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현 초기 작업의 혁신적 여정 《하종현 5975》 개최
아트선재센터, 2. 14.(금)- 4.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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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트선재센터는 2월 14일부터 4월 20일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하종현(1935~ )의 초기 작업(1959–1975)을 총망라한 전시 《하종현 5975》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시대적 격변 속에서 하종현이 물질과 회화적 기법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개인적 경험을 재구성했는지 탐구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가 한국 현대사와 맞닿으며 진화해온 과정을 생생히 전달한다.
하종현, Conjunction 17-20, 2017. Oil on hemp cloth, 162 x 130 cm. ©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1부는 홍익대 졸업 직후인 1950년대 후반, 하종현은 유럽 앵포르멜 미술의 영향을 받아 두꺼운 물감과 그을린 표면, 어두운 색채로 전후 한국의 혼란을 화폭에 담아냈다. 2부는 1960년대 후반,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계획 속 급속한 도시화를 주제로 한 〈도시계획백서〉 연작은 기하학적 추상으로 도시의 역동성을 포착했다. 3부는 1969년 비평가 이일 등과 결성한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시기, 하종현은 철망·신문·엑스레이 필름 등 일상 재료로 당시 검열과 억압을 은유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AG의 첫 전시 《70년 AG전》 이후 54년 만에 재현된 설치작 〈작품〉(1970)이 공개된다. 4부는 1974년 시작된 〈접합〉 연작은 마대자루 뒷면에 물감을 발라 주걱으로 밀어내는 ‘배압법’으로 주목받았다. 이 기법은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해체하며 하종현의 대표적 조형언어로 자리잡았으며, 2010년 〈이후 접합〉으로 지속되고 있다.
《하종현 5975》는 전쟁, 산업화, 독재라는 한국 현대사의 층위를 작품 속에 압축한 하종현의 초기 여정을 조명한다. 아트선재센터 측은 “그의 실험정신은 단색조 풍경을 넘어 한국 미술의 지평을 넓혔다”며 “관객은 작품 속 시대의 숨결과 물성의 혁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속에 담긴 시대적 메시지와 물성의 탐구를 직접 들여다보며 그가 남긴 시간의 흔적과 재료의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시는 유료예매로 진행.
《하종현 5975》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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