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 개인전, 은하수 흐르는 사막을 찾아가다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에 대한 은유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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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당신 그리고 나, 캔버스에 유화, 과슈, 꼴라쥬, 22×27cm, 2023(이미지=갤러리 토포하우스)
갤러리 토포하우스(대표 오현금)는 최우 작가 개인전 <은하수 흐르는 사막을 찾아가다>를 6월 21일부터 7월 9일까지 제3전시장(2층)에서 개최한다.
작품은 작가가 삶의 여정에서 받은 상처와 고통을 작업 자체를 통해 회복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에 대한 은유의 결과물들이다.
최우 작가는 제도권에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만큼 주제, 형식, 재료에서 자유롭다.
이승은 작가는 “그의 그림은 감각적이고 자유로우며 간결해서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기 쉽고 이미지가 자극적이거나 괴상하지 않고 순해 보인다.” 라고 말한다.
작품은 판화 작업에 쓰이는 룰렛을 사용하여 유화의 기름기를 제거, 크레용 같은 질감을 특징으로 한다.
그가 미술 시장이라는 제도권에 편입된 지는 불과 3년, 한 해에만 100여 점의 작품을 신내림 받은 듯 그렸고 완판되었지만 신작(新作)의 방향을 정립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자각이 왔다.
이번 개인전 <은하수 흐르는 사막을 찾아가다>는 시장의 요구를 스스로 물리치고 1년여 사유의 시간 속에서 창작되었다.
작업의 말미 뜻하지 않은 작업실 옆 건물의 화재로 인해 200호, 150호 등 대형 작품들이 훼손되는 불운을 겪었다. 최우는 주변의 부정적 의견을 물리치고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당초 전시 맥락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현재’와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얻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다.
작품은 재능과 교육, 기타 작업 환경과 비례한다. 최우 작가는 제도권 교육을 받은 바가 없었다. 생계를 위해 11년간 오후에 출근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렸으나 한계가 있었다. 불과 2년 6개월여 전부터 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자극은 필요하였으나 창작스튜디오 등에 지원서조차 낼 수 없었다. 제도권 출신 작가와 2인전 전시를 가져도 언론은 최우만을 외면하는 모욕을 감수해야 했다. 제도권 출신과 비제도권 출신이 혼재된 미술계 변방인 소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익힐 수 있었으며 갤러리 토포하우스 역시 최우의 정제되지 않은 듯 보이는 날 거 그대로를 토해내는 작품 경향에 주목하였다.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는 평론을 통해 "최우 작가 언제부터인가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독백을 한다. 그의 화법(話法)은 어린 시절,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에서 본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등 구석기 시대 천장 벽화의 얼룩, 재질, 색조를 그려내기 위한 던져진 듯한 작업 기법과도 닮았다." 라고 작가의 미술 세계를 표현하였다.
그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세상 자체가, 이질적 오브제의 배치, 대상을 엉뚱한 환경에 옮겨놓거나 늘 보아온 물체가 놓인 환경에서 분리되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미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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