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 Between & Beyond// 클라렌베이크 & 드로스// 다나 슈츠// CONVIVIUM > 한지수의 도이치 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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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도이치 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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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 Between & Beyond// 클라렌베이크 & 드로스// 다나 슈츠// CONVIV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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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일 – 2027년 8월 15일// 2026년 7월 3일 – 11월 8일 //2026년 10월 7일 – 2026년 10월 4일 // 2026년 7월 17일 – 2027년 10월 10일
Pinakothek der Moderne: Between & Beyond//DANA SCHUTZ-Trouble and Appearance// Klarenbeek & Dros- Design of the Unusual // CONVIVIUM-Nahrungssysteme am Li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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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미술관 지구 쿤스트아레알(Kunstareal)에 자리한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는 20세기 이후의 예술과 디자인을 폭넓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2002년 문을 연 이곳은  ‘하나의 집, 네 개의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되어, 하나의 건물 안에 서로 다른 네 개의 기관이 함께 자리한다. 현대미술 컬렉션(Sammlung Moderne Kunst), 디 노이에 잠룽(Die Neue Sammlung), 뮌헨 국립 그래픽 컬렉션(Staatliche Graphische Sammlung München), 뮌헨 공과대학교 건축박물관(Architekturmuseum der TUM)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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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건축은 독일 건축가 슈테판 브라운펠스(Stephan Braunfels)가 맡았다. 그의 계획은 서로 다른 네 기관을 하나의 건축적 질서 안에 수용하는 것이었다. 콘크리트와 유리를 중심으로 한 간결한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거대한 원형 공간인 로톤다(Rotunde)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약 25m 높이의 유리 돔으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이 공간은 네 기관을 연결하는 중심이자 관람객의 동선을 시작하는 장소다. 미술과 디자인, 건축과 그래픽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 사이의 경계를 공간 자체가 연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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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현재, 현대미술 컬렉션에서는 작품과 전시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Between & Beyond》와 전후 독일 회화를 대표하는《게오르크 바젤리츠》의 작업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디 노이에 잠룽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새로운 소재를 디자인으로 풀어낸 《클라렌베이크 & 드로스》를 소개하고, 뮌헨 국립 그래픽 컬렉션은 드로잉을 중심으로 《다나 슈츠》의 작업을 조명한다. 여기에 뮌헨 공과대학교 건축박물관의《CONVIVIUM》은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생산과 유통을 공간과 인프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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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먼저 현대미술 컬렉션 《Between & Beyond》전시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프란츠 마르크, 막스 베크만, 앙리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등 20세기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독일 표현주의와 아방가르드에서 전후미술과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급변한 20세기의 예술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인식과 장소에 대한 감각, 그리고 공간을 이동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한다. 관람객은 주변 공간과 분리된 상태로 예술을 경험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미학적·사회적 조건으로 바라본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회화, 오브제, 설치 작품을 통해 작품과 공간, 관람객 사이에서 형성되는 유동적인 관계를 탐구하며 작품이 놓이는 장소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위치가 예술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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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에서는 작품과 그것을 둘러싼 공간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미니멀 아트와 설치미술은 작품이 놓인 장소와 건축적 환경, 그리고 그 안을 이동하는 관람객의 신체까지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 받아들였다. 예술은 더 이상 독립된 오브제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경험되는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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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러한 변화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의 현대미술 컬렉션에서도 중요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전후 현대미술에서는 작품을 독립된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작품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빛과 색, 선과 구조 등 최소한의 요소만으로 공간의 분위기와 경계를 변화시키거나, 작품이 놓인 장소 자체를 작품 경험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시도들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술은 더 이상 특정한 물리적 대상에 한정되지 않고, 그것이 놓인 공간과 관람자의 경험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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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회화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화면의 물리적 한계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회화가 캔버스라는 제한된 평면 안에 하나의 세계를 구축했다면, 전후 작가들은 화면을 가르거나 해체하고,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면서 회화가 점유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갔다. 