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시즌 2024, 오케스트라로 수놓는 형형색색 ‘음악의 얼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MOU 체결, 신예 발굴의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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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이사 최정숙)는 ‘음악의 얼굴’이란 주제 아래 클래식 음악의 면면을 만끽할 프로그램으로 새 시즌을 연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과 동행 3년 차를 맞은 국립심포니는 서로의 신뢰를 토대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펼쳐 감상 지평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1월 다비트 라일란트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예공로훈장 ‘슈발리에’를 수훈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프랑스의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로잔 신포니에타의 예술감독 및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클래식 음악의 보존과 활성화에 힘쓴 그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간 다비트 라일란트는 국립심포니와 함께 독일과 프랑스 레퍼토리, 정통 콘서트 음악과 무대 음악을 오가며 유연하고도 참신한 해석을 선보였다. 단원들의 자발성과 자유를 강조하는 ‘동반자적’ 지휘자로 악단의 실내악 능력을 향상시켰고, 유명 작곡가의 희귀 레퍼토리, 현대 작품의 초연 등 여러 방면에서 관객과 평단의 신뢰를 끌어냈다. 그와 함께하는 이번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시즌 2024 레퍼토리, ‘혁신성 & 동시대성’
이번 시즌 레퍼토리의 두 축은 음악의 ‘혁신성’과 ‘동시대성’이다. 먼저 독일-오스트리아 대신 프랑스와 러시아 작품의 전면 배치가 눈에 띈다. 베토벤, 브람스 등 묵직한 ‘독일’의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향을 탐구한 라벨과 드뷔시, 프랑스적인 개개인의 앙상블을 추구한 베를리오즈의 대표곡이 관객과 만난다. 또한 관현악의 새 지평을 연 말러, 벨 에포크 시대(1880~1900)에 음향적 전통을 부활시킨 샤브리에와 로드리고, 민요에 담긴 민족의 정체성을 근대적 관현악법에 담은 엘가 등 음악의 새로운 얼굴을 끄집어낸 혁신적인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새로운 감상 경험을 안긴다.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레퍼토리도 이목을 끈다. 전쟁의 도미노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스트라빈스키와 쇼스타코비치, 라흐마니노프를 통해 음악 본연의 역할을 환기한다. 음악 스타일은 달랐지만 반-이데올로기의 목소리를 높이며 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한 스트라빈스키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통해 음악이 지닌 위로의 얼굴과 마주한다. 더불어 이민자의 삶을 대변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통해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을 비춘다.
포디움의 얼굴들 : 레오시 스바로프스키·뤼도비크 모를로·윤한결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베를리오즈, 말러, 라벨, 쇼스타코비치로 ‘국심다움’을 완성해 나간다면 다채로운 문화를 품은 세 명의 객원지휘자가 포디움에 올라 국립심포니의 유연함을 극대화한다. ‘체코의 민족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지휘자’로 칭송받는 체코 출신 지휘자 레오시 스바로프스키(62), 프랑스적 세밀한 앙상블을 다듬을 뤼도비크 모를로(50), 2023년 잘츠부르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이하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거머쥐며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입증한 윤한결(29)이 그 주인공이다.
스바로프스키(7.21/예술의전당)가 드보르자크를 통해 체코의 음악적 유산을 조명한다면 뤼도비크 모를로(8.31/예술의전당)와 윤한결(3.9/롯데콘서트홀)은 스트라빈스키가 제시한 신고전주의의 새로운 음향과 리듬을 탐구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악기 ‘피아노’ : 라벨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니즘
2024 시즌을 수놓는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별 스페셜리스트와의 매칭으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먼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장-에프랑 바부제(61)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3.9/롯데콘서트홀)을 한 무대에 올린다. 라벨의 음악관을 내밀히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다. 박재홍(24)은 라흐마니노프를 선택했다.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안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5.12/예술의전당)을 선보인다.
하프, 기타의 이색 협주곡 눈길 : 현 중심의 협주곡의 빗장을 풀다
작은 음향의 한계로 관현악 무대에서 주목받기 힘들었던 기타와 하프를 협주곡으로 만나는 이색 재미도 쏠쏠하다. 세계적으로 기타 열풍을 일으킨 밀로시 카라다글리치(40)가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2.2/예술의전당)으로 기타의 재발견을, 하프의 가능성을 넓혀온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50)는 그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인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12.7/예술의전당)으로 하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낭만주의에 꽃을 피운 첼로 협주곡이 관객을 기다린다. ‘색조가 풍부한 연주자’로 평가받는 첼리스트 얀 포글러(59)가 엘가의 첼로 협주곡(7.21/예술의전당)으로 관객 앞에 선다.
2024/25년 상주작곡가 ‘노재봉’ 선정 : ‘작곡가 아틀리에’의 두 번째 결실
2024/25년 국립심포니의 상주작곡가로 노재봉을 위촉했다. 임기는 2년이다. 그는 ‘2023 KNSO 작곡가 아틀리에’ 참가자 중 최우수 작곡가로 선정돼 새 시즌의 상주작곡가로 활동하게 됐다. 노재봉은 개성이 뚜렷한 작곡가다. 그의 신작 ‘집에 가고 싶어’는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로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12월 7일 정기공연 무대에서 초연된다. 2022/23 상주작곡가인 전예은의 신작도 7월 21일 소개된다.
미래의 거장을 내가 먼저 : 202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협연무대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2024년 우승자와의 첫 만남도 성사됐다(9.26/예술의전당). 신예 음악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소개해온 국립심포니는 올해 11월 10일 최정숙 대표이사와 니콜라 데르농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에 흩어진 비르투오소를 꾸준히 발굴해온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의 협력을 통해 클래식계를 이끌 미래의 거장을 미리 만나볼 기회를 제공한다.
202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결과에 따라 협연자가 결정될 예정이며, 프로그램 또한 우승자의 기교와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2024년 6월 1일(현지 날짜 기준) 결선 무대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가려진다.
국심의 다양한 페르소나 만끽 : 장르의 경계를 넘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포용성과 확장성을 확인할 무대 역시 마련됐다. 신년을 여는 2024 시즌 오프닝 콘서트(1.14/국립극장)를 통해 관현악, 오페라, 발레를 아우르는 극장 오케스트라의 면모를, 동시대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작품(3.23/예술의전당) 연주를 통해 폭넓은 색채감을 선사한다.
2024 시즌 공연 예매는 12월 14일 오후 4시 인터파크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유료회원(코내시모)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극장별 유료회원 예매는 20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및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일반예매는 21일 오후 4시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국립심포니의 페르소나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한해로, 풍성한 레퍼토리와 스페셜리스트들의 향연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라며 “지난 2년 간의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섬세한 앙상블을 다듬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정숙 대표이사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포함해 기타와 하프 협주곡까지 눈과 귀가 즐거운 협주곡의 향연”이라며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음악과 국립심포니의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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