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만 하지 말고 실천하세요’… 1000명이 함께한 무대, 초등생들이 어른들에게 외치다
초등생 약 930명·교사 약 50명 참여… 기후인권을 말하고 토론하는 시민 공론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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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강당에 포그머신 연기가 피어오르고 붉은 경광등이 번쩍인다. 안내방송과 함께 연극이 시작되자 객석의 학생들은 순식간에 기후재난 도시 ‘열썸시’의 시민이 된다. 중앙정부로부터 ‘기후악당도시’ 경고를 받은 상황. 일부 학생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기업가, 정치인과 대등한 패널로 서서 기후위기 대응과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비영리민간단체 억압받는사람들의연극공간-해(解)(대표 김현정)는 2026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증진활동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청소년 기후인권 토론연극 ‘기후야돌아와; 미래의 기권’을 지난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충남·경기·서울 지역 3개 초등학교에서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극에는 초등생 약 930명과 교사 약 50명 등 모두 1000명 가까이 참여했다.
◇ 관객이 배우로 변신하는 ‘참여형 토론연극’
이번 연극은 브라질 연극인 아우구스토 보알의 ‘토론연극(Forum Theatre)’ 기법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관객이 결론을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대신 극적 상황에 직접 개입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노래와 퀴즈, 게임을 통해 극 중 상황에 참여하고, 서로 다른 입장과 주장을 마주하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학교 강당은 학생들이 기후인권을 직접 말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목소리가 만나는 작은 공론장이 된다. 인권을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표현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공론장 문화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 ‘나 하나쯤이야’ 생각 버리기… 학생들이 낸 기후 해법 400여 건
공연 마지막 순서인 ‘기권 캠페인’에서 학생들이 내놓은 기후위기 대응 의견은 400여 건에 달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일회용품 줄이기와 다회용품 사용(약 45%)이었으며, 육류 소비 감축, 재생에너지 전환, 분리배출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학생들은 ‘회의를 그만하고 실천으로’, ‘나 하나쯤이야 같은 생각 버리기’, ‘친환경 제품 가격을 일반 제품보다 싸게 정하기’ 등 개인의 실천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책임, 제도적 변화를 요구하는 의견도 제시했다.
공연에 참여한 한 6학년 학생은 연극을 보면서 우리 인류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안타깝고 슬픈 느낌이 들었다며, 미래의 지구를 살아갈 사람으로서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기후를 되살려 보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6학년 학생은 청소년 대표 ‘나미래’가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어른들에게 맞서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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