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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강서경, 향년 48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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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미술계에 독창적인 족적을 남긴 강서경 작가가 지난 4월 27일, 향년 4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국제갤러리를 비롯한 미술계 인사들과 동료 작가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예술혼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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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_산 ㅡ 아워스 #24-01  [사진: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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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강서경 작가(1977–2025) 사진: 김영훈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난 강서경 작가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채로운 매체를 넘나들며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매진해 왔다. 20여 년의 작품 활동 기간 동안 작가는 사회 속 개인의 위치,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이 인식되고 관계 맺는 '진정한 경치'에 대한 깊은 사유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이를 위해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과 서사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개념과 방법론을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섬세하게 직조하며 한국 현대 미술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유족들은 고인을 추억하며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 속에서 강서경 작가는 우리가 소중히 간직해야 할 '아시아적 가치'를 맑은 영혼으로 지켜내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켜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했다"고 전했다. 특히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담아 제작한 대표작 〈그랜드마더타워〉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전통과 공동체의 가치를 섬세하게 담아낸 강서경 예술 세계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강서경 작가의 주요 작품들은 독자적인 개념과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량악보인 '정간보'의 기호에서 영감을 받아 사각과 격자 형태로 표현된 〈정井〉, 음절보다 짧은 언어 단위인 '모라' 개념을 차용하여 시간과 서사를 쌓아 올린 회화 연작 〈모라〉, 그리고 조선시대 궁중 무용 '춘앵무'의 화문석에서 착안한 〈자리〉 연작 등은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와 실험적인 예술 정신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좁은 초원〉, 〈둥근 유랑〉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탐구했으며, 최근에는 〈산〉, 〈귀〉, 〈아워스〉, 〈기둥〉, 〈바닥〉 등 다양한 조각 설치 작품을 통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선보였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 영국 왕립예술학교 회화과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박사 과정을 졸업한 강서경 작가는 모교인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작가는 생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Suki Seokyeong Kang: Mountain—Hour—Face》(덴버 현대미술관, 2025), 《마치》(국제갤러리, 서울, 2024),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리움미술관, 서울, 2023) 등이 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The Shape of Time: Korean Art after 1989》(미니애폴리스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2023-24), 《춤추는 낱말》(서울시립미술관, 2022), 《Dependent Objects》(시카고 현대미술관, 2021) 등이 있다. 특히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상하이 비엔날레, 리버풀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유수의 국제 비엔날레에 참여하여 한국 현대 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또한 2018년 아트 바젤 '발로아즈 예술상', 2013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4월 30일에 엄수될 예정이다. 한국 현대 미술계의 빛나는 별이었던 강서경 작가의 갑작스러운 타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의 예술적 유산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란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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