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재 개인전 《찰나의 체획(體劃): 마음으로 그리는 풍경》 개최
갤러리 지우헌, 2025. 4. 16.(수)~ 5. 1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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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최성재 작가의 개인전 《찰나의 체획(體劃): 마음으로 그리는 풍경》이 오는 4월 16일부터 5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지우헌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개인전으로, 작가의 38년간의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특별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최성재, 마음 풍경, 2019. 백토, 산화 코발트 안료, 투명유, 1330℃ 환원소성, 83 × 85 × 3 cm. © 작가, 갤러리 지우헌
최성재, 마음 풍경, 2025. 분청토, 판성형, 물레성형, 화장토, 재유, 1250℃ 환원소성, 24 × 13 × 34 cm. © 작가, 갤러리 지우헌
최성재, 생명의 소리, 2025. 조형토, 판성형, 컬러화장토, 철유, 1230℃, 투명유 1100℃ 산화소성, 69 × 42 × 22 cm. © 작가, 갤러리 지우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 전공 출신의 최성재 작가는 1987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 1996년 제2회 국제도예전과 2001년 경기도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도예계의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워크숍을 통해 한국 도예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최 작가의 작품 세계는 전통 분청사기 기법에 현대적인 감각을 독창적으로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코발트블루와 백토의 강렬한 대비, 추상적인 자연 풍경, 그리고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오리 모티프 등을 통해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나뭇가지나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귀얄’ 기법과 액체를 흘려 자연스러운 효과를 내는 ‘덤벙’ 기법은 그의 도자기에 한 폭의 회화와 같은 풍경을 담아내며, 우연성과 의도적인 조형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핵심 철학인 ‘비움’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은 3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 주변을 정돈하고 마음을 비우는 ‘무(無)’의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수행적인 과정은 작품 속 고요함과 평안의 근원이 된다. 도자기 표면에 펼쳐진 드로잉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로, 잔잔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먼저 〈마음 풍경〉 시리즈가 있다. 작가의 대표작인 이 시리즈 중 코발트블루 색감으로 표현된 호수와 수풀, 그리고 오리가 조화롭게 그려진 판형 도자 작품 1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80cm가 넘는 대형 작품 2점은 2019년 중국에서 제작되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 반입이 지연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들은 굵직한 선과 절제된 여백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작가의 숙련된 기법과 예술적 깊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두 번째 주요 시리즈는 〈생명의 소리〉이다. 다채로운 색상과 추상적인 줄무늬 띠 장식이 인상적인 이 작품들은 전통 분청사기의 자유로운 표현 방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최 작가는 이미 1996년 제2회 국제도예전에서 이 시리즈로 대상을 수상하며 독창적인 예술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실험적인 조형 작품들도 전시된다. 독특한 형태의 타원호, 사각병, 그리고 자연스러운 돌 모양의 오브제 등은 평면에 머물던 기존의 드로잉 기법을 입체적인 공간으로 확장하여 도자 예술의 현대적인 조형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전시 제목인 《찰나의 체획(體劃): 마음으로 그리는 풍경》에 대해 최성재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문득 떠오르는 순간적인 영감(찰나)과 손과 몸의 움직임(체획)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작업한 신작들을 통해 전통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관람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과 교감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전통 기법이 현대적인 회화 언어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주목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 오프닝 행사는 4월 16일 오후 4시에 갤러리 지우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재 작가가 직접 참석하여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설명과 함께 관람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오프닝 행사 참석자들에게는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다자연’의 제품이 선착순으로 증정되는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작품 구매 관련 문의는 갤러리 지우헌(02-765-7964)으로 하면 된다.
이번 최성재 작가의 개인전은 한국 도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그의 예술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마음으로 그려낸 풍경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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