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갤러리는 10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독일에 작업실을 두고 유럽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감정을 색을 통한 절제된 조형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전원근작가의 <빛이 머문 흔적들> 전시를 개최한다.
Wonkun JUN,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40x35cm. ⓒ 작가, 데이트갤러리
Wonkun JUN,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70x55cm. ⓒ 작가, 데이트갤러리
Wonkun JUN,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120x90cm. ⓒ 작가, 데이트갤러리
Wonkun JUN,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40x35cm. ⓒ 작가, 데이트갤러리
Wonkun JUN,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40x35cm. ⓒ 작가, 데이트갤러리
작가는 추계 예술대학을 졸업 후 독일 국립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마이스터 쉴러(독일 예술대학에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학위)로서 헬무트 페더를레(Helmut Federle) 교수를 사사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독일에서 거주하며 초이앤초이갤러리, 영은미술관, Shoobil Gallery 등에서 약 26번의 개인전을 가지고 Museum Kunstpalast, Museum im Pflegschloss,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오산시립미술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유럽에서 활발하게 전시 활동을 하는 동시에 한국에서도 꾸준하게 관람객을 만나며 그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전원근 작가의 작업은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이라는 네가지 색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단순 색을 팔레트에 섞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아주 희석된 아크릴 물감을 40-50번 또는 그 이상으로 얇게 여러 번 화면 위에 덧대어 새로운 색상을 만들어낸다.
이 수십번의 과정에는 물감을 닦아내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형체를 구현하고 침식시키고 다시 구현하는 행위를 통해 프랭크 라우쾨터 박사(Dr. Frank Laukötter)는 전원근 작가는 고고학적으로 이미지를 다룬다. 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겹겹이 쌓아진 색들은 묵직한 물질성이 드러나는 동시에 아주 얇은 레이어로 올려졌기에 캔버스 밑에서부터 은은하게 우러러 나와 투명하며 오묘한 빛깔을 띄며 깊은 공간감을 선사한다.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에는 색이 겹쳐지는 경계에서 효과가 극대화되는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 있는데, 이는 첫번째로 그의 작업 모서리의 수많은 색의 레이어 층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원이나 격자 무늬 테두리가 흐릿한 경계의 스푸마토 기법(Sfumato: 회화에서 색과 색 사이 경계선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술적 방법)으로도 드러난다.
이러한 흐림 효과는 사진보다 앞선 구상적 회화의 레퍼토리의 일부이며 작가는 이 기법을 비구상 작업으로 옮기면서 전통과 새로움의 합일을 화면에 구현한다.
작가는 자연의 색을 사용하지만 자연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다양한 감정을 색에 빗대어 절제된 그의 조형언어로써 표현해낸다.
수많은 레이어 속 끊임없이 닦아 색체가 지워진 공간은 단순 부재의 공간이 아니며 작가의 작품 제목 Untitled(무제)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의 작품은 작가 본인과 관람자가 서로에게 끼친 영향, 경험, 삶이 뒤섞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마련할 뿐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약 10여일간 부산에 머무르며 데이트갤러리에서 직접 전시 작품 마무리를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가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부산과 경남 일대의 고고학, 고미술 박물관을 탐구하는 시간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고 자유로운 경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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