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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윤상렬 개인전, A little brighter A little d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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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데이트갤러리는 2023년 9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윤상렬의 개인전 [A little brighter A little darker]를 개최한다윤상렬 작가는 한국의 단색화 거목의 미술가 집안에서 자라 작가로서의 삶이란 녹록치 않음을 가까이에서 보았다그렇지만 깨달음을 예술적 통찰으로 승화하는 작가의 삶을 놓칠 수 없었다그는 현재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2019년 베트남 국립미술박물관의 한국 단색화 기획전에 한국 대표 작가로 선발되어 큰 주목을 받았으며 각종 국내외 페어에서는 그의 독특한 작업방식에 매료되어 매번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데이트갤러리에서 4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작가의 삶의 태도와 고유의 감수성을 탐구하고 보다 작가의 은밀한 내면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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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Sang Yuel <A little brighter A little darker >(이미지=데이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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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Sang Yuel <A little brighter A little darker >(이미지=데이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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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Sang Yuel <A little brighter A little darker >(이미지=데이트갤러리)


 

윤상렬 작가[b.1970- ] 의 작업은 샤프심이라는 아날로그 소재와 디지털 프린팅 기법을 사용하여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고도의 집중력으로 행한다종이 위에 각기 농담이 다른 샤프심으로 0.3mm부터 0.9mm의 사이의 직선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손으로 그어 내려간다그리고 그 위에 정밀하게 계산한 색채의 배합을 이룬 수많은 선을 디지털 프린트로 출력한 아크릴판을 중첩한다

이 과정을 거친 작품의 미세한 차이의 굵기로 변주되는 선들은 서로 밀고 당기는 장력을 발휘하며 색조는 샤프심의 흑연과 중첩되어 미묘해지고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모하는 공간적 깊이감을 선사한다.

 

작가의 회화는 세밀하게 계산된 선의 연속성과 깊이감을 통해 환영을 만들어낸다화면 위 수백 개 선의 팽팽한 긴장감과 살아있는듯 생동감은 묵직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작업은 작가의 삶을 따라간다.” 라고 말하는 작가는 진정성 있는 작업을 위한 출발선으로 정체성 찾기에 주목하였다오랜 시간 거울 비추듯 자신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태도로 진행해온 연작들에는 작가의 삶이 작품에 오롯이 녹아있다.

 

전시 제목에서 등장하는 ‘A little’은 작가의 모토이자 기본기를 뜻한다자신은 계단을 두개 뛰어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작가는 작은 변화가 큰 감동을 가져오는 것처럼 느리게 가지만 오랜 시간 축적되면 아주 단단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내 안의 정체성을 탐구하다 마주보게 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거목이라는 큰 그늘을 앞에 두고 있는 자신의 위치작업에 대한 고뇌사회적인 시선들이라고 할 수 있다작가는 이러한 두려움들을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낸다동시에 선 긋기라는 몸과 정신의 집약적 노동성을 통해 느리지만 조금씩그리고 흔들림 없이 아티스트의 길을 걷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느껴진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의 수많은 사건과 현상관념을 탐구하고 표현해왔다. 2021년 데이트갤러리와 함께한 전시 [A little darker A little brighter]에서부터는 화면의 도랑 사이에 선의 공간감을 줄이고 불투명함을 강조한 좀 더 회화적 화면으로 이동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이번에서 소개하는 윤상렬 작가의 신작은 보다 은밀한 작가의 내면을 탐구한다밝은 작품들로 구성되어진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심연 같기도 하고 꽁꽁 감추어 두었던 여린 감정이기도 하다작가는 음과 양밤과 낮어둠과 밝음과 같이 작품을 단순한 컬러로 구분하지 않는다그동안의 어두운 작품들도 밝은 색들이 빼곡하게 모여서 이루어져 있다그러므로 밝음이란 작가의 내면을 드러낸 것일 뿐 ‘를 시사한다는 것에서 일맥상통하다.

 

데이트갤러리에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지난 2016년부터 함께한 세번의 전시에서 보다 작가의 감춰진 내면을 심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오는 9월 작품과 자신을 동일선상에 두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두려움을 외면하는 것이 아닌 동고동락하며 자연스럽게 치유되도록 두었던 윤상렬 작가의 읊조림에 응답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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