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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국제갤러리,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4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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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오는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되는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4’에 참가한다.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서울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페어 중에서도 가장 처음 출범한 프리즈 런던은 지난 20년 동안 현대미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동시성과 다양성을 발휘하며 미술시장을 이끌어왔다. 또한 같은 기간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와 리젠트 파크를 일종의 조각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리즈 조각(Frieze Sculpture)’도 합세하여 최근 몇 년 동안 매해 6만명 가량의 관람객을 맞이했다.

 올해 프리즈 런던은 43개국에서 온 16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메인 섹션 이외에도 작가가 다른 작가를 지목하여 솔로 부스를 선보이는 ‘아티스트-투-아티스트(Artist-to-Artist),’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의 큐레이터인 파블로 호세 라미레즈(Pablo José Ramírez)가 총괄하여 디아스포라와 토착 역사를 담은 도자기 작품을 선보이는 ‘스모크(Smoke),’ 신생 갤러리와 작가들을 선정하여 보여주는 ‘포커스(Focus),’ 세계적인 작가들의 소위 ‘한정판’ 작품만을 보여주는 ‘에디션즈(Editions)’ 등 기존 및 신설 섹션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미술의 현재를 짚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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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b. 1935),〈내 영혼의 노래 2009-187〉, 2009.
Oil on canvas, 100 x 100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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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b. 1947),〈물감 소진 프로젝트 24-19: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 2024.
Acrylic and ink on canvas, 45.5 x 53 cmⓒ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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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봉(b. 1957),〈Lost place A〉, 2024.
Acrylic and polyester fiber on canvas, 141 x 141 cmⓒ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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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홀저(b. 1950), 〈federal crime〉, 2020.
Graphite and watercolor on paper, 90.8 x 69.2 cmⓒ작가,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이번 프리즈 런던에서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국내외 미술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소개한다. 부스에서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의 회화 작업 〈내 영혼의 노래 2009-187〉(2009)을 선보인다. 자연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합일(合一)의 주체로서 바라보는 특유의 예술철학을 바탕으로, 남미의 토속색과 한국의 오방색에서 영감 받은 색감을 통해 원시적 에너지와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모더니즘적 관행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지속해온 한국의 대표적인 개념미술가 김용익의 〈물감 소진 프로젝트 24-19: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4)는 2018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시작한 ‘물감 소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 회구(繪具)를 그의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가는 중국 전통 우주론의 바탕이 되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의 개념을 빌려 기하학 속에 숨겨진 우주론적 개념을 파헤친다.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활동 중인 현대미술가 최재은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2024)는 작가가 길가에서 만난 143종의 들꽃들을 액자화하고 각각의 이름을 적어 둔 작업으로, 호명의 행위를 통해 그 존재를 인식하며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자연, 더 나아가 우주의 이치와 순환을 되새긴다. 인간과 사물, 세계의 본질을 이루는 구조와 흐름을 탐구하는 이기봉의 신작 〈Lost place A〉(2024)는 꾸준히 작업해온 안개 속의 몽환적인 물가 풍경을 매개로 세계의 복잡성과 함께 일상에서 쉽게 간과되는 지점을 고찰해볼 수 있도록 한다.

현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진행 중인 함경아의 자수회화 작품 〈유령 그리고 지도 / 시 03WBXS01〉(2018–2024)은 중개인을 통해 도안을 북한의 수공예 노동자들에게 맡기고 기약 없는 시간 후에 돌려받는 고유한 작업 방식으로 탄생한다. 남북한 정세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작가는 존재와 부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아날로그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현실과 시각적 아름다움 사이의 간극을 실감하게 한다. 이광호는 신작 〈Untitled 0081-1〉(2024)에서 뉴질랜드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의 습지와 그 주변에서 포착한 자연을 확대하여 비현실적이고도 추상적인 풍경화를 담아낸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는 현대미술가 양혜규는 조각 〈소리 나는 구에 접붙인 사중 매혹 – 갈매기형 장식 구리 니켈〉(2018)을 선보인다. 작가는 오는 프리즈 런던 기간에 맞춰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에서 개최되는 영국에서의 첫 서베이 개인전 《양혜규: 윤년》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시카고 아트클럽(The Arts Club of Chicago)에서 지난 30여 년간 천착해온 평면 작업을 조망하는 개인전 《양혜규: 평평한 작업》을 개최 중이다. 한편, 스냅사진으로 일상의 풍경을 포착한 후 캔버스로 옮겨 회화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박진아는 〈크레이트〉(2023)를 통해 갤러리 혹은 미술관 전시장의 이면에 접촉하며, 백스테이지의 순간들에 새로운 물질성과 시공간성을 입힌다. 박진아는 오는 11월 22일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강서경의 〈산 — 아워스 #24-06〉(2024)은 브론즈를 구부리고 표면을 두드려 능선을 본떠 제작한 작품으로, 간결한 선으로 포착해낸 산수가 새로운 시선으로 시공간을 아우른다. 


국제갤러리 부스에서 선보이는 해외작가로는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federal crime〉(2020)이 있다. 2016년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한 FBI 수사 결과를 담은 '뮬러 보고서(Mueller Report)'를 바탕으로 제작한 연작 중 하나로, 작금의 전세계적 분열의 시대를 돌아보며 곧 도래할 화합의 시대를 내다보고자 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는 2023년 여름 부산의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회화 연작 〈Walking in Busan. 5.〉(2023)를 통해 부산의 역동성을 런던으로 가져온다.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서 인식과 정체성, 그리고 경계성에 대해 탐구하는 마이클 주(Michael Joo)의 〈EP Print (v. 4)〉(2024)는 전기영동(electrophoresis)으로 얻은 옥수수 개체의 유전적 이미지에 다이크로익 유리의 색생환을 추출해 입힌 작품이다. 유기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 단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작동을 사유하도록 이끄는 본 작업은 현재 국제갤러리 서울점 K2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덴마크 출신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의 〈Interface Brick No. 11〉(2024)은 바닷속 산호를 연상시키는 버블검 핑크색의 다공성 알루미늄 폼으로 만들어진 작업으로, 해양 환경을 조명함으로써 인간과 타 생물들의 상관관계 및 도심 속 생태계의 재구상과 재활성화에 대해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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