Reeder, Bread & Butter (with Tropical Drinks), 2023. Oil on canvas, 24 × 30in (61 × 76.2 cm).(사진=갤러리JJ)
스캇 리더 Scott Reeder, Fruits dans la salle de bain, 2023. Oil on canvas, 22 × 30in (55.9× 76.2cm).(사진=갤러리JJ)
스캇 리더 Scott Reeder, Pear with Banana (Therapy), 2021, Oil on canvas, 24 × 30in (60.96 × 76.20cm).(사진=갤러리JJ)
리더는 2010년 즈음, 텍스트 기반의 회화와 프로세스 회화의 패러디 작품으로 처음 알려지면서 각종 미술관과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살펴보면, 정물화 전통을 바탕으로 실내 인테리어, 빵과 버터, 과일 및 다양한 일상용품 같은 무생물에 감정 표현과 사회적 관계를 투영하는 ‘이미지 페인팅’ 시리즈(2007년~), 잭슨 폴록의 액션과 견주어 우리가 알고 있는 추상표현주의 또는 추상회화의 미술 양식과 회화라는 매체의 진지함을 위트있게 비틀어 재고하는 ‘파스타 회화’ 시리즈, ‘단어 회화’ 시리즈가 나오고(2010년~), 비교적 최근에 좀더 집중적으로 작업하는 ‘세라믹 부조 회화’ 및 세라믹 조각 작업은 세라믹으로 제작, 복제된 일상 속 흔한 사물들을 늘어놓아 마치 색인처럼 보여주면서 현대인의 소비 행태, 욕망과 악습을 성찰하게 한다(2016년~). 한편 즉흥성을 기반으로 한 SF영화 <문 더스트 Moon Dust>(2014년), 아이러니를 테마로 한 아트페어인 <다크 페어 Dark Fair>(2008년) 같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자신의 작업세계를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 제목인 ‘빵과 버터’는 그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작품 제목으로, 단어 자체의 의미와 더불어 삶에서 필수적인 ‘생계’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리더가 늘 그래왔듯이, 이 역시 미리 써둔 단어 리스트에서 랜덤하게 고른 단어의 조합이다. 그는 먼저 단어들을 고른 후 이미지를 그리기 시작하며, 지금까지 반복하여 조금씩의 차이를 두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왔다. 이번 ‘이미지 페인팅’ 신작들은 예전보다 마치 수채화처럼 색감이 엷고 투명하며 붓질이 더 드러난다. 주인공으로 야채가 등장하고, 캐릭터에 움직임이 더해지기도 한다
작가 스캇 리더는 1970년 미국 미시건주에서 태어나 1994년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회화과에서 학사 학위를, 1998년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시카고캠퍼스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시카고미술대학(SAIC)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시카고와 뉴욕을 기반으로, 2011년 시카고현대미술관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벨기에,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그의 작품은 워싱턴의 허쉬혼미술관, 시카고현대미술관 등 수많은 주요 미술관들에 소장되어 있다. 작업의 형식과 내용 면에서 언어 기호와 시각, 전통과 새로움, 고급과 통속적인 것 등을 섞어낸 독특한 해학적인 방식과 사유로 각종 미술관과 컬렉터들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그의 작업은 회화의 역사, 패러디와 유머를 통한 예술 및 문화 비판에 기반하여 역설적으로 현실의 허황됨과 모순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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