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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2023 성북 N 작가공모 기획전 ‘오소독스vs오소독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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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2023 성북 N 작가공모 기획전 ‘오소독스vs오소독스 Orthodox vs Orthodox’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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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Untitled’, 2023, 유화, 153x138cm 


2013년 4월 문을 연 성북예술창작터는 동시대 예술분야 창작자를 지원·양성하고, 다양한 실험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성북구립미술관의 첫 번째 분관으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의 발견 및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킹 및 협업 등을 통해 로컬리즘과 글로벌리즘 사이의 균형을 견지하며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다.


2013년도 신진작가 전시지원 사업으로 시작,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확장된 성북예술창작터의 ‘성북 N 작가공모’는 New, Next, Numerous 등을 뜻하는 ‘N’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창작자 지원의 한계와 방식 자체를 실험해 온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성북예술창작터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성북구와 글렌데일시 우호협약을 통해 지속해 온 ‘여성인권전’을 연계하고 여성과 기술을 테마로 한 ‘NW project’를 분야를 신설했으며,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했다.


스펙트럼이 더욱 확장된 2023 ‘성북 N 작가공모’에는 조이솝, 최유정, 우먼즈랩탑(정아사란, 연성, 지희경, 이시마, 정다영/팀), 이해련 작가와 장은하 리뷰어가 선정됐으며, 수경-재배(황수경/기획자·작가)가 초대됐다.


그 어느 때보다 다층적인 작업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기획전시 ‘오소독스 vs 오소독스’는 1, 2부로 나뉘었으며,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2부 전시를 통해 작가들의 신작을 포함한 다양한 매체의 기존작들을 만날 수 있다.


중의적인 의미의 제목 ‘오소독스 vs 오소독스’에서 ‘오소독스’는 종교적 어원을 기반으로 한 용어로 정통과 전통, 보수 등의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오소독스 vs 오소독스’는 스포츠(복싱)에서 오른손잡이 간의 대결을 일컫는데, 이 경우 선수들이 왼쪽으로 돌며 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양극단, 기술 친화적 태도와 비판적 태도, 소외를 다루는 방식에서의 감정 과잉과 감정의 배제 등 대척점이 공존하며 긴장감 넘치는 각축장과 같은 이번 기획전 제목의 배경이다.


전시장 1층에는 자유주제(N파트)로 선정된 조이솝, 최유정 작가의 작품이 전시제목 ‘오소독스 vs 오소독스’처럼 오른손잡이 간의 대결을 시사하듯 설치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이솝 작가의 뷰(view)가 한눈에 들어 온다. 마치 조이솝의 개인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왼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서서히 최유정 작가의 작품이 시야에 들어온다. 앞과 뒤의 방향이 완전히 전환됐을 때 최유정 작가의 뷰(view)가 펼쳐지며, 그 순간 오롯이 최유정의 공간이 된다. 두 작가는 각각 퀴어로서의 정체성과 타국생활 속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갈등의 주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법적인 면에서 극단적 대비를 이룬다. 작가별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설치 방식을 경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여성과 기술 주제(NW)로 선정 및 초대된 우먼즈랩탑(정아사란, 연성, 지희경, 이시마, 정다영/팀), 이해련, 수경-재배(황수경)의 작품이 설치됐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으로 연출된 2층에서는 우먼즈랩탑 작가들의 영상설치와 스크리닝, 그리고 상품부스(booth)를 닮은 이해련 작가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정아사란 작가는 ‘물’을 테마로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본질과 질감 등을 ‘사운드X맵핑X설치’ 작업으로 선보인다. 정다영 작가의 영상은 낯설고 두려운 분위기의 ‘언캐니(uncanny)’한 장소들과 새로운 신체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경계의 포용’을 제안한다. 한편 지희경 작가의 영상은 가족의 죽음과 벌레의 습격 등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수행적(performative) 작업으로 정다영 작가와 다른 방식의 언캐니를 담고 있다.


초대작가인 수경-재배는 여성과 기술(&이해련, 우먼즈랩탑의 작업)에 대한 본인의 해석을 정수탑과 우물로 상징화하고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태블릿을 통한 슬라이드 쇼로 제시한다. 여기서 액정 태블렛이 놓인 바퀴 달린 투명 테이블 세트는 어디든 끼어들어 갈 수 있지만 자기만의 자리가 없는 여성의 공간과 위치를 상정하는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한편 이해련 작가는 ‘엑소더스(exodus)’에서 두 팔, 두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마우스 등을 제작했다. 이는 첨단 스마트기술을 역행하며 휴식 얻기를 제안하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업을 통해 재미와 철학적 제언을 동시에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


3층 옥상에는 기후의 문제를 정치, 사회적 문제와 함께 통찰하는 ‘웨더링(wethering)’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루는 연성작가의 진행형 프로젝트(on-going project)가 라디오 생방송, 퍼포먼스 등과 함께 관람자를 기다린다. 특히 3층 옥상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자동차 경적, 새소리 등이 작가가 설계한 사운드 작업(해당 장소의 오염도와 함께 데시벨이 올라가는 작업(sonification))과 섞이는 경험은 다소 촌스러운 원색의 파라솔 배경과 함께 이채로운 상황을 연출한다.


동시대적 현상을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풀어놓은 젊은 작가들의 흥미로운 작업이 신선한 자극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저항과 전복의 예술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이데아를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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