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진 개인전 《상실을 응시하기》 개최
갤러리 자인제노, 6월 11일부터 6월 23일까지
본문
한 개인의 욕망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말이다.
라캉은 무의식이 언어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언어가 인간의 무의식과 욕망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채워지지 않은 욕망을 표현한 주효진 작가의 ‘상실을 응시하기’ 가 6월 11일부터 6월 23일까지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열린다.
이미지는 그 자체로 욕망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작품의 사진에는 보이는 것보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보도록 욕망케 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사진은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와 기억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리를 부풀리기 마련이다.
주효진, Go-eun, 2024. digital C-print, 60x42cm. (사진=갤러리자인제노)
주효진, Soo-mi, 2024. digital C-print, 60x42cm.(사진=갤러리자인제노)
주효진, Sun-hee, 2024. digital C-print, 60x42cm. (사진=갤러리자인제노)
주효진, Hair_Hand_Eye, 2024. digital C-print, 30x30cm. (사진=갤러리자인제노)
특히 인물이 피사체로 등장하는 사진 속 ‘나’ ‘그’, 혹은 ‘그녀’라는 존재의 형상은 타인에 의해 사회 속에서 규명될 수 밖에 없으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인물의 응시는 몰입과 무관심, 존재와 부재 사이의 어느 쯤에 머문다.
스스로 오브제로 존재하는 인물은 자기로부터 완전히 구별되지 않고 또한 타자로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주체의 구성에서 상실된 자기의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 ‘응시’의 개념은 이러한 결여를 채우려는 주체의 욕망과 직결된다.
주체의 구성에서 상실된 부분은 사진이라는 시각계의 구조적인 불확실성과 결여로 연결되며 작가 역시 그 포장된 진리를 응시하는 두려움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작가는 좀 더 진리에 가까운 상실의 실체를 표현하고자 응시의 장면에 드러나는 인물의 욕망을 기호로 표현하기로 했다. 움베르트 에코의 저서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에 따르면 사회적 의미와 물질성을 함의하고 있는 기호들은 지각 편린을 통해 이미지를 해석하고 그 실체를 자기객관화를 통해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에 감상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므로 타자의 해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사진 속 이미지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상실된 주체의 의미를 규정하기에 더 합리적인 방법인 것이다.
주체가 외부적인 응시에 의해 구성된다고 주장했던 라캉의 개념은 이러한 기호의 지각과정을 통해 더욱 구체적인 실체의 의미를 발현시킬 것이고 그로인해 인물들이 응시하는 것, 욕망하는 것은 더 이상 타자의 시선으로 정의되지 않고 사진의 영역에서 포장되지도 않은 진실로 구현되기를 희망한다.
주효진은 홍익대학교 판화과 졸업 후, 뉴욕 주립대학에서 Fine Art 전공 석사와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에서 Computer Art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총 9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국립현대 미술관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2기 입주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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