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교향악축제 전반부 총평 > 여홍일의 클래식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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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2022 교향악축제 전반부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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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향악단의 초대형 작품연주는 해외 교향악단들의 참가 부재 아쉬움을 상쇄시켰다.(사진은 수원시향 공연)
 
 
해외교향악단의 참가부재, 매년 교향악축제 접하면서 느끼는 아쉬움
 
2022 교향악축제가 4월13일 광주시향의 연주를 전환점으로 해서 총 20개 교향악단의 연주 스케쥴중 10개 교향악단이 무대에 올라 반을 돌았다.
 
4월24일(일)까지 전국의 20개 지방교향악단이 대거 참가하는 올해 교향악축제의 후반부 연주 교향악단들은 서울시향(4/14)을 비롯해 국립심포니(4/16),원주시향(4/17), 창원시향(4/21), 목포시향(4/22), 강남심포니(4/23), 과천시향(4/24)등의 연주를 남겨놓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 음악축제로 등극했다는 교향악축제이지만 교향악축제를 매년 접하게 되면 상반된 감정에 개인적으로 매번 휩싸인다. 서울에 거주하는 관계로 잘 접할 수 없는 부산시향, 대전시향, 광주시향, 성남시향, 청주시향등 지방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호기심반의 즐거움이 한편으로 있는 반면 연주력에서 훨씬 앞서있는 유럽이나 미국의 외국 해외교향악단의 참가부재는 매년 교향악축제를 접하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아쉬운 감정임을 숨길 수 없다.
 
참고로 지난해 2021 교향악축제는 3월30일 개막해 4월22일 KBS교향악단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그 뜨거웠던 3주간의 막을 내렸는데 공교롭게도 KBS교향악단은 2020년에도 8월10일 마지막 공연을 장식했다. 2021년 지난해의 KBS교향악단 교향악축제 공연은 3주간의 21개 공연 가운데서도 유독 지휘분야의 콩쿠르에서 입상이 저조한 한국 클래식계의 지평을 넓혔다는 차웅 지휘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서곡을 연주하며 가장 열띤 무대를 연출해서 진작부터 매진 공연이 됐다.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8월10일 열렸던 KBS교향악단의 교향악축제 폐막공연도 막판까지 티켓을 구하기 매우 어려웠던 매진공연으로 기억되며 첼리스트 이상은이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첼리스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난곡을 안정감있게 연주해나갔던 것과 함께 KBS교향악단은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서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4번>으로 후반부를 마무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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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교향악단)

 
-국내 교향악단의 초대형 작품연주, 해외 교향악단들의 참가부재 아쉬움 상쇄
 
3년차로 접어든 코로나-19 펜데믹 여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동의 제한 때문에 유수의 해외교향악단들이 국내 음악계의 매년 봄축제인 교향악축제에 올해도 참가할 수 없었던 점을 그나마 국내 교향악단 연주단체들의 편성이 큰 초대형 작품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아야 할 듯 싶다.
 
수원시향과 청주시향, 광주시향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광주시향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1번을 각각 연주, 이런 초대형 작품연주에 선봉을 선 격이 됐고 올해 교향악축제 전반부 기간에 KBS교향악단과 인천시향이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과 제9번을 연주해 마치 거대한 건축물을 감상하는 듯한 웅장한 선율의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수원지역에서 경기필과 라이벌 오케스트라 관계를 유지하는 수원시향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과거의 연주장에서 비교적 많이 연주되던 제5번 연주감상의 추억을 내게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이는 그만큼 청주시향과 광주시향이 올해 연주의 레퍼토리로 선택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과 11번 연주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감상의 진폭들을 넘는데 만만치않게 작용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수원시향은 예술의 전당의 ‘베토벤 2010’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베토벤의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연주로 큰 호평을 받았고 2013년 예술의 전당에서 차이콥스키 교향곡전곡을 연주하여 2014년 1월 국내 최초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전곡 실황녹음CD를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발매하기도 한 수도권의 숨겨진 역량을 보유한 교향악 연주단체. 2015년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이하여 진행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실황 녹음 음반 역시 2016년 3월에 발매되었다. 제7대 수원시향의 상임 음악감독으로 있는 최희준 지휘로 이끈 수원시향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은 관객감상의 측면에서 진입도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곡으로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시니컬한 선율을 들려주기에 제격이었다는 연주로 평가하고 싶다.
 
2016년인가 교향악축제에서 수원시향의 연주를 통해 진정한 감동의 연주는 청중의 진정한 마음의 우러남의 박수를 받게 된다는 깨달음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6년전 2016년 교향악축제 초반부에 인상적으로 봤던 공연중의 하나가 수원시향의 연주였었다. 특히 새로운 바이올린 여제의 탄생을 불러왔다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의 1위 입상 임지영의 젊은 나이답지 않은 당참과 자신감 읽히는 스승 김대진과의 환상호흡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한시도 긴장의 시선을 놓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수원시향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연주를 통해서도 꽤 밀도높은 연주를 통해 진심어린 청중의 감동의 함성을 이끌어냈었다.
 
상대적으로 4월3일 일요일 교향악축제 둘째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들고나온 청주시향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장대한 서사시를 보여주었고 4월13일 광주시향이 연주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1번 역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표제음악으로서 폭풍전야와 같은 무거운 고요로 가득한 피의 일요일 아침의 궁전 광장을 느리고 무거운 음악으로 묘사하는 것이 영락없이 쇼스타코비치 음악의 음률을 들려준다.
 
 
-KBS교향악단과 인천시향의 브루크너 연주, 소리로 이뤄진 장엄한 건축물
 
올해 2022년 교향악축제 전반부 10개 연주단체의 레퍼토리들 특징 가운데 하나로는 KBS교향악단과 인천시향이 꺼내든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로맨틱’과 브루크너 교향곡 제9번 연주를 빼놓을 수 없을 듯 하다.
 
KBS교향악단의 경우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2016-2020)를 거친 마르쿠스 슈텐츠를 객원지휘자로 활용, 이 교향곡에 그려진 ‘낭만적’ 배경을 그려내는데 십분 성공했다. 소리로 이루어진 장엄한 건축물 브루크너 교향곡 제9번의 연주(인천시향) 역시 브루크너만의 초월적 음향에 압도되는 경험을 제공했으며 상임지휘자 Christopher Lee가 언급한 대로 브르쿠너의 유작인 제9번 교향곡을 통해 코로나19와 전쟁등으로 고통받고 희생된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위로해드리는 시간들이 된 듯 하다.
 
매년 4월 국내에서 개최되는 교향악축제도 좀더 흡인력있게 클래식 청중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올해도 7월15일부터 9월10일까지 여름시즌 영국 런던사람들과 유럽 클래식 고어들의 여름 클래식 감상 스케쥴을 책임지는 영국의 BBC프롬스처럼 이젠 국제화된 교항악축제로 변신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은 내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봐다. 1989년부터 시작된 교향악축제는 사실상 국내 지방 교향악단들의 서울나들이 정도의 연주로 비쳐지고 있어 획기적 연주력 신장이란 과제를 앞에 두고 본다면 이 때문에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나 뉴욕필등 세계적 교향악단들의 초청 연주가 중간중간이라도 대기업들의 스폰서가 이뤄져 펼쳐진다면 교향악축제의 연주 퀄리티가 훨씬 높아짐은 물론 교향악축제에 대한 아직도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외면현상이 줄어들 것이란게 솔직한 느낌이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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