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개인전 《토성이 온다》 개최
원앤제이 갤러리, 2024년 3월 16일 -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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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앤제이 갤러리는 3월 16일부터 4월 28일까지 서동욱 작가의 개인전 《토성이 온다》를 개최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물화를 탐구해오고 있는 서동욱은 화가로서 갖는 본질적인 질문인 ‘그림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집중하여 풀어낸 신작 회화 20여점을 《토성이 온다》에서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이번 신작들에서 회화의 형식탐구를 넘어, 20년간 축적해온 모든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인 ‘멜랑콜리‘를 직접적으로 처음 드러내 본다.
서동욱, 〈기타 연습〉, 2024. 캔버스에 유채, 112.1 x 145.5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TV가 나를 본다〉, 2023. 캔버스에 유채, 130.3 x 97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무제〉, 2023. 캔버스에 유채, 130.3 x 89.4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TV가 나를 본다 III〉, 2023. 캔버스에 유채, 80.3 x 116.8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무제〉, 2023. 캔버스에 유채, 91 x 116.8 cm.(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밤 수영〉, 2024. 캔버스에 유채, 90.9 x 65.1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낮잠〉, 2024. 캔버스에 유채, 60.6 x 72.7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다이어트〉, 2024. 캔버스에 유채, 72.7 x 72.7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서동욱, 〈달빛-샤를로뜨〉, 2024. 캔버스에 유채, 27.3 x 34.8 cm (사진=원앤제이 갤러리)
작가는 “형식의 실험만으로 미술이 되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하면서, 회화에 있어서 형식은 화가가 본질에 도달하기 위한 ‘통로’라고 본다. 이처럼 작가가 회화를 다루는 태도의 변천사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개최했던 개인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영상과 회화라는 두 가지 매체를 병행한 《나의 푸른 가방》(2009), 영화 연출 방식을 회화에 적용한 《Day for Night》(2011), 오직 회화에만 몰두하기 시작하며 화가로서의 삶을 선언한 《회화의 기술》(2013), 자연광으로 묘사한 실내 배경과 인물을 통해 공기의 흐름까지도 포착하려 했던 《분위기》(2017), 앞선 전시들에서 쌓아온 회화의 기술을 종합한 《그림의 맛》(2020)이 있다.
최근, 서동욱은 그림 안에 어떤 것을 담을 것인지를 더욱 고민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아름다움’이라는 미술의 보편적 목표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회화를 시도한다. 전시명 《토성이 온다》는 멜랑콜리가 토성과 관련이 깊다는 중세의 의학과 점성술의 관점에서 비롯한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식인과 철학자들이 쉽게 멜랑콜리에 빠지는 특성이 있다고 보았고, 현대에는 병적인 증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동욱은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관점에서 멜랑콜리를 낭만적으로 해석한다.
그는 우리가 멜랑콜리로 인해서 상실감을 느끼고, 상실에서 비롯된 공허함을 채우고자 애쓰고, 무언가 욕망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작품에서도 일맥상통한다. 작가는 ‘늘 매끈하고 반짝반짝하는 것만이 아름다운 것일까?’라고 질문한다. 우리 삶에서 찌그러진 모습, 모순과 상처가 있는 모습처럼 사회가 지닌 어두운 면을 들춰내는 예술이 진정 아름다운 것임을 이번 전시 《토성이 온다》를 통해 보여준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콜리아 I〉(1514), 에드바르드 뭉크의 〈멜랑콜리〉(1894-1896〉,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같이, 그동안 미술사에서 표현된 멜랑콜리의 대표적인 도상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반면, 서동욱은 우울감에 빠진 인물을 낭만적으로 그린다. 〈기타 연습〉(2023), 〈무제〉(2024), 〈멜로디 VI〉(2024), 〈TV가 나를 본다 II〉(2024)에서는 아마추어가 취미 활동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악기인 기타 또는 리코더를 침대 위에서 연주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인 침실에서 고독하게 악기를 연주한다. 독일 낭만주의 회화에서는 멜랑콜리를 자연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으로 묘사하는데, 서동욱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TV가 나를 본다 I~III〉(2023-2024)에서 인물들은 주파수가 맞지 않아 빈 화면이 송출되고 있는 TV를 멍하니 보고 있고, 〈달빛-백조〉(2024) 속 인물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서동욱은 한가롭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인물들을 통해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하는 멜랑콜리를 정서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다.
서동욱(1974년생, 한국)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arts Paris-Cergy를 졸업하였다. 《토성이 온다》(원앤제이 갤러리, 2024); 《그늘은 회색보다 더 창백하다》(상업화랑 용산, 2022); 《그림의 맛》(원앤제이 갤러리, 2020); 《더쇼룸: 여름-바다-눈부신II》(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0); 《분위기》(노블레스 컬렉션, 2019); 《회화의 기술》(원앤제이 갤러리, 2013)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Frieze No.9 Cork Street, 런던 (2023);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2023); 상업화랑, 서울(2022); 갤러리 소소, 서울 (2021); 우민아트센터, 청주 (2021);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2020, 2020, 2019); 홍익 현대 미술관, 서울(2017); OCI미술관, 서울 (2016); 일현미술관, 양양 (2013) 등이 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난지 창작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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