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슬픔을 예술로 담아낸 청소년
삶디에서 활동하는 김수빈 씨, 세월호 유류품 활용해 예술 작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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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에서 활동하는 김수빈(18) 씨가 세월호 유류품을 활용한 예술 작품을 제작하며 참사의 아픔을 표현했다. 지난해 아이디어 스케치 공모전에 참가해 동상을 수상, 올해 3월에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추모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해 유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에게 감동을 전했다. 현재 작품 일부가 삶디에 전시돼 있다.
김수빈(18) 씨가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설치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삶디)
삶디에서 웹툰을 공부하던 김 씨는 지난해 10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4·16재단에서 주최한 ‘유류품을 활용한 예술창작 작품 아이디어 스케치 공모전’에 참여했다. 김 씨의 도전은 수상으로 이어져 아이디어를 실제 작품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친구 박진희(18)의 도움을 받아 올해 1월부터 3개월 동안 꾸준히 작업에 매진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은 ‘부모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세월호 참사 이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과 그리움을 ‘네 개의 방’ 모형으로 표현했다. 첫 번째 방은 옷걸이에 자식의 교복은 한 벌로 멈춰있는 것에 비해 부모의 옷만 늘어나는 상황을 묘사해 부모의 아픔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 방은 수학여행을 기대하며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던 자식이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 현실을 담았다. 세 번째 방은 여전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담았고, 네 번째 방은 멈춰 있던 딸의 방에 새싹이 피어나는 모습을 통해 부모의 희망과 슬픔을 동시에 나타냈다.
작품은 올해 3월 2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추모 전시회 ‘회억 정원’에 출품했다. 김 씨는 “작품을 설치하고, 유가족이 그 앞에서 감동을 표현해 주셨을 때 정말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며 “안산 추모 전시회에 작품 2종이 기증돼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산 추모 전시회 참여 이후 5월에는 자신의 모교인 광주예술고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현재는 김 씨의 작업 공간이었던 삶디에 전시했다. 네 개의 방 중에서 두 번째와 네 번째 방을 직접 볼 수 있다.
작품을 실제 보게 된 한 시민은 방명록에 유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며 만든 작품인 게 느껴져서 눈길이 간다며, 유가족의 슬픔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마음 한편에 늘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가겠다고 작품 소회를 남겼다.
김 씨는 “이번 경험을 통해 예술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면서 “우리 또래의 청소년이 세상을 떠나게 된 비극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이 기억을 예술 작업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삶디 2층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작품 설명은 삶디 블로그(https://blog.naver.com/hellosamdi)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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