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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 현대미술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향년 88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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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현대미술의 지형을 새롭게 정의하고 동료 및 후대 예술가, 나아가 국제 미술계에 지대한 영감을 준 작센(Saxony) 태생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향년 88세를 일기로 평온하게 타계했다.

전쟁과 폐허, 점령의 시기에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분단된 고국에서 망명객의 삶을 살았던 바젤리츠는 전후 유럽이 겪은 시대적 풍파를 온몸으로 체현한 인물이었다. 이는 인류의 문화적 서사 속에 깊이 각인된 그의 방대한 예술적 유산뿐만 아니라, 그가 견지해 온 정직하고 끈질기며 훌륭했던 삶 자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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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itz_1965_B.j.M.C. - Bonjour Monsieur Courbet_Photo_Ulrich Ghezzi © 작가,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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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itz_1962-63_Die grosse Nacht im Eimer_Photo_Jochen_Littkemann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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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타데우스 로팍 

1938년 1월 23일 한스 게오르그 브루노 케른(Hans-Georg Bruno Kern)이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그는 1961년이 되어서야 고향인 도이치바젤리츠(Deutschbaselitz) 마을에 경의를 표하며 '바젤리츠'라는 이름을 자신의 예술가적 정체성으로 삼았다. 이곳은 야생동물 사진작가와 이젤을 들고 현장에 나가 풍경을 직접 담아내는 사생 화가들을 매료시키는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며, 어린 시절의 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예술이라는 인간의 창조적 행위를 접했다. 오버라우지츠(Upper Lausitz)의 새들과 풍경은 그에게 미술의 본질에 대한 첫 번째 가르침을 주었다.

그는 드레스덴 미술 아카데미(Art Academy of Dresden)에서 입학을 거절당하고, 동베를린의 바이센제 미술 대학(Weißensee Academy of Fine and Applied Arts)에서 제적당한 후, 가중되는 정치적 압박과 석탄 광산 노동 공동체로의 강제 노역 위협에 직면하자 1957년 동독을 떠났다. 초기 선언문 발표와 단체전이 열렸던 1961년 무렵, 그는 이미 동독 미술의 엄격한 규율과 기대치는 물론 서독의 예술적 조류에서도 벗어난 이방인임이 분명해졌다. 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화가도, 추상표현주의자도 아니었으며, 미술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었다.

동독에서 '사회정치적 미성숙'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바젤리츠는 1963년 서베를린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서도 언론으로부터 외설적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시련을 겪었다. 그의 그림 두 점은 압수되었고 전시는 강제로 폐쇄되었으며 경찰로부터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장학금을 받고 피렌체로 떠난 그는 그곳에서 훗날 걸작으로 추앙받게 될 기념비적 연작 〈영웅(Heldenbilder/Heroes)〉을 탄생시켰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바젤리츠는 오늘날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기법인 '역전(inversion)', 즉 그림을 거꾸로 뒤집어 그리고 전시하는 독창적인 방식에 도달하게 된다.

