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개인전 《달을 담은 풍경》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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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그라프는 2024년 5월 15일부터 2024년 6월 12일까지 김보영 개인전 《달을 담은 풍경》을 개최한다.
김보영 작가(b.1985)는 천연염색을 통해 자연에서 얻은 색으로 전통적 소재인 달항아리를 만든다. 전 통기법인 천연염색은 식물이나 광물, 동물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끓이거나 발효시켜 추출한 염액으로 천이나 종이에 물을 들이는 것이다. 다양한 자연의 색이 물든 한지를 준비하여 화면에 달항 아리의 형태를 그리고, 그 위에 색 한지를 손으로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붙여 나가는 작가 만의 콜라 주 기법에 의해 항아리를 완성한다. 완성된 달항아리의 모습은 기계적으로 찍어낸 형태와 달리 자연과 닮아 있는 비정형의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김보영, 달을 담다(20220717-01), 2022. 한지에 천연염색콜라주 백토, 143x130cm. (사진= 갤러리 그라프)
김보영, 달을 담다(20231001-03), 2023. 한지에 천연염색콜라주 백토, 76x70cm. (사진= 갤러리 그라프)
김보영, 달을 담다(20220405-01), 2022. 한지에 천연염색콜라주 백토, 98x90cm. (사진= 갤러리 그라프)
소담한 손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달항아리는 한국 도자공예의 정수로, 김보영의 회화 속에 그 비정형 적인 형태마저 자연스러운 미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자연의 규범을 적용함으로써 고요하 고 조화로운 균형과 간결함을 보여주며 내면세계에 펼쳐진 풍경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그것이 추구하고 또 담고 있는 바는 공명하며 소재가 아닌 삶의 태도로 달항아리가 드러나는 것이다.
19세기 미술공예운동은 당시 산업혁명을 통한 기계적 현실 속에서 탄생했다. 기계화와 대량 생산의 시대에 수공예의 가치를 복구시키고 수공예의 수준을 산업 제품과 대비시키며 공예가 부각되기 시작하 였는데, 이는 삶의 자연화, 예술화를 꿈꾸며 예술적이면서도 기능적인 조화를 꾀하였다. 김보영 작가는 달항아리의 조형성과 자연스러운 미감을 심미적이고 장식적인 회화적 표현을 통해 탁월하게 드러낸다. 전통적인 미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럽고 흐르는 듯한 곡선과,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특징인 달항아리에 작가에게 내재된 현대적인 지향이 덧입혀지며 순수예술과 공예의 특성을 한 폭에 담아낸 것이다.
달이 어느 하루 같은 모양이 아닌 것처럼 작가의 작품 속 달항아리의 형태도 다양하다. 자연의 품 안 에서 바람의 감촉을 통해 변화를 느끼며 화면 속 견고하게 자리 잡은 작품의 심상은 관객에게 고요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장인의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빚어진 한지 콜라주 작품은 삶의 예술화를 시각적으 로 드러내며 대상을 향한 의식이 시각에서 확대되어 촉각으로 이어나가 전신으로 반응을 하게 한다. 평면 위에 구성된 선과 면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비롯되어 진실된 형태와 함께 견고한 입체로 드러난 다. 도자기의 단단한 본질이 평면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것은 작가가 정직하게 투입한 시간과 명 료한 구성에 기인하며, 그로 인해 만물을 담은 풍경이 창조된 것이다.
김보영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한국화전공 학사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작 가는 직접 재배하여 수집한 자연의 색으로 ‘달(⾃然)을 담다’ 라는 제목의 작품들을 제작한다. 작가는 나아가 ‘천연염색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며 작업 활동에 의미와 전문성을 더했다. 그간 10여 회의 개 인전과 30여 회의 단체전을 진행하였으며 꾸준한 작업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