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쇼 카쿠타니, 최민혜의 2인전《Un certain regard》 개최
서정아트 부산, 7월 27일부터 8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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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 부산은 2024년 하반기 첫 번째 전시로 7월 27일부터 8월 25일까지 키쇼 카쿠타니 (Kisho Kakutani)와 최민혜의 2인전 《Un certain regard》를 개최한다. 키쇼 카쿠타니는 선명함과 모호함을 결합한 독특한 풍경 표현으로, 일상의 무디어진 현실 감각을 새롭게 탐색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와 텍스트로 자기 반영적인 서사를 만드는 최민혜는 예술과 현실, 창의성과 차용 등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반복되는 모티브를 통해 독창적인 질서를 구축해 나간다. 본 전시는 두 작가가 각자의 회화적 모티브를 일관된 작품 세계로 통합하기 위해 분투하는 흥미로운 시도에 주목하고자 기획되었다
키쇼 카쿠타니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현실의 장면을 작품의 모티브로 활용한다. 사진은 보통 일상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작가는 왜 해당 이미지를 촬영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어렴풋한 기억 속 이미지를 선택하여 작업을 시작한다. 사진을 레퍼런스로 삼아 작품의 흐린 부분을 먼저 채색하고, 남은 구역은 주의를 기울여 세부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장면이 뿌옇게 블렌딩 처리된 부분은 작가가 직접적인 ‘필터’를 적용하여 작품과 관람객을 맞닿는 통로로서 기능하면서, 작가와 작품, 관람객이 서로 개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Kisho Kakutani, Curtain #44, 2024.(사진=서정아트)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Frosted Window>와 <Curtain> 은 서로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진 필터가 적용되어 있다. 전자의 경우 중심에 있는 주요 주제를 블렌딩 처리하여 관람객이 필터를 통과하여 작품의 세계로 진입하도록 연출했고, <Curtain>은 화면의 중심 캐릭터는 선명하게 묘사하되 주변을 모호하게 처리하여 캔버스 너머로 확장되는 세상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한다. 작가가 연출한 흐릿하고 선명한 풍경의 대비는 우리의 기억과 경험을 투영하여 무의식 깊은 곳과 현실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민혜는 고전주의 조각상과 미니멀리스트 블록 같은 의외의 소재를 화면에 역동적으로 노출하는 실험을 한다. 때로는 텍스트가 이미지로 전환되고, 이집트 신화의 죽음의 신 아누비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회색 생명체까지 이미지를 부활시킨다. 작가가 임명한 회색 생명체 ‘이미지 헌터’는 붓을 무장하고, 선별한 이미지를 편집하고, 말을 타고 오브제를 사냥하여 화면에 집어넣는다. 이미지 헌터는 작가의 소유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빈 캔버스를 채우며 작가를 대변해 레퍼런스를 조직한다. 잘 다듬어진 패턴과 화려한 색감의 오브제는 능숙하게 재단되어 배열되어 있다. 그림이 될 무엇을 지정하고 창의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은 작가의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형성한다. 이러한 캔버스 속 공간 점유는 뜻밖에 일어남으로써 텍스트와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이자 탐구의 흔적으로 남는다.
1. Minhye Choi, the bluebird comes down... (Act 3, Sn. 2, line 34), 2024.(사진=서정아트)
2. Minhye Choi, under the moon, we dance, dance, dance, 2024.(사진=서정아트)
3. Minhye Choi, A Self-Organized Myth of Image Hunters 2, 2024.(사진=서정아트)
동년배 작가의 서로 다른 작업 모티브와 전략적인 스타일은 감상에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한다. 키쇼 카쿠타니에게 중요한 것은 작품에 몰입하는 실제 시간과 우연성이다. 그렇기에 작품 속 찰나의 장면은 익숙한 듯 예상치 못한 순간으로 우리를 이동시킨다. 한편, 최민혜의 작업은 신중한 공정을 거쳐 탄생한 자기 반영적인 기호들의 배치와 형식의 변주가 중요하다. 두 작가가 그려낼 실재 또는 환상의 세계는 진행 중이다. 그들이 작품으로서 일관되게 보여주고자 하는 유토피아는 무엇일지 이번 전시로 함께 찾아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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