바젤리츠를 시대를 정의하는 선구자의 반열에 올린 것은 단순히 윤곽선이나 명암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관계', 즉 관찰자와 대상 사이의 연결성을 다루는 탁월한 통찰력이었다. 이는 미술 창작에서 간과되기 쉬운 지점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젤리츠는 이 관계의 층위를 비할 데 없는 능숙함과 숙련도로 조절했다. 서베를린 졸업반 시절의 초기 '판데모닉(pandemonic)'한 충동부터 그의 마지막 연작이자 초월적인 황금빛 배경이 돋보이는 《황금빛 영웅(Eroi d’Oro)》에 이르기까지, 이것은 그의 전 생애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특징이다. 그가 사용한 기법은 실로 다채롭다. 어떤 시기에는 주제와 모티프를 캔버스 위에서 물리적으로 분할하기도 했고, 또 다른 시기에는 어떠한 맥락의 뒷받침도 없이 거대하고 기괴하게 부각된 신체의 일부만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암시적인 제목을 붙인 대상의 형태와 특징을 깎아내기도 했다. 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서 선보인 〈조각을 위한 모델(Model for a Sculpture)〉은 마치 관객들에게 도전하듯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미완의 형태로 나타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젤리츠가 사후 원치 않는 모든 수식어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그의 작업은 흔히 20세기 초 표현주의의 여러 흐름과 비교되었으며, 많은 관찰자들은 그를 독일 신표현주의(German Neo-Expressionism)라는 다소 모호한 운동의 상징으로 규정하곤 했다. 하지만 그의 미술 형식이 표현주의의 문법을 따른다면, 작가로서의 정체성은 오히려 '팝(Pop)'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동시대 운동 중 관찰자와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결국 팝아트(Pop Art)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의들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며 형식적 분류라는 목적에는 부합할 수 있다. 그러나 표현주의적 유사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젤리츠를 불멸의 존재로 만든 정수를 놓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그를 '팝'으로만 한정하면, 그가 거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20세기 중반 이외의 바젤리츠를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가 마주하는 진정한 경이로움은 초기 시절의 뜨거웠던 성공을 넘어서,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의 진정한 천재성이 가장 온전하게 빛을 발했다는 점이다. 바젤리츠는 지난 10년에 걸쳐 일생의 모든 주제와 모티프를 결합하고 재검토하는 비범한 후기 작업들을 남겼다. 이는 피카소(Pablo Picasso)의 노년기를 의식적으로 참조한 2015년의 강렬한 〈아비뇽(Avignon)〉 연작에서 시작되었다. 피카소에 필적하겠다는 선언은 대담한 것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 대담함은 명확한 실체로 증명되었다. 그는 결국 특정 운동이나 학파에 귀속시키기 어려운, 독보적인 비전을 지닌 인물이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에서 열린 파리 회고전은 그의 미술 여정 전체를 관통하는 이러한 독창성과 완결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아비뇽〉 연작 이후의 후기 작업들은 그 비전이 지닌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시켰다. 독수리, 오렌지를 먹는 사람, 벌거벗은 인간의 형상들이 다시 등장하지만, 이는 초기 시절의 탐색을 무색하게 할 만큼 확신에 차 있고 잊히지 않는 모습으로 구현되었다.

이후 이어지는 연작들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평생을 함께해 온 동반자와의 삶을 향한 남다른 성찰이다. 바젤리츠는 서베를린으로 이주한 직후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던 엘케 크레츠슈마(Elke Kretzschmar)를 만났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초기 시절, 두 사람은 제2회 카셀 도큐멘타(documenta)부터 파리와 암스테르담의 주요 미술관들을 함께 유랑하며 견문을 넓혔다. 당시 이들은 정치 난민 보조금과 각종 잡일로 생계를 꾸려가며 맥주통을 배달하거나 술집 벽에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으며, 마침내 1962년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 그녀는 전면적인 주제로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작품 속에서 엘케를 마주하게 되는 것은 바젤리츠가 그녀를 만난 지 한참이 지나,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온전하고 확고하게 무르익은 이후의 일이다. 그녀는 바젤리츠가 자신의 예술적 기교에 확신을 갖게 된 후에야 비로소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될 수 있었다. 이는 젊은 날의 일시적인 열정이 아니라, 밀랍의 홈 속에 안착한 촛불처럼 고요하고도 견고하게 자리 잡은 사랑의 증거이다. 우리는 자화상 속의 남자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그의 파트너이자 가장 친밀한 조언자인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예술가가 자신의 삶과 평생의 업을 이토록 시적인 힘으로 갈무리하는 것은 경이로운 성취이며, 바젤리츠는 생애 끝자락에서 거장의 손길로 이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그의 마지막 연작을 선보이는 전시 《황금빛 영웅》은 베니스 비엔날레와 나란히 개최되어 관람객들에게 압도적인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바젤리츠의 궁극적인 주제는 언제나 엘케였고, 마지막까지도 그러했다. 정직하고 당당하며 깊이 인간적인 두 사람의 초상을 담은 마지막 작품들은 이 모든 생의 의미를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 형상들은 그들이 함께 살아온 수많은 황금빛 세계와 삶, 그리고 영원의 시간 속에 거꾸로 뒤집힌 채 아련히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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