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개인전 《천천히 단단해지는 것들》 개최
갤러리조은, 2026, 3. 19. -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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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조은이 다가오는 봄을 맞아 작가 정다운의 개인전 《천천히 단단해지는 것들》을 오는 3월 19일부터 4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정다운이 갤러리조은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그동안 이어온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Fabric Drawing#218 2026 Fabrics wrapped around a frame 181.8x227.3x4cm © 작가, 갤러리조은

Fabric Drawing #211 2026 Fabrics (including Korean traditional textiles), thread, wrapped around a frame 91.0x91.0x3cm © 작가, 갤러리조은
정다운은 ‘패브릭 드로잉(Fabric Drawing)’이라는 독창적 방식으로 회화의 개념을 확장해 온 작가다. 천이라는 유연한 재료를 기반으로 시간, 관계, 삶의 복합적인 층위를 화면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리며 물질과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재료 실험을 넘어 시간이 어떻게 형태와 밀도를 갖는가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다.
작업 과정에서 실은 선이 되고, 선은 반복을 통해 면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결과 중심의 조형적 완성을 향하기보다 ‘쌓아 올리는 행위’ 자체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반복 속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어긋남과 긴장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요소로, 화면의 균질함을 깨뜨리며 생동감을 부여한다.
시간의 흔적이 스며든 텍스타일은 겹쳐지고 감기며 눌리면서 점차 두께를 형성한다. 이 두께는 단순한 물리적 깊이보다는 지속의 시간이 남긴 압력에 가깝다. 과거 설치 작업에서 공간의 확장을 실험했다면, 이번 캔버스 작업은 시간을 응축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작은 화면 안에서 반복된 선택들은 하나의 리듬을 만들고, 작품은 그 리듬 속에서 조용히 호흡한다.
특히 한국 전통 천의 투명성과 주름은 완전히 통제된 표면을 허용하지 않는다. 빛은 천의 층 사이를 통과하며 색을 고정시키지 않고 시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한다. 정다운은 이러한 ‘시간을 통과한 표면’ 속에서 화면의 생명성을 발견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완성을 선언하는 자리가 아니라 반복을 통과해온 태도의 기록”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단단해짐’은 굳어버린 상태가 아니라 흔들림을 견디며 형성된 힘을 의미한다. 이는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축적되며 서서히 응축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동덕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정다운은 벨기에, 대만, 네덜란드, 중국 등에서 활발히 전시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UNIQLO, Hunter, Tom Ford Beauty, Maison Margiela, Starbucks, Louis Vuitton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예술과 패션,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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