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멜합창단, K-합창단 최초 웨스트민스터 사원서 이븐송 연주 성공적으로 마쳐
1000년 역사,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최초의 한국 합창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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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사원 데이비드 스탠튼 목사와 예멜합창단
1968년 창단된 예멜합창단(음악감독 겸 지휘자 윤현주, 서울대 명예교수)이 한국 합창단 최초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연주를 했다고 밝혔다.
예멜합창단은 2023년 8월 7일, 8일, 10일 세 차례에 걸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이븐송(Evensong)’ 예배의 합창을 담당했다. 이븐송은 성공회 기도서에 따른 전례로서 유구한 전통의 영국합창음악, 두 번의 성경 봉독과 기도로 이뤄진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찬양의 비중이 매우 큰 이븐송은 매일 오후 5시(일요일은 3시)에 1000년 전통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본당에서 세계 각국의 신도와 일반인들의 참석 하에 이뤄진다.
합창단은 시편, 찬미가, 성가를 노래한다. 사제의 성경 봉독, 사제 선창자의 기도문 낭송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은 합창단의 몫이다. 예멜합창단은 사흘 간의 이븐송을 위해 총 15곡을 연주했다. 그 곡은 시편 다섯 편, 응답송 한 편, 마니피카트와 눙크 디미티스 각 세 편, 앤섬 세 편 등이다.
익숙지 않은 여러 곡을 준비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예멜합창단은 사제들과 신도로부터 찬사와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지휘자 윤현주는 “60년 가까운 음악인생에서 특별히 기록할 만한 감동적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 년의 유구한 전통을 가진 이 사원에서 부끄럽지 않은 연주를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사제님들과 신도 여러분이 너무 아름다운 찬양이었다고 말씀해줘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척추미세골절로 보호대를 차고 지휘해야 했던 윤현주 지휘자에게 웨스트민스터 부주임 사제(사원 유산 보호 총책임자 겸임)인 데이비드 스탠튼은 내년에 다시 와 줄 수 있겠냐고 묻기까지 했다.
예멜합창단은 런던 동부에 소재한 월워스 감리교회에서도 연주했다. 교인 대부분이 가나,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계 이주민인 이곳에서 문화교류 차원으로 벌어진 음악회다. 이 교회 데이비드 마케이 목사의 “이븐송에서 세 번이나 연주한 예멜합창단을 모셨으니 우리 교회도 거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급이다”라는 너스레 섞인 인사말로 시작된 음악회는 영가, 민요, 동요와 찬송가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진행됐다. 연주회는 월워스 감리교회 성가대와의 연합 합창으로 스탠리 디킨슨의 ‘하나님의 은총으로’와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로 마무리됐다.
예멜합창단의 런던 연주 마지막 장소는 웨슬리 채플이었다. 이 합창단의 단원은 모두 이화여고 졸업생이다. 이화여고는 영국 감리교회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고, 감리교회는 존 웨슬리 목사에 의해 시작됐으니 예멜합창단은 그들의 뿌리를 찾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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