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영 개인전 《후르츠(Furutsu)
갤러리 조선에서 2023년 11월 28일(화)부터 12월 19일(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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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조선은 최가영 작가의 개인전 《후르츠(Furutsu)》를 11월 28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가영은 열대 식물의 생존법을 거울로 삼아 현실과 이상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최가영_블루하와이 Blue Hawaii, 2023, 캔버스에 아크릴, 80.5 × 117cm(사진=갤러리조선)
전시 제목 ‘후르츠’는 과일을 뜻하는 Fruits의 일본식 발음 フルーツ를 옮긴 것으로 과일 통조림 ‘후르츠 칵테일’과 종합 과일 젤리 ‘후르츠 믹스’처럼 후르츠가 과일의 풍미를 흉내 낸 가공품의 이름으로 불리는 데서 착안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시의 ‘후르츠’는 과일 대신 현실이 갈망하는 특정 시공간이나 대상에 대한 환상 속 이미지를 흉내 내며 살아가는 존재들과 그들의 생존법을 아우르는 표현으로 쓰인다.
최가영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열대의 낭만을 맛보기 위한 과일이나 그런 풍미의 가공품, 환상으로 만들어진 이국적 정서 재현을 목적으로 열대 식물이 사용되는 모습을 통해 연출된 환상을 위한 장식으로서 혹은 그 주변부에 위치해 온 대상들의 초상을 회화로 선보인다.
최가영의 그림에서 열대 식물은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달콤한 풍미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도록 고채도로 그려져 있지만, 당도가 높아 보이는 저 빨간 열매를 깨물면 혀 끝에 과육의 끈적한 단물보다 합성착향료의 공허한 향만이 남을 것만 같은 기이한 상상으로 이끈다.
인천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할 당시, 최가영은 마치 난초를 그리며 그의 성품과 기질을 배우듯 고채도의 껍질을 두른 열대 과일과 열대 식물의 초상을 그리면서 이들의 생존 방식을 관찰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들의 화려한 외형을 훑던 작가의 시선은 현실에서 이국의 환상을 연출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어 온 이 열대 식물들로부터 현실의 존재들에게로 향했다.
최가영은 생존을 위해 더욱 달콤하고 화려하게 진화한 열대 식물의 생존 전략과 특정 이미지로 소비되는 그들의 모습이 현실 속 삶의 형태와 닮았다고 말하며, 전시 ‘후르츠’를 통해 다음의 질문을 던진다. 또 다른 후르츠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어떻게 비치는가?
지난 개인전에서 작가는 실제 경험보다 쉽고 빠르게 간접 경험을 택하는 사회 현상에 관한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경험해 본 적 없는 시공이나 대상이 실재한다고 믿게 만드는 현실 속 욕망의 메커니즘을 회화와 설치 작업으로 선보였다.
갤러리조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후르츠’는 생존법이라는 카테고리로 열대식물들의 생존 전략을 담은 초상을 거울 삼아 비현실을 꿈꾸며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을 관객과 함께 들여다 보는 경험이 되고자 한다.
본 전시가 종료한 후에는 ‘후르츠‘와 연계하는 전시로 ‘후르츠푸딩(Furutsu Jelly)’이 12월 23일에 성수동의 전시 공간 오시선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최가영 개인전 ‘후르츠’는 서울문화재단의 2023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로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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