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목 개인전 《조형사유 造型思惟》 개최…디자인 경험 녹여낸 독창적 조형 언어
갤러리자인제노, 2025. 5. 1. -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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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실무를 통해 쌓은 경험을 사유의 기반으로 삼아, 이를 독특한 조형 언어로 표현해 온 이정목 작가의 <조형사유 造型思惟>전이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갤러리자인제노에서 열린다.
이정목, Tilted_01,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59.5×80cm, 2024. ⓒ작가, 갤러리자인제노
이정목, Tilted_08,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80×59.5cm, 2024. ⓒ작가, 갤러리자인제노
그의 작업은 스케치에서 출발해 사유에 형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는 공간의 특정 부분에 세부 묘사와 드로잉을 더 해 선을 의도적으로 돌출시킨다. 반면, 나머지 영역은 사진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원본과 드로잉의 경계를 식별하기 어렵다. 이러한 방식은 시각적 요소에 관념을 녹여, 사진적 재현과 회화적 재현의 경계를 허물고 시공간의 중층적인 의미 구조를 만들어낸다.
다양한 드로잉 재료를 실험하며 주제와 형식을 형성해 온 그의 조형 작업에 대해,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이정목 작가의 이번 작업은 ‘사진 촬영’이라는 행위의 의미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하면서, 그가 보여주는 몰입의 밀도가 기존의 미적 개념과 차별화된 접근을 만들며, 작품을 보는 이 에게 투명하면서도 깊이 있는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강조한다. 즉, 디자인과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유기적인 추상 형태와 다양한 재료 실험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끊임 없이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드로잉 작품 <Untitled> #N3은 삶과 죽음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그레이존 (Grey Zone)’이라는 공간을 설정하고, 고대 동굴 벽화의 이미지를 차용해 돌에 낮은 양각으로 새겨진 조각을 촬영한 이미지를 소프트웨어로 재가공한다. 이를 통해 3차원의 입체적이 고 관념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한 뒤, 까다로운 세부 묘사를 거쳐 황금빛 벽과 영상, 소리 (Sound)가 어우러진 몰입형 공간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이 어디쯤 있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삶과 죽음을 분리하여 느끼도록 했다”라고 말한다.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관람객이 단순히 공간을 ‘보는 것’을 넘어 공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게끔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예측하지 못한’ 연작에서는 아날로그 카메라용으로 제작된 레볼로그(Revolog)사의 테슬라 (Tesla1) 필름을 사용했다. 백색과 푸른빛의 섬광이 무작위로 나타나는 필름의 특성을 통해 공간의 특이성과 오브제의 존재를 기이한 장면으로 연출했다. 오랜 기간 작업한 ‘사이를 가다’ 연작에서는 사람이 없는 빈 의자를 특정 장소에 설치해, 관람객에게 소통․ 관계․ 대 화에 대한 사유를 제안한다. 특정 장소와 의자 사이에 형성된 시간성은 빈 공간, 부재, 그리고 기다림의 의미를 표출한다.
다양한 매체와 반복적 작업을 통해 형성된 이정목 작가의 작품은 독창성과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현대 미술을 재해석하며, 조형 언어의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정목 작가는 현재 서울디자인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며, 사람과 자연에 대한 감성을 구조화하는 실내 건축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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