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에서 다채로운 전시 선보여
VIP 프리뷰: 2024년 9월 4일(수) 기간: 2024년 9월 5일(목) – 9월 7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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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오는 9월 4일부터 8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서울 2024(Frieze Seoul 2024)’ 및 ‘키아프 서울 2024(Kiaf SEOUL 2024)’에 참가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프리즈 서울’과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이 협력하여, 다시 한번 한국 및 해외 작가들의 수준 높은 미술작품과 유익한 프로그램을 국내외 관람객 및 미술관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즈’는 지난 1991년 현대미술 전문 매거진으로 시작한 이후 2003년에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을 리젠트 파크에서 개최, 순차적으로 2012년에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와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 2019년에 ‘프리즈 로스엔젤레스(Frieze Los Angeles),’ 마지막으로 2022년에 프리즈 서울까지 성공적으로 주최하며 저변을 확장해왔으며, 작년에는 뉴욕의 ‘아모리쇼(Armory Show)’와 ‘엑스포 시카고(EXPO CHICAGO)’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메인(Main)’ 섹션과 더불어, 프리즈 마스터스의 디렉터 네이선 클레멘츠-길레스피(Nathan Clements-Gillespie)가 이끄는 ‘마스터스’ 섹션을 통해 고대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아우르며 시공간을 초월한 명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에서는 2012년 이후 설립된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 10개가 아시아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의 개인전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조셀리나 크루즈(Joselina Cruz, 마닐라 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MCAD) 디렉터 겸 큐레이터)와 장혜정(두산아트센터 수석 큐레이터)이 감독을 맡았다. 프리즈 서울을 총괄하고 있는 패트릭 리(Patrick Lee) 디렉터는 "프리즈 서울과 함께 서울이 아시아의 예술적 거점으로서 그 역할이 커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하며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시, 광주시 정부기관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하며, 각 도시의 비엔날레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더 깊은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국내외 근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 우선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묘법〉 연작 중 붉은색을 띄는 대형 작품 〈Écriture No. 080121〉(2008)을 선보인다. ‘색채묘법’으로 알려진 2000년대 이후의 작품으로 도식화된 컬러차트 대신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다채로운 색을 명명 및 사용하고, 이러한 자연의 색을 통해 “행위의 무목적성, 행위의 무한반복성, 행위과정에서 생성된 흔적(물성)을 정신화하는 것”이라는 단색화의 정신을 한 단계 진화시킨다. 한편 단색화의 주역이자 한국 아방가르드의 기반을 닦은 하종현의 신작 〈Conjunction 24-10〉(2024)은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을 통해 두터운 물감의 마티에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하종현은 현재 미국 덴버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기획전 《무심한 듯 완벽한, 한국의 분청사기》에 참여 중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개념미술가 중 한명인 김용익의 〈물감 소진 프로젝트 24-45: 소식괘도, 봄〉(2024)은 음양의 순환이 계절과 열두 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광활한 우주변화의 원리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의 철학 서적인 『주역(周易)』이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만든 괘(卦)의 형태를 차용하거나, 중국 전통 우주론의 바탕이 되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의 개념에서 빌려온 이 작품은 원과 사각형의 형태를 빌어 예술을 향한 초월적 차원의 접근을 담아낸다.
김윤신(b. 1935),〈진동 2019-1〉, 2019., Acrylic and oil on canvas,100 x 100 cm.© 작가. 국제갤러리
김용익(b. 1947),〈물감 소진 프로젝트 24-45: 소식괘도, 봄〉, 2024. Acrylic on canvas, 145.5 x 112.1 cm.© 작가. 국제갤러리
김윤신(b. 1935),〈노래하는 나무 2003-800V1〉, 2024. Acrylic on bronze, 75 x 70 x 70 cm.© 작가. 국제갤러리
김윤신(b. 1935),〈내 영혼의 노래 2010-215〉, 2010. Oil on canvas, 180 x 150 cm.© 작가. 국제갤러리
박서보(1931-2023),〈Écriture (描法) No. 080121〉2008.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95 x 130 cm.© 작가. 국제갤러리
함경아의 자수회화 작품 〈Abstract Weave / Morris Louis Alpha Upsilon 1960 SS03〉(2019)은 미국 색면회화의 선두주자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 1912-1962)의 회화 〈Alpha Upsilon〉(1960)을 그대로 자수로 놓되, 그 위에 인터넷에서 찾은 각종 뉴스 헤드라인 혹은 내용, 즉 파편화된 디지털 정보를 덧입힌 것이다. 이는 중개인을 통해 도안을 북한의 수공예 노동자들에게 맡기고 기약 없는 시간 후에 돌려받는 함경아의 고유한 작업 방식과 맞물려 시각적 아름다움과 현실의 괴리를 실감하게 한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는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블라인드 설치작 〈사실상事實上 (댄으로부터) – 정방형 불균형〉(2024)도 부스에 설치된다. 작가는 오는 9월 시카고 아트클럽(The Arts Club of Chicago)에서 지난 30여 년간 천착해온 평면 작업을 조망하는 개인전 《양혜규: 평평한 작업》을, 10월에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에서 영국에서의 첫 서베이 개인전 《양혜규: 윤년》 앞두고 있으며, 현재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에서 제13회 베네세 상 수상전 참여 및 마타베에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과의 2인전 《불의 고리 – 일간日間 양혜규, 월간月間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을 진행중이다. 스냅사진으로 일상의 풍경을 포착한 후 캔버스로 옮겨 회화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박진아는 〈수장고 01〉(2010)을 통해 갤러리 혹은 미술관 전시장의 이면에 접촉하며, 백스테이지의 순간들에 새로운 물질성과 시공간성을 입힌다. 박진아는 올 11월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강서경의 〈산 — 아워스 #24-02〉(2023-2024)는 브론즈를 구부리고 표면을 두드려 제작한 작품으로, 시공간을 아우르는 획기적인 산수의 풍경을 관람객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해외작가로는 지난 7월에 작고한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Bill Viola)의 〈Delicate Thread〉(2012)를 선보인다. 