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21세기 첫 여성 노벨문학상 시인 ‘루이즈 글릭’ 대표 시집 출간
노벨문학상 작가 루이즈 글릭 대표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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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가 여성 시인으로 21세기 첫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루이즈 글릭의 대표 시집 ‘야생 붓꽃’, ‘아베르노’, ‘신실하고 고결한 밤’을 출간했다.
◇ 작품 소개
“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보자고요. 새로운 세상의 맵찬 바람 속에서.”
21세기 노벨문학상의 첫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
2020년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에게 돌아갔다. 2000년 이후 여성 시인으로서는 처음이다. 1909년에 ‘닐스의 모험’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 여성 작가 셀마 라겔뢰프 이후 16번째이며 1996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이후 두 번째 여성 시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1세기 전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여성’임을 알 수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 모습은 저항일 때도 있고 연대일 때도 있으며, 루이즈 글릭처럼 여성으로서 겪은 비극을 끝까지 관찰한 후 쓰인 회고의 형식일 때도 있다.
한림원 위원인 작가 안데르스 올손은 “야생 붓꽃(1993)에서 신실하고 고결한 밤(2014)에 이르기까지 글릭의 시집 열두 권은 명료함을 위한 노력이라고 특징지어진다”고 했다. 덧붙여 글릭의 작품 세계를 19세기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하며 “단순한 신앙 교리(tenets of faith)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엄정함과 저항”이라고도 표현했다.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미국 계관 시인 △국가인문학메달 △전미비평가상 △볼링겐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 △월리스스티븐스상 그리고 노벨문학상까지. 루이즈 글릭은 50년 동안 미국 시 문단 중심에 선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보자고요 / 새로운 세상의 맵찬 바람 속에서”라는 구절이 있는 시 ‘눈풀꽃’만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녀의 작품은 우아함, 냉철함, 인간에게 공통적인 감정에 대한 민감성, 서정성 그리고 그녀의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난 거의 환상에 가까운 통찰력으로 꾸준한 찬사를 받고 있다. 지금은 예일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두려움을 모르는 시인이 전하는, 살아갈 용기
가족이라는 주제, 엄격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지성, 세련된 구성이 결합돼 만들어진 글릭의 작품 세계는 2020년 노벨문학상을 통해 한국에도 전해지게 됐다.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국내에 글릭의 시가 번역돼 알려졌지만, 글릭을 위로의 시인으로만 인식한다면 이는 단편적 이해에 그친다.
글릭의 시에는 고통스러운 가족관계를 잔인할 정도로 정면으로 다루는 대범함이 있다. 서정시 특유의 언어적 장식은 찾아볼 수 없다. 언어를 고르고 자신의 이야기이자 보편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에 솔직하고 비타협적인 용기가 돋보인다. 작품 곳곳에 언어로써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하고 단순한 언어로 삶과 세계의 깊은 진실을 전달하는 루이즈 글릭.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반추하는 그녀의 시적 화법은 개인사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보편적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표 시집 세 권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상처를 끌어안을 용기, 불행을 수용하고 인생을 긍정하며 살아갈 용기를 전달받게 된다.
시인과 옮긴이의 치열한 소통
번역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국어 정본
영어의 미세한 결과 한국어의 정서를 맞추는 작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미 시를 가르치는 정은귀 교수가 맡았다. 앤 섹스턴과 어맨다 고먼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정은귀 교수는 대학 강당과 논문을 비롯해 대중 강연에서도 글릭의 시를 강독하고 알리는 열정적인 연구자다. 루이즈 글릭 연구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논문을 통해 학술적으로 그녀의 시 세계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정은귀 교수의 열정에 감동한 루이즈 글릭은 자신의 시가 전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생생한 과정을 꼼꼼히 바라봤다. 시인과 옮긴이가 치열하게, 오랫동안 소통한 끝에 한국 독자들도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유일한 한국어 정본이 완성됐다.
여기에 시인 나희덕, 김소연, 문학 평론가 신형철 교수가 한국 출간을 축하하며 각각의 책에 작품 해설을 수록했다. 세 문인의 글은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정시의 살아 있는 전설, 루이즈 글릭의
시 세계를 탐닉하기 위해 펴내는 전집
1962년부터 서정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해온 루이즈 글릭. 그녀의 시 세계는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뉜다. 시공사는 한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 열네 권, 에세이와 시론을 담은 두 권의 책에서 발견되는 시인의 세계관 변화를 관찰하는 것 역시 독자가 마땅히 누릴 아름다움이라고 여겼다. 콘텐츠로서 가치만을 쫓아 단편적으로 글릭의 시집 한두 권만 출간하기보다는 루이즈 글릭의 문학 세계를 온전히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작품 전체를 출간하는 ‘루이즈 글릭 전집’을 선보인다. 한국의 출판문화를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고자 하는 출판사의 신념이 담긴 작업이기도 하다.
그 첫 시작으로 ‘야생 붓꽃’, ‘아베르노’, ‘신실하고 고결한 밤’이 출간된다. 여성의 삶, 인간 존재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관찰해 자신의 이야기로 끌어낸 글릭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디까지나 시인이 살아 있음의 곁, 그리고 삶을 위한 투쟁의 곁에 서 있는 뜨거운 작가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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