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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2024 타이틀 매치: 홍이현숙 vs. 염지혜 《돌과 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4. 12.5(목)-2025. 3.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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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2025년 3월 30일까지 현대미술계를 대표하는 두 작가, 홍이현숙과 염지혜의 대규모 전시 《돌과 밤》이 열리고 있다. 기상이변, 전쟁, 기술 경쟁이 교차하는 글로벌 위기를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한 이번 전시는 ‘돌’과 ‘밤’이라는 상징적 화두를 통해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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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현숙 vs. 염지혜 《돌과 밤》


두 작가는 신체적 감각과 사회적 문제의식을 융합하며, 끝을 향해 질주하는 전 지구적 위기를 작품 속에 담아낸다. ‘돌’은 재난 속에서도 변모하는 신체이자 타자와의 연결을, ‘밤’은 파국으로 치닫는 현실을 상징한다. 홍이현숙은 갈등과 난민 문제 속 연대의 가능성을, 염지혜는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사회의 모순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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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현숙 vs. 염지혜 공동작업 《돌과 밤》전시전경© 작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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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현숙《돌과 밤》 전시전경© 작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홍이현숙은 ‘돌’을 매개로 세계의 갈등 지대를 조명한다. 최신 영상 작품 〈아미동 비석마을〉(2024)은 난민과 전쟁의 상처를 넘어 생명의 연대를 탐구한다. 높이 10m의 대형 설치 〈지금 당신이 만지는 것-인수봉〉은 바위의 표층을 프로타주(양각 탁본) 기법으로 구현, 기후 위기와 비인간 존재와의 관계를 촉각적으로 전달한다. 작가는 “비석을 닦는 행위가 타자를 이해하는 ‘자기-만짐’”이라 설명하며, 전시장 1관에서는 과작 11점도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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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혜 《돌과 밤》전시전경© 작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염지혜는 ‘밤’을 통해 팬데믹 이후 과잉 가속화된 사회를 비판한다. 〈마지막 밤〉과 〈한낮의 징후〉는 신체 내부의 소진과 무력감을 영화적 형식으로 풀어낸다. 기존 몽타주에서 벗어나 현장 촬영을 강조한 이번 작품들은 가속 대신 ‘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동시에 출판물과 회화 작업으로 영상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관객에게 숙고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두 작가의 협업 사운드 작업이다. 서로의 문제의식을 담은 짧은 글을 오가며 만든 이 작품은 대결 구도를 넘어 교감과 수행적 변화를 추구한다. 염지혜는 “서로의 감각이 공명하며 위기 속 지지의 힘이 되길” 기대한다.

《돌과 밤》은 단순한 대결을 넘어, 예술이 지구적 위기에 응답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는 장이다. 북서울미술관의 거대한 전시장을 가득 채운 두 작가의 메시지는 2025년 봄까지 관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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