슬로우 모션 기법이 두드러지는 이 작품은 영적 여정을 향해 신기루를 뚫고 광야를 걸어가는 두 인물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페어장 가운데에서 명상적 순간을 선사한다. 올 11월에는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작가의 작고 후 첫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인도 출신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오목한 디스크 형태의 작업 〈Magenta〉(2020)도 소개된다. 작가는 현재 덴마크 아르켄 현대미술관(ARKEN Museum of Modern Art)에서 대규모 북유럽 개인전 《ANISH KAPOOR UNSEEN》을 개최 중이다. 스위스 출신의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 〈nuns + monks〉에 속하는 〈orange red nun〉(2021)도 자리한다. “돌에 내재한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마치 성인(聖人)의 신비로움과 엄숙함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작가는 고향인 스위스 루체른 미술관(Kunstmuseum Luzern)에서 대규모 회고전 《Cry Me a River》를 개최 중이며, 원주 뮤지엄 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전 《BURN TO SHINE》을 전시 중이다. 마이클 주(Michael Joo)의 실버페인팅 연작 중 하나인 〈Untitled (Pleochroic)〉(2016)는 작가가 정치적, 사회적 혹은 경제적 이유로 소외되거나 논쟁의 대상이 되는 땅 등 경계 공간의 지면에 에폭시를 바른 캔버스를 고정시킨 후 72시간 동안 노출시켜 그 땅을 ‘본뜨고,’ 그 위에 질산은을 입혀 해당 지면의 텍스쳐와 형태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호주 출신의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신작 〈Untitled (GJOOP)〉(2024)는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는 부메랑이 투명한 풀로 찍은 볼록한 점들로 뒤덮여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재현한 이 작업방식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 즉 복수성(plurality)과 다양성(multiplicity)을 나타내며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지난 2002년부터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문을 연 ‘키아프 서울’은 세계 미술시장의 활기찬 아트 허브로 도약한 서울을 중심으로 한국미술시장과 해외미술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이번 키아프는 전세계 21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특히 여느 해보다 많은 국내 소재의 갤러리들과 함께 한국의 로컬 아트씬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하는 ‘솔로 섹션’, 개관 10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를 위한 ‘플러스 섹션’,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특별전 《Kiaf onSITE》, 그리고 ‘프리즈 서울’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토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국내외 컬렉터 및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키아프 서울에서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신작들을 만날 수 있는 솔로 부스를 기획한다. 나무 및 돌 조각, 석판화, 회화 등의 매체를 아우르며 고유의 예술세계를 일구어 온 김윤신은 2023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국내 첫 국·공립 개인전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으며, 올해 초에는 국제갤러리, 리만머핀과 공동 소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본전시 《Stranieri Ovunque – Foreigners Everywhere》에 초청받은 작가는 국제갤러리에서의 대규모 개인전 《Kim Yun Shin》, 이응노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김윤신-아르헨티나에서 온 편지》,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의 그룹전 《ZIP》 등에 참여하는 등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금속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김윤신의 새로운 조각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2000년경부터 나무 조각의 표면을 채색하기 시작했고, 이는 작가가 ‘회화 조각’으로 명명한 조각군으로 발전했다. 이번 페어에서 선보이는 〈노래하는 나무〉 연작은 브론즈나 알루미늄 등으로 캐스팅한 뒤 그 표면을 아크릴로 채색한 것으로, 같은 형태의 조각들이 서로 다른 음색으로 노래하는 것처럼 각기 다른 색을 입고 있다. 남미의 목재와는 다른 한국 나무만의 특성 및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가는 목조각을 금속으로 캐스팅하기 시작했고, 이후 이 방법론을 응용해 다양한 소재의 목재를 활용한 금속 주조 조각을 제작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으로 거점을 옮기며 변화의 지점에서 선보인 김윤신의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도전에 주저함이 없었던 작가의 삶과 커리어를 이끌어왔다.
조각 연작과 더불어 회화 작업도 부스를 장식한다. 김윤신의 회화는 자연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합일의 주체로서 바라보는 특유의 예술철학을 일관되게 담아낸다. “그림을 해야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함으로써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각과 회화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규정하는 작가의 회화는 조각과 일맥상통하며 표면의 분할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남미의 토속색과 한국의 오방색에서 영감을 받은 원색의 색감으로 제작되는가 하면, 멕시코 여행을 계기로 아스테카 문명의 흔적을 입기도 하는 등 작가의 환경과 심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작가는 나이프로 물감을 긁는 기법으로 원시적 에너지를 표출하거나 물감을 묻힌 얇은 나무 조각을 하나하나 찍어내 구사한 다양한 색상의 선과 자유분방한 면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의 본질과 삶의 나눔을 찬양한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개최에 맞춰 8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한국미술의 중추적인 두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함경아, 마이클 주는 지난 전시(각 2015년, 2017년) 이후 오랜만에 그간의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함경아는 화려한 색채, 노동집약적 표면, 미학적 완성도로 표현되는 예술적 아우라의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동과 통제불가한 과정의 변수가 응축된 자수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전시 《유령 그리고 지도》에서는 동명의 새로운 연작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한편 일상적인 지각 기저에서 이루어지는 교환과 연결, 언어화하기 어려운 영향 관계에 주목하는 마이클 주는 이번 개인전 《마음의 기술과 저변의 속삭임》에서 아크릴 패널과 다이크로익 유리 신작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소개한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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