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규연 앨범 발매기념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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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9월13일(월) 오후 8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대담한 스케일과 열정적인 음악, 깨끗한 음색과 서정성을 지녔다는 평을 받는 피아니스트 김규연(서울대 음대 기악과 교수)이 “나에게로의 여행...” 신보 앨범 CD “VOYAGE"를 새로 냈다.
지난 6월14-16일 경남 통영콘서트홀에서 녹음된 새 앨범에는 리하르트 바그너-프란츠 리스트: 사랑의 죽음Liebestod S.447, 슈만의 로망스 F#장조 op.28-2, 슈베르트의 즉흥곡 D935, 바흐의 협주곡 D단조 BWV 974중 Adagio, 바흐의 코랄 프렐류드 ‘당신을 부르나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그리고 프란츠 슈베르트-프란츠 리스트: ‘모든 영혼의 안식을 위한 호칭기도“(기도문 D.343)’등이 녹음돼있다.
9월13일 월요일 저녁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김규연의 연주를 듣고 와서 집에서 이 앨범을 들어보니 김규연은 사랑의 죽음에선 몽환적 정서로 피아노를 펼쳐내며 슈만의 <세곡의 로망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수채화 같다. 슈베르트의 즉흥곡Impromptus D935는 내가 지난 3월말 통영국제음악제 참관을 위해 통영을 찾았던 통영바다의 배경이 그려지는 연주곡이었다.
-김규연, 사랑의 죽음에선 몽환적 정서로 피아노 펼쳐내
통상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유트브등에서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나 라두 루프등의 유명 연주자들이 두 개의 세트곡들중 D.899 작품번호 90과 즉흥곡 D.935 작품번호 142로 별도로 구분해 나눠 연주하곤 한다.
필자는 지난 3월말 통영국제음악제에서 3월27일 토요일 저녁 피아노 마라톤 콘서트에서 김태형이 스트라빈스키: 페트류슈카에 의한 3개의 악장, 김다솔이 슈베르트 4개의 즉흥곡 D.935를 연주하고 후반부에 박종해가 헨델: 건반악기를 위한 모음곡 1번, 윤홍천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로 피아노 마라톤 콘서트를 여는 것을 피아노 김규연의 앨범을 들으면서 회상했다. 욕심을 내본다면 포루투갈의 조앙 피레스 같은 세계적 여류 피아니스트들의 여덟곡의 슈베르트 즉흥곡 전곡 연주도 펼치는 것을 감안하면 피아니스트 김규연의 신보 앨범도 슈베르트의 8개곡 즉흥곡 전곡으로 녹음되었더라면 청자에게 더욱 풍성한 앨범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피아니스트 김규연은 지난 13일 저녁 자신의 앨범 발매기념 리사이틀에서 전반부에서 바흐의 코랄 프렐류드 ‘당신을 부르나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BWV 639와 슈베르트의 즉흥곡Impromptus D935, 후반부에는 라흐마니노프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22를 연주했는데 피아니스트 김규연 연주의 특징을 규정짓는 음악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과 겸손한 매혹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처럼 내게는 느껴졌다.
-음악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과 겸손한 매혹의 세계 펼쳐져
사실 내가 전에 본 피아니스트 김규연의 피아니즘은 대담한 스케일과 열정적인 음악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제4회 서울국제음악제의 일환으로 2013년 5월1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마카오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에서 협연자로 출연했던 김규연은 기대대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의 연주가 끝나자 2012년도 전년 11월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두 손을 허공으로 뻗으면서 성공적 협연을 자축한 중국계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의 화려함을 연상시키듯 오른손을 치켜들며 지휘 루 지아와 두번의 포옹을 하며 랑랑 피아노 협주곡 콘서트 때의 화려함 못지않은 장면들을 연출했던 기억이 있다.
짙은 음영을 발하는 대신 여성적 섬세한 터치로 1악장을 이끌어 나갔고 음악을 조형해가는 능력이 2악장에선 뛰어나게 느껴졌다. “촉이 우주로 뻗어 나가는 느낌이에요. 원초적인 생명력과 불협화음이 충돌하면서 만든 소용돌이가 풀어지면서 쾌감이 와요. 연주하면서 몸이 역동적인 힘을 느껴요”라고 자신이 피력한 바 대로 김규연은 열띠게 원초적인 생명력과 불협화음의 충돌을 표출하면서 3악장의 화려한 마무리를 하며 오른 손을 치켜들었었다.
지난해 2020년 8월18일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OES)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김규연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은 “1악장의 시적인 정취, 초월성, 자유로움, 2악장의 고전 비극과도 같은 분위기, 천상과 지옥이 연상되는 대조, 대중과 개인의 대화를 연상시키는 부분을 지나 3악장에는 이전의 내면적인 자아들이 뛰쳐나와 환희를 향해 질주하는 듯한 피아니스트 김규연의 희열”이 느껴졌었다.
또한 올해 지난 6월27일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브랜든최와 가졌던 듀오 콘서트에서도 김규연은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각기 3개의 로망스,
리하르트 바그너-프란츠 리스트-트리스탄과 이졸데, 프란츠 슈베르트-프란츠 리스트-기도문 D.343을 연주하며 상세한 해설을 곁들여 토크 리사이틀 활성화에 물꼬는 터주는,
대중들이 음악을 더 친근하면서도 심도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의 음악회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글; 여 홍일(칼럼니스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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