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박영, 작가 공모전 2023 BAKYOUNG THE SHIFT 8기 2부 ‘無我’ 개최
제목의 ‘무아’는 불가에서 고정 불변한 실체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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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박영이 작가 공모전 ‘2023 BAKYOUNG THE SHIFT’전(展) 2부를 9월 22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매년 유망 작가를 발굴·육성하는 게 목표인 갤러리박영의 작가 공모 전시 ‘BAKYOUNG THE SHIFT’(이하 SHIFT)는 올해로 8기를 맞이했다. 갤러리박영은 2023년 두 번째 전시인 BAKYOUNG THE SHIFT 8기 2부 ‘無我(무아)’전을 선보인다. 제목의 ‘무아’는 불가에서 고정 불변한 실체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불교의 세 가지 중심 사상인 삼법인(三法印)의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열반적정(涅槃寂靜)를 키워드로 해 김수진, 장은혜, Jamie M. LEE(제이미 리), TAK(탁), 홍수정 등 5명의 작가가 반복되는 작업 행위 안에서 무심히 바뀌어 가는 작품 안의 흔적과 결과물을 통해 작가가 느끼고 생각한 시간의 궤적들을 포착하고자 한다. 또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작가 본인 내면의 탐구와 고민의 여정을 통한 진정한 작가 정신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가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의 내면과 더불어 현대 사회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을 담아내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수진 작가는 작가 본인이 만든 한지를 매일 구겨내 완성한 작품을, 장은혜 작가는 오브제의 반복되는 변형과 분해의 과정을 통해 겹겹이 쌓아 올린 시간의 과정을 추상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을, 제이미 리 작가는 일상 경험에서 힘든 시간을 겪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을, TAK 작가는 흑연 가루를 반복해 덧바르는 작품을, 홍수정 작가는 식물의 식생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일상의 드로잉을 통해 에너제틱한 시공간을 구현한다.
또 작가들마다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의 시도들은 회화와 설치 등으로 다양하게 구현돼 갤러리박영의 전시장을 채울 전망이다.
◇ 제행무상(諸行無常) : TAK, 홍수정
TAK_titled, oil, graphite coated silver pearlpowder on canvas, 162.2x130.3cm, 2023
홍수정_프시케의 숲, oil on canvas, 53.0x40.9cm, 2023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영원하지 않고 변화한다는 의미의 제행무상은 인간이 영속할 것이라 믿는 가치들에 대한 전복을 의미한다. TAK, 홍수정 작가는 재료와 주제의 선정을 통해 변화무쌍한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TAK 작가는 카본 무기물과 유화의 혼합을 통한 독특한 마띠에르를 그의 캔버스 안에 담아낸다. 높은 열과 압력을 통해 변형되는 탄소의 결합의 차이로 흑연과 다이아몬드가 나뉘는 것처럼 원래 같은 것은 없으며, 여러 과정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아울러 작가는 그런 다이아몬드가 되지 못한 흑연이라는, 어쩌면 흔하고 불량품스러운 재료의 사용을 통해 버려지고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상처를 덮어주는 붕대와도 같은 작품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홍수정 작가는 일상생활의 생경함에 관심을 갖고 주변 자연 환경의 에너제틱한 변화와 흐름에 주목해 이를 캔버스 위에 표현해낸다. 작가는 낯익은 것이 낯설게 느껴질 때 관찰하고, 상상하며, 표현하고 싶은 것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의 엔트로피를 포착해 반복적인 선과 덩어리의 모습으로 나타낸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노화하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인생은 자연의 순환 과정과 닮아 있다. 작가는 수행과도 같은 끊임없는 에너지 드로잉을 통해 찰나의 반짝이는 순간을 찾고자 하며, 이를 통해 작품을 관람하는 각자가 이루고 싶고, 찾아왔으면 하는 반짝이는 순간을 경험하길 소망한다.
◇ 제법무아(諸法無我) : 김수진, 장은혜
김수진_노을, paper, 100x100x10cm, 2021
장은혜_나의 뮤즈야 잠들지 마라, mixed media, 100x65cm, 2022
제법무아는 제행무상의 과정 속에서 고정 불변한 자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서로 연기(緣起)해 관계하고 과정 속에서 고정되지 않은 자아를 발견하는 김수진, 장은혜 작가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나를 비우고 탐색하는 시간을 제시하고 있다.
김수진 작가는 수행과도 같은 종이 제작 과정부터 직접하며 일상의 기록들을 일기장처럼 한지 위에 기록해 나간다. 매일매일 생몰해 가는 태양의 모습, 수도자의 백납의(百衲衣) 등의 주제는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작가의 작업 형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소재일 것이다. 작가는 기억의 몽타주들이 합쳐져 완성된 본인의 개인적인 사유를 종이의 질감 표현을 통해 기록한다. 그러나 이는 주관적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자신의 주위 환경과 인물들의 우발성에 신세를 짐으로써 다분히 관계적인 의미로 기록된다. 이는 한 인간 개체가 완벽히 독립될 수 없고, 주변과 연기(緣起)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장은혜 작가는 다양한 주변의 소재들을 캔버스 위에 계속해서 쌓아 올리고, 또 해체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두텁고 촉각적인 작가만의 독특한 질감을 구축해낸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이미지는 빈틈의 공백을 창조적으로 채워내 모든 시간의 변화 과정을 담은 추상적 작품으로 거듭난다. 작가는 각 매체 간 관계를 통해 매체의 순수성, 물질이 가진 기본 성질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나, 편집과 의도적 변형의 과정에서 결국 영속의 의미는 탈각하며, 물성은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서 캔버스에 불안정하게 기록된다.
◇ 열반적정(涅槃寂靜) : 제이미 리
제이미 리_Walking Into a Dream (꿈길을 거닐다), colored acrylic sheet. size variable, 2021
타오르는 번뇌의 불꽃이 꺼지고 평화롭고 행복한 상태. 제이미 리 작가는 본인 내면의 평화로운 상태를 넘어 다른 이들에게도 꿈과 희망의 감정을 전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이미 리 작가는 사소한 일상에서의 특정한 기억과 감각을 추상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의 주된 작업 방식은 아크릴 물감을 중심으로 혼합 재료를 이용해 색과 입체를 표현하고, 평면으로 절제된 구조 안에 아크릴·젤·종이·잉크·글리터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입체감을 더한 회화 작업, 그리고 평면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작품의 세계를 설치나 영상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이미 리의 작품은 제한적이지 않은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식을 통해서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잊고 있던 그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떠올리게 하며, 이들을 독특한 작가만의 작품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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