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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젊은 회화작가 그룹전 《Next Painting: As We Are》 개최

국제갤러리, 2025. 6. 5.(목)–2025. 7.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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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오는 6월 5일부터 7월 20일까지 K1과 K3에서 그룹전 《Next Painting: As We Are》를 개최한다. 젊은 작가 여섯 명의 회화를 통해 ‘회화 이후의 회화’, 즉 도래할 ‘다음 회화’를 가늠하고자 하는 이번 전시에는 고등어, 김세은, 유신애, 이은새, 전병구, 정이지가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1980년대 초ᐧ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의 미디어 환경을 자연스럽게 체화하며 성장했으며,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동시대의 속도감과 몰입감을 요구하는 이미지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포착하는 한편, 가장 오래된 매체인 회화의 물질성과 역사성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으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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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Room tone_그 뱀이 허물을 벗었다.〉, 2025, Oil on canvas, 162.2 x 130.3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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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타면 나타나는 굴〉, 2025, Water mixable oil on canvas, 200 x 230 x 3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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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애,〈Innovation in Exploitation〉, 2025, Oil on linen canvas, 194 x 112.1 x 4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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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새,〈Grapes〉, 2025, Oil on canvas, 60 x 80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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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구,〈무제〉, 2024, Oil on canvas, 35 x 28 cm© 작가,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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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지,〈Secco 3〉, 2025 Oil on canvas, 60.4 x 91 cm© 작가, 국제갤러리


전시는 작가들이 포착하는 이미지의 특성과 회화적 물성을 어떻게 교차시키는지 주목하며, 이미지 과잉 시대에 회화가 확보할 수 있는 비판적 위치를 드러낸다. 또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작가들의 이미지 경험이 사물ᐧ물질로서의 회화와 충돌ᐧ융합되는 지점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도 회화가 굳건히 독보적인 이미지 경험과 감각을 촉발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이번 전시는 앞으로 도래할 ‘다음 회화’가 디지털 이미지의 쏜살같은 가속도를 거스르며, 느린 속도의 감각 경험과 물질적 실체로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담지할 것임을 주장한다.

“오늘날 많은 이미지는 세계를 기록하지도 않고 세계를 탈실재화하지도 않는다”¹는 핼 포스터의 지적처럼, 오늘날 이미지는 실재에 충실하기보다는 시선을 압도하는 효과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범람하는 바이럴 이미지들은 알고리즘이나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서 다시 현실을 재구성한다. 현실이 이미지의 프로토콜에 맞춰 재조정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난처한 상황에서 이미지가 생성-유통-소비되는 속도는 회화가 지닌 고유한 시간성ᐧ물질성과 불가피하게 충돌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속도가 기준이 되어버린 디지털 환경과 회화 매체 특유의 느린 시간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작업 속에서 표출되는 방식에도 주목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회화를 이해함에 있어서 이미지의 가상성과 물질성의 대립은 중요해 보인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촉발한 이미지 과잉은 예술의 생산ᐧ유통ᐧ소비 방식 전반을 뒤흔들었다. 온ᐧ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쏟아지는 이미지 스트림에 상시 노출되고, 또 이 과잉 속에서 가상과 실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며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이미지의 가상성과 물질성은 대립하지만, 동시에 가상성은 물질성을 참조ᐧ모방하며 ‘마치 물질처럼’ 작동한다. 이미지의 가상성은 이것이 단지 물질적 제약에서 벗어나 있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마치 물질적인 것처럼 가장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상성은 물질성과 대조될지라도 물질성을 항상 참조한다는 점에서 물질성에 의존적인 속성이다.² 밀레니얼 세대의 회화는 디지털 이미지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만, 우리에게 제시되는 작업의 최종 귀결은 여전히 물리적 사물이자 형상이다. 동시대 이미지는 어떠한 이미지도 그 참조점이 될 수 있고, 어떠한 이미지로부터 출발하여 어떠한 이미지 상태가 된다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회화는 확실히 거대한 물질적 제약이 전제되어 있는 도전이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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