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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웬디 박 《세리토스, 캘리포니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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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한 웬디 박의 두 번째 개인전 《세리토스, 캘리포니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웬디 박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 세리토스에서 보냈던 작가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아홉 점의 신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990년대 로스앤젤레스 전역에 걸쳐 열린 스왑 밋(Swap Meet: 실내 점포상의 일종)에서 속옷 가게를 운영했던 부모님의 기억을 그려낸 지난 VSF LA 전시를 기반으로 이번 신작들 역시 작가의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바쁜 부모님이 안 계시는 집에서 홀로 지낸 시간이 유독 많았다고 회상한다. 어린 그녀는 텅 빈 공간에 울려 퍼지는 적막과 고독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 외로움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감사하는 법과 조용한 성찰의 순간을 통하여 위안을 얻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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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 Park, On the Stove, 2023. Acrylic on canvas, 22 x 28 in 55.9 x 71.1 cm(사진=V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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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 Park, On the Stove, 2023. Acrylic on canvas, 22 x 28 in 55.9 x 71.1 cm(사진=V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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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 Park, On the Stove, 2023. Acrylic on canvas, 22 x 28 in 55.9 x 71.1 cm(사진=V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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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 Park, On the Stove, 2023. Acrylic on canvas, 22 x 28 in 55.9 x 71.1 cm(사진=VSF) 



<가스레인지 위에On the Stove>서 보여지는 코카콜라 페트병, 흰색 일회용 종이 접시와 열린 도미노 피자 상자는 부모님의 감시에서 자유롭게 패스트푸드를 주문한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가족들의 식사를 만드는 가스레인지 위에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용품을 나열한 것은 가족의 보호와 관심에 대한 갈망과 독립심과 자유에 대한 의지를 같이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장치가 된다. <아메리칸 팬츠 American Pants>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어머니께 바느질을 배운 브라더 재봉틀가 작품 중심 오브제로 등장한다. 작가에게 미국 바지들은 항상 너무 길어, 스스로 자르고, 남은 천조각을 곰인형의 옷을 만드는 데 사용하였다. 바느질은 작가에게 지난 향수와 혼자 집에 있으며 느꼈던 지루함, 그리고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서의 책임감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놀이 및 활동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들은 여러 장치를 통하여 어린 시절 세리토스 집과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나타낸다. <반대편 The Other Side>에서 보여지는 서양식 세리토스 가정집 긴 창문너머 18세기 조선 시대 풍경화 양식을 연상시킨다. 고장난 햇빛가리개 사이로 보이는 풍경화는 작가의 어린 시절 집에 걸려있던 그림으로 그녀의 아버지가 물려준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림들은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포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이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며 느끼는 문화, 풍경, 역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였다. 틀에 담배꽁초로 가득 찬 재떨이와 나란히 놓여 있는 위스키 잔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외로움을 잘 나타낸다.


작가는 이 장면 속 오브제들에 대해 "어린 시절 홀로 지낸 시간들과 짊어진 책임감, 나이에 맞지 않게 빨리 철들어버린" 지난 날의기억으로 작용한다. 《세리토스, 캘리포니아》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전시로, 고이 숨겨두었던 어린시절의 기억을 다시 되짚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년기의 기억, 가족,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재해석, 구성한 전시로 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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