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식ㆍ전성호 특별전 《호우시절 好雨時節》 개최
보자르갤러리 (BEAUX-ARTS) , 24. 07. 13 – 24. 0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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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시원하게 씻어줄 장마 시즌과 함께 2024년 7월 13일부터 24년 8월 1일까지 청담보자르갤러리에서는 비를 모티브로 작업하는 두 작가의 특별한 전시가 펼쳐진다.
[호우시절 好雨時節]이라는 주제로 아름답고 아련한 빗줄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박운식 작가와 가슴속 깊이 내재돼 있는 감성의 소리를 느끼는 전성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길 바란다.
박운식,길을 가며,,,, 2023. Oil on canvas, 116.8 x 80.3cm. ⓒ 청담 보자르 갤러리
박운식,길을 가며,,,, 2023. Oil on canvas, 116.8 x 80.3cm (50P), ⓒ 청담 보자르 갤러리
박운식 작가는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세상에 내리는 비의 모습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시킨다. 그가 그려낸 빗줄기는 우리의 눈길을 타고 가슴으로 젖어들며 그저 마음을 아릿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정서를 자아내게 만드는 시각적인 단서는 바로 그림의 독특한 공간성에 있다. 그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개활성의 원경 투시법을 통한 구성에 이런 정서의 근간이 자리하고 있다. 뚜렷한 지향점이나 목적 없이 저 멀리로 마냥 펼쳐져 나간 빗줄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한 채 그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 찾아 헤매게 만든다.
그림이든 시든 예술가의 진실은 자연현상에 기탁하여 피어난다. 작가는 자신의 독특한 정서가 달망져 보일 때 마음이 한층 짙게 퍼져나간다고 한다.
전성호, Rain-Echo of inner sound, 2017 .oil on canvas, 53.0x 72.7cm, ⓒ 청담 보자르 갤러리
전성호, Rain-echo of inner sound, 2016. oil on canvas, 53.0 x 72.7cm.ⓒ 청담 보자르 갤러리
전성호 작가는 서럽도록 슬플 때, 시리도록 외로울 때, 미치도록 그리울 때, 비는 그의 심장을 두드리고, 더럽혀진 물을 정화시키듯 답답한 마음에 평안함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한다. 작가의 소재 ‘비’는 그의 마음에 안식을 주는 치유의 비였다.
전성호 작가는 빗방울이 지표면에 부딪치면서 나타나는 형상과 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튀어 오르는 순간에 나타나는 왕관 모양 등 다양한 형상과 소리는 찰나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반추하면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었다.
자연과 예술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2005년 홍대 어느 거리에서 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후 7년간 그에게 있어서 비는 곧 생명력 있는 에너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이었다. 그 속에 “순수, 정화, 외로움, 괴로움, 그리움, 쓸쓸함, 치유, 희망, 생명 등을 담아 보려고 붓질을 해왔던 것이다. 그의 작업은 주체가 대상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적 경험을 담아내려는 시도이며, 비 그 자체를 작가는 접촉하고자 했다.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비가 대지를 만나는 빗물의 형상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 그림이 시각적으로는 부드럽고 가벼워 보이는 것 같지만, 빗방울의 형태와 색채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으며, 의인화 되어있다.
작품 속에 드러난 비는 가볍게 내리는 안개비, 보슬비, 가루비 같은 류도 있지만 그보다는 강하고 굵은 비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비의 형상에서 ‘내적 필연성’을 드러내고 이로 인해 확실히 화면은 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한 재미를 더해주며 때로는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일반적인 풍경화는 보여주기 예술이므로 배경적 자질을 가시적으로 드러내어 작가의 의도나 목적 등을 암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오브제를 생략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무관심성(disinterestedness)’의 심적 상태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해득실과 분리되어 대상을 직관하는 것에 의해서 발생하는 미적 쾌감을 맛볼 수 있도록 인도해 주고 있다. 20작가는 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을 중지하고, 일상적인 자연적 태도를 괄호 속에 넣은 다음(Epoche, 에포케) 남아 있는 순수의식의 본질을 표현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작가는 배경 대신 우리에게 색과 명암을 제시하여 ‘분위기’를 읽게 하고 있다.
[호우시절 好雨時節] 전은 비에 대한 추억을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 우리에게 추억 속의 비를 떠올리며 정화되기를 바라는 두 작가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2024년 7월 13일부터 24년 8월 1일까지 청담 보자르 갤러리(대표 허성미)에서 열리는 두 작가들의 전시를 관람하고 비의 사실적인 묘사와 순간의 정지, 그리고 흐림에서 오는 아련하고도 몽환적인 평안함을 얻어 가길 바란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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