그 결과 회화는 더 이상 평평한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간과 관계를 맺으며 작품과 공간, 관람자의 경험이 서로 얽히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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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 전시가 보여주는 것은 특정한 미술 양식의 변화만이 아니다. 작품과 공간, 관람객 사이에 존재했던 경계가 어떻게 느슨해지고 다시 정의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에 가깝다. 이처럼 전시 공간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면서 작품과 관람객, 내부와 외부, 평면과 공간 사이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관계를 의미하며 ‘사이(Between)’가 되기도 하고, 빛과 그림자, 움직임을 통해 예술의 경험이 확장되는 가능성을 드러내는 ‘너머(Beyond)’가 되기도 한다. 전시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가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뿐 아니라, 작품이 놓인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까지 함께 돌아보게 한다. 잠시 멈춰 있는 듯한 순간과 그 사이에 놓인 상태, 그리고 전환의 지점은 우리가 평소 억누르거나 지나쳐버렸던 것들과 새롭게 마주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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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동시에 독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게오르크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2026)를 기리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에른 국립 회화 컬렉션은 지난 50여 년간 바젤리츠의 작품 활동을 지속적으로 주목하며 그의 예술을 대중에게 소개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상회화에 새로운 방향과 의미를 부여한 바젤리츠는 기존의 회화적 질서와 관습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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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1960년대 초기작부터 후기의 「리믹스(Remix)」 연작에 이르기까지 바젤리츠의 작품 31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최근 타계한 작가를 기리기 위해 이 가운데 11점을 선별해 선보이며, 오랜 활동 기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해온 그의 예술적 발전 과정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주목할 작품은 1969년작 「나무 옆의 남자(Mann am Baum)」다. 바젤리츠가 인물을 거꾸로 배치한 초기 작품 가운데 하나로, 이후 그의 예술을 대표하게 된 ‘도상 전복’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인물을 뒤집는 방식은 단순한 형식적 실험에 그치지 않았다. 바젤리츠는 익숙한 회화의 질서를 뒤집음으로써 독일의 최근 역사와 그 기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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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바젤리츠가 자신의 핵심 매체인 유화를 얼마나 집요하게 탐구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회화의 전통적인 규칙을 끊임없이 뒤집으며 색채를 실험했고, 인체 형상을 해체했으며, 붓 대신 손으로 직접 물감을 바르기도 했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기존의 통념에 대한 질문이었다.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으로 억압되거나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주제들을 화면 위로 끌어올리며 회화가 무엇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했다. 약 70년에 걸친 예술 활동을 통해 바젤리츠의 작품이 지닌 도발적이고 강렬한 힘을 살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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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디자인 분야에서는 1925년 설립된 디 노이에 잠룽의 방대한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의자와 조명 같은 생활용품에서 자동차,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산업과 일상에서 탄생한 다양한 사물을 수집하며 디자인이 현대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를 보여준다. 1925년 설립된 독일 최초의 국립 디자인 박물관으로, 근대 디자인부터 동시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디자인은 특정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가구와 조명,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을 비롯해 자동차와 오토바이, 전자제품, 그래픽과 산업디자인까지 인간의 일상과 산업을 구성해온 다양한 사물이 하나의 컬렉션 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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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전시장을 걷다 보면 의자 하나, 주방용품 하나, 자동차 한 대가 단순한 생활용품이나 산업제품으로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물건에는 당대의 기술과 생산 방식, 재료에 대한 이해는 물론 사람들이 생활하고 취향을 형성해온 방식까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디 노이에 잠룽의 매력은 이처럼 일상의 사물을 미술관의 작품처럼 바라보게 한다는 데 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같은 대형 오브제부터 의자와 조명, 주방용품 같은 작은 생활용품까지 한 공간에서 살펴보다 보면 형태와 재료, 기능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결국 디자인은 특별한 물건만을 다루는 분야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지나치는 사물 속에 시대의 기술과 생활 방식, 미적 감각이 축적된 기록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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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곳에서는 디자이너 듀오 클라렌베이크 & 드로스(Klarenbeek & Dros)의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개인전 《Design of the Unusual》이 열리고 있다. 소재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해온 이들은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소재인 균사체(mycelium), 즉 버섯의 실처럼 뻗어 있는 뿌리 구조를 3D 프린팅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균사체에 조류(algae), 해조류(seaweed), 이끼 등의 특성을 결합하며 생물과 디자인의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들의 실험적인 작업을 한자리에 소개하고 미래의 디자인이 자연에서 어떤 새로운 소재와 형태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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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2004년부터 활동해온 클라렌베이크 & 드로스는 환경과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새로운 소재를 연구해온 디자이너 듀오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지역의 전문가와 제조업체와 협력해 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연구의 과정을 따라가며 균사체로 만든 가구, 규조류를 활용한 유리, 바이오플라스틱 용기 등 주요 작업을 소개한다. 