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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길릭 개인전 《The Alterants, 변화의 주역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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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술계를 주도하는 주요 작가인 리암 길릭 개인전 개최(사진=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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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사진=갤러리바톤)  



갤러리바톤은 2023년 10월 6일부터 11월 11일까지 동시대 미술계를 주도하는 주요 작가인 리암 길릭(b. 1964)의 개인전 《The Alterants(변화의 주역들)》을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개최한다. 관계 미학의 태동과 심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길릭은 순수미술 외에도 출판, 디자인, 전시 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예술세계를 진일보 시켜왔다. 이번 바톤과의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처음으로 발표하는 라이팅 부조 시리즈와 그래픽 기호 형태의 새로운 평면 시도들을 선보인다.


두 곳의 전시장에는 일련의 라이팅 부조 작품이 수수께끼 같은 그래픽 기호들과 병행하여 설치되어 있다. 먼저, 라이팅 부조들을 살펴보면, 작가에 의해 세심하게 설계된 수평/수직의 구조를 가진 경량 알루미늄(T 슬롯)과 후면에 숨겨진 LED 라이트가 결합한 정교한 구조체이다. 길릭의 이전 전시에서는 산업적 부재료가 특정한 패턴으로 도색되고 배열됨으로써 “대량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은유하였다. 반면, 이번 신작들은 재료 본연의 색채를 지닌 정교한 물성의 긴 육면체와 건조한 백색광의 조합으로 특징되며, 정확한 용처가 불분명한 정밀기기 또는 컴퓨터들의 군집으로 대표되는 AI, 바이오메디컬, 가상 현실, 반도체 등 “포스트 산업 시대"가 새롭게 도래하고 있음에 대한 표지적 의미를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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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AM GILLICK UK, 1964

AUTOMATICALLY ATTRIBUTABLE DIRECTION, 2023

LED, T-slot aluminum extrusion

9 x 100 x 7.5 cm(사진=갤러리바톤) 



함께 이웃한 그래픽 기호 작업은 라이팅 부조 작업들이 상징하는 포스트 산업 시대에서 필연적으로 연관된 새로운 언어와 기호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길릭의 선언과도 같다. 거의 한 세기 전에 고안되고 국제적으로 통용돼 온 아이소타이프(ISOTYPE, 국제 그림 언어 체계)는 복잡한 통계 정보를 대중들이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고안되었으며, 우리가 뉴스 등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인포그래픽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이미지를 중첩하여 연도별 판매 대수를 표시한다거나, 주사기의 길이로 백신 접종자 수를 표시하는 등의 방법은 그 이미지가 가진 직관성으로 인해 효율적인 정보 전달을 도와왔다. 반면, 내연 기관 및 컨베이어 벨트의 소멸로 대변되며 AI와 로봇의 주도로 인간의 노동이 제한적으로 투입되거나 아예 배제되는 포스트 산업 시대에서는 직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 이미지나 대상의 부재로 인해 새로운 기호  체계의 등장이 필연적일 것이라고 작가는 예측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새롭게 탄생시킨 곡선 기호는 아이소타이프에 대한 그 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그림 언어이며, 정확한 로직과 의미가 불분명한 채 “말 풍선”의 형태로 전시장 이곳저곳에 고요히 존재한다. 나란히 걸린 라이팅 부조 작업은 단단한 외형과 작품 후면을 균질하게 감싸는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복잡한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하는 시스템이 마치 순조롭게 구동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인접한 기호들은 그것의 표현 방식(말풍선)으로 인해 외부 시현을 위해 인위적으로 특정한 상태임을 표시하고 있는 임시의 “상태 표시창”처럼 보인다.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호는 우리에게 즉각 익숙한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시에, 어떠한 첨단 생산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음을 표시하기 위해 저명한 국제단체가 고안해 낸 듯한 위계 또한 드러낸다.


《The Alterants》 또한 생산 과정에 결부된 인간과 그 삶이 가진 다양한 교차점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서술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전시 작품들은 오늘날 생산과 소비의 기호학적 복합성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시각화된 국제적인 기호 체계가 등장해야 함을 피력한다. 작가에 의하면 이 새로운 체제가 바로 전시 제목인 “The Alterants(변화의 주역들)”이다. 특정한 의도하에 치밀하게 배치된 작품들은 “변화”에 수반되는 다양한 부수적인 감정(생경함, 전환, 탈피, 진보, 발전, 모험 등) 또한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데, 이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포스트 산업 시대의 큰 물결 하에서 우리가 세계 도처에서 조우할 새로운 체계와의 대면이 불러올 다양한 경험을 전시를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리암 길릭(b. 1964)은 동시대 미술계를 주도하는 주요 작가로서 미술, 출판, 디자인, 전시 기획, 미술 비평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예술세계를 진일보 시켜왔다. 사회 현상의 분석과 미학적 접근을 통해 인간, 환경, 삶, 예술 사이의 관계를 다시 규정하고, 삶을 구획하는 여러 시스템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이론과 아이디어를 시각화 해왔다.


길릭은 역사상 최초로 독일의 유서 깊은 두 미술기관인 고대 근동 박물관과 함부르크 반호프–국립현대미술관과 협력하여, 페르가몬 박물관개인전 (2023.04.05-10.15)에서 빛과 색, 시간에 관한 장소특정적 작업을 선보였다. 2021년 개관한 루마 아를 컴플렉스(LUMA Arles complex)를 위해서는 공간 사이니지 시스템을 직접 고안하기도 했다. 그는 테이트 미술관(Tate, 2001), 뉴욕 현대미술관(MoMA, 2003), 시카코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Chicago, 2009), 르 마가젱 국립현대미술관(Le Magasin in Grenoble, 2014), 쿤스트할레 취리히(Kunsthalle Zürich, 2008), 말라가 현대미술관(Centro de Arte Contemporáneo Málaga, 2005), 광주시립미술관(Gwangju Museum of Art, 2021)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해왔다.


그는 카셀 도큐멘타, 베니스 비엔날레 등 주요 예술 행사에 참여하였으며 2002년에는 영국의 저명한 예술상인 터너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독일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작품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Guggenheim Museum),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 Pompidou), 뉴욕 현대미술관(MoMA), 시카고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후멕스 박물관(Fundación Jumex, Ecatepec, Mexico), 삼성미술관(Leeum, 일련의 의도된 전개, 2014) 등지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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