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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송명진 개인전 《Shall We Dance》 개최

아트사이드 갤러리, 2024. 11. 28 -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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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 갤러리는 11월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송명진(b.1973)의 개인전 <Shall We Dance>를 진행한다. 송명진은 자신과 회화의 관계, 자신과 삶의 관계에 대해 고심하며 그 문제를 미학적, 철학적인 고찰의 단계로 끌어올려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왔다. 그는 우리의 삶에서 달콤한 꿈은 살아가게 하는 추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아 현재의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선 눈이 멀게 한다고 말한다. 12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 <Shall We Dance>에서는 현재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목표를 좇는 삶을 잠시 멈추고,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으로 눈을 돌릴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현재를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지 시선을 돌리며 15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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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진, Finger play 3  80.3x100cm, Acrylic on canvas, 2024. © 작가, 아트사이드 갤러리



송명진이 전하는 12년만의 메시지 :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에 집중하자.

지하 전시장 큰 벽을 가득 메운 <Shall We Dance>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기묘한 생명체는 송명진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인간의 형상이 축약되어진 것으로서 존재의 즉물성, 실존성을 상징한다. 작품 속 이들은 마치 군무를 하듯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화면 속의 희고 둥근 물체에 홀린 듯이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는 이들이 쫓고 있는 마치 공처럼 보이는 이것에 대해 그것은 규정할 수 없으면서도 비어있는 무엇을 상징하며, 좁은 의미로는 막연한 꿈이나 목표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현실을 뒤로한 채 앞만 보고 전진하는 삶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작업에 녹여왔던 그는 이제는 그러한 삶을 인정하고 통찰하면서 긍정적인 시선을 담은, 이전과 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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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진, Shall we dance 1, 227.3x162cm, Acrylic on canvas, 2024. © 작가, 아트사이드 갤러리


내면의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 찾아낸 삶에 대한 여전한 고찰

전시장 1층의 작품 <느슨한 죽음>에서는 아주 얇고 미약한 실 위에 널려서 축 늘어진 내장이 보여진다. 내장과 실의 극적인 대비는 자칫 실이 끊어질 수 있는 상황처럼 삶의 불안정함과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을 드러낸다. 몸 안에 응축되어진 내장은 실 위에 펼쳐져 재배치되었고, 굽이굽이 내걸려 반복되는 리듬은 원초적인 감각을 매개하며 삶의 연속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상황적 설정은 우리 스스로를 감각적이고도 존재론적으로 직면하는 계기가 되도록 의도하고 있다.
신작 <Finger play 1>에서는 줄을 타고 있는 손가락 인간을 발견할 수 있다.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이 현장의 분위기는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긴장감을 전해준다. 깜깜한 밤처럼 어두운 배경에 얇은 실 하나에 의지한 손가락은 마치 조심스럽게 삶이라는 행로를 걷다가 강렬한 불빛에 놀라 순간 멈춘 듯한 모습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Finger play 3>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한 손은 원호를 긋고, 또 다른 손은 흰 공을 굴리며 구멍 속으로 흰 공을 넣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어진 줄은 하나의 트랙이 되어 흰 공들이 원호의 트랙 위를 따라 굴러다니는데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과 삶에 대해 탐구한 그는 과거 작품에서 인간을 희화화한 작은 캐릭터들을 통해 고군분투하며 사는 우리 삶의 모습을 회의적으로 표현했지만, 이제는 그런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한다. 송명진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자신만의 세상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인간은 정해진 세상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고 그 세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주체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요컨대 그는 작품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조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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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명진,  느슨한 죽음 227.3x486cm, Acrylic on canvas, 2014. © 작가, 아트사이드 갤러리


송명진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

사실, 맹목적으로 목표만을 향하는 우리의 삶을 어찌 비판하기만 할 수 있을까. 송명진은 그러한 삶일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삶의 긍정성을 찾아내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말하지만 이 또한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온 양가적인 특성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송명진은 이러한 우리의 삶에 대해 조망한다. 그는 자신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펼쳐지는 세상과 그 세상에서의 삶에 대한 독특한 시선을 감각적 표현으로 풀어낸다.

12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개인전은 그간의 고민과 성찰을 고스란히 담은 전환점으로 보여진다. 독특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지닌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삶에 집중하며,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탐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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