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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유르겐 스탁 ㆍ홍순명 2인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개최

서정아트, 11월 15일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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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는 11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유르겐 스탁과 홍순명의 2인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서정아트 서울에서 개최한다. 언어, 이미지의 경계에서 원본에 천착하여 시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온 유르겐 스탁과 화면 안에 여러 레이어를 쌓아 올려 세대의 기억과 경험이 중첩되고 사건의 풍경이 혼재되는 이미지를 선보이는 홍순명은 본 전시에서 시간을 원초적 질서가 아닌, 우리의 인식에 의해 형성된 경험의 양상으로 바라본다. 이번 전시는 두 명의 작가가 시간의 의미를 어떻게 직조하는지에 주목하면서 우리의 인식 깊은 곳과 접속되는 지점을 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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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gen Staack, Light Sketch 글로리오사 수퍼바-Gloriosa Superba, 2024. © 작가, 서정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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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gen Staack, SOLAR COPY-Shadows of Plants No. 019. © 작가, 서정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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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oun, Over there..days-241011, 2024. © 작가, 서정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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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oun, Over there..days-Tree Hug-24092, 2024. © 작가, 서정아트
 


본 전시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이탈리아 태생의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Carlo Rovelli)의 저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착안하였다. 그는 시간이 순서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형적인 통념을 전복하고 시간의 상대성, 비선형성, 개별성을 제안한다. 즉 시간이 원초적 질서가 아니라 사건 간의 관계이자, 그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경험의 양상으로 우리의 인식에 의해 형성된 것임을 제안한다. 이처럼 시간은 궤적마다 다른 모습으로 전재하여 그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이 존재하는 한 시간은 우리의 삶에 뚜렷이 흐르고 있다.


유르겐 스탁은 이번 전시에서 생태적 존재인 시간이 동정에 따라 변하는 것에 대한 고찰을 매체에 담아낸다. 작가는 <라이트 스케치(Light Sketch)>를 통해 직접적인 시간의 경험을 제안한다. 태양 빛이 사물에 비추어 생긴 그림자를 통해 시간의 이동을 추측할 수 있게 한 작품은 꽃병 앞에 펼쳐진 노트 위에 그림자가 잠시 머무르고 사라지지만, 찰나의 시적인 순간이 우리의 인식 속에 영원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와 함께 <모아레(Moiré)>는 천의 특정한 패턴이 겹치며 발생하는 찰나의 시각적 오류를 미적 도구로 치환한다. 왜곡된 이미지로 간주되는 순간을 변칙성과 일시성의 아름다움을 조형적으로 담아낸다. <모아레(Moiré)>가 변칙적인 형상의 조형성을 짚어냈다면, <솔라 카피(SOLAR COPY)> 연작은 몽골 고비 사막에 등장한 변종 식물들의 그림자를 기록하며, 생태계 속 변이를 시간 안에 기록한다. 


이와 함께 홍순명은 시간을 여러 시대와 장소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결합으로 바라본다. <저기, 일상> 연작은 본인이 마주하는 평범한 일상의 단편을 화면으로 옮기고, 같은 날 인터넷과 외신을 통해 접한 지구 반대편의 사건을 동일한 화면에 중첩한다. 그 지점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떼어내는 작업을 통해 화면의 행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감각한다. 이와 같이 중첩된 시간을 드러내는 <A국 이야기> 연작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지역의 노예가 바다에서 노동하는 모습을 담은 과거의 사진과 본인이 바다를 거닐던 어느 여유로운 날의 사진을 화면에 덧놓는다. 바다라는 공통된 장소에서의 각자의 시간은 완벽하게 분리된 차원의 두 현실을 마주하게 하며, 잊혀서는 안될 사건을 화면 내에 상흔처럼 남기고, 중첩하여 기억한다.


이번 전시는 독일의 콘라드 피셔 갤러리 (Konrad Fischer Gallery)와 협력으로 진행된다. 콘라드 피셔 갤러리는 1967년 독일 뒤셀도르프에 설립된 이래,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을 주도하며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갤러리로 예술의 혁신적 흐름을 제시해 왔다. 브루스 나우만 Bruce Nauman, 칼 안드레 Carl Andre, 칸디다 회퍼 Candida Höfer, 올덴버그 & 반 브루겐 Oldenburg & Van Bruggen, 토마스 루프 Thomas Ruff 등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협력해왔으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소개하는 전시를 통해 세계 미술계에 현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주목하는 명제인 ‘시간’ 속에 우리는 존재하고, 시간을 통해 그 존재를 증명하며 살아간다. 우리의 경험과 기억을 축적, 변화시키는 시간은 예술 철학 영감의 원천이자 인간 존재의 중심 주제로 오랫동안 탐구되어 왔다. 전시라는 공통된 시간을 공유하는 두 명의 작가가 그려낸 서로 다른 궤적을 따라가며, 그들이 전하는 시간의 본질을 깊이 있게 경험해 보길 바란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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