자연에서 진행한 현장 실험과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소재 연구를 함께 보여주며, 이들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일상적인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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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전시장 곳곳에서는 소재의 특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치도 만날 수 있다. 조류에서 얻은 색소는 벽면의 페인트와 커튼 염색에 활용됐으며, 사카리나(Saccharina) 해조류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건조하는 모습도 전시장에 구현했다. 소금과 해조류로 만든 크림과 포장, 3D 프린팅한 바이오플라스틱 좌석 역시 자연의 소재가 일상적인 물건으로 어떻게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에게 디자인은 인간의 편의를 위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자연의 순환과 공존할 수 있는 소재와 생산 방식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화석연료 이후의 생활환경을 상상하는 것이 이들의 작업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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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한편 국립 그래픽 컬렉션에서는 미국 작가 다나 슈츠(Dana Schutz, 1976년생)의 드로잉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 《Trouble and Appearance》가 열리고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슈츠는 지난 20여 년간 동시대 구상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강렬하고 기묘한 이미지로 가득한 그의 작품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수께끼와 알레고리가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의 회화적 언어를 드로잉을 통해 살펴보고 인물과 신체, 공간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작가의 조형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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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특유의 유희적이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닌 슈츠의 회화적 서사는 우리의 존재를 거울처럼 비춰낸다. 물감이 만들어내는 격렬하고 도취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 심지어 비극까지 현대의 신화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며 우리에게 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진다. 슈츠는 회화와 함께 판화 연작을 통해 자신의 회화적 서사를 꾸준히 되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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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다양한 판화 기법을 능숙하고 혁신적으로 활용하면서 하나의 이미지를 여러 매체로 변주하고, 그 결과를 다시 성찰하며 새로운 구성을 찾아왔다. 최근 제작한 대형 모노타이프 작품에서는 인간의 상태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때로는 회화적 제스처가 극단적으로 확장되면서 서사가 해체되고 물감 자체가 펼쳐내는 추상적이고 화려한 장면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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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번 뮌헨 첫 개인전에서는 슈츠의 작업 가운데 특히 드로잉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가 스케치와 습작, 준비 드로잉을 이처럼 밀도 있게 한자리에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제작한 종이 작업에서 슈츠는 자신의 표현을 한층 더 확장하며 관람객에게 자신의 중요한 드로잉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대형 드로잉은 미국 아방가르드 미술, 특히 관람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이는 뉴욕 스쿨의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이 제작한 벽화를 연상시킨다. 이번 뮌헨 전시에서는 슈츠의 대형 벽화 형식 드로잉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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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전시는 21세기 미술에서 드로잉이 조형예술을 이끄는 동력으로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다시 살펴보는 동시에, 인간의 지성과 창조적 능력을 드러내는 실존적 표현 방식으로서 드로잉의 역할을 질문한다. 슈츠의 탁월한 드로잉은 회화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드로잉이라는 예술 형식이 지닌 혁신적 힘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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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에서 가장 의외의 질문을 던지는 전시는 TUM 건축박물관이 기획한 《CONVIVIUM-한계에 다다른 식량 시스템》이다. 미술이나 건축물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만들어지고 이동하는 공간과 시스템을 들여다본다. 전시는 농장과 어장, 온실과 축산시설, 물류와 산업 가공시설 등 식량 생산을 둘러싼 공간적·기술적 구조를 통해 오늘날의 식량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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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오늘날의 식량 공급은 농업과 어업부터 유통·운송·가공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시스템에 의존한다. 하지만 대량 생산과 과잉 소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토양 황폐화 등이 겹치면서 기존의 식량 생산 시스템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다시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며 악순환을 만든다. 유럽의 사례를 중심으로 농경지와 어장, 생산시설과 유통망 등 식량 시스템을 떠받치는 공간과 인프라를 조명하고 이를 둘러싼 세계적인 연결 관계까지 함께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오늘날의 식량 체계가 직면한 문제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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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akothek der Moderne, Photo: Han Jisoo  
 

이처럼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가 보여주는 것은 특정 장르로서의 현대미술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의 시대가 회화와 건축, 디자인과 그래픽이라는 서로 다른 창작의 언어를 통해 어떻게 기록되고 형성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그것이 놓인 건축과 주변의 디자인까지 함께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곳의 건물 자체가 하나의 전시이자 현대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된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화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 예술 현장의 숨결을 기록하며 언어와 문화 사이의 미묘한 결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현재는 다양한 문화예술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파리의 이야기를 수집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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