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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김정인⋅조현서 작가 2인전 《크로스워크 Crosswalk》 개최

갤러리 플래닛, 2024. 08. 08(목) – 09. 1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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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플래닛은 오는 2024년 8월 8일부터 9월 13일까지 김정인, 조현서 작가의 2인전 《크로스워크 Crosswalk》를 개최한다. 


《크로스워크 Crosswalk》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해 교차점에서 만나고 흩어지는 두 작가의 시선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내재된 기억과 외화(外華)된 기억의 혼합을 통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주관적인 판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김정인과 학습된 인공지능의 판단으로 자신의 미적 취향을 정의하고자 하는 조현서의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결국 지금 시대의 회화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서로 엇갈리거나 마주친 곳이라는 뜻을 가진 크로스워크 전시명처럼, 교차로에 선 두 작가의 시선을 쫓아가면 이윽고 필터가 되어준 선택된 기억의 시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내외부의 기억이 섞여 외부의 메모리를 경유해 다시 우리 눈앞에 나타나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무)의식적 선택의 순간을 겪는다. 타고난 감각과 학습된 취향들이 반영된 고유성을 바탕으로 작가들은 자신만의 기억 그릇에 이미지를 기술적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는 두 작가의 엇갈린 시선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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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픽셀메모리(Pixel Memory),30x29cm,Silkscreen on Fabriano Rosaspina,2024(사진=갤러리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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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저항하는 나무4(resisting tree4)),45.5x45.5cm,oiloncanvas,2024(사진=갤러리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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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픽셀메모리(Pixel Memory),30x29cm,Silkscreen on Canson Mi-Teintes black,2024(사진=갤러리 플래닛) 




먼저 김정인은 일상에서 발견한 대상을 천천히 캔버스로 옮기며, 자신의 기억 속 이미지를 덧대거나 편집하고, 그리는 동안 다시 분할하거나 겹쳐 놓는다. 그의 작품은 회화의 시간을 주관적 시선으로 구성하여, 외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결국 작가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김정인은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소외된 대상들, 짓눌린 나뭇가지, 방치된 오브제나 부서진 건물의 흔적들을 주요 표현 대상으로 삼아왔다. 작품 <견고한 이미지 관계망 2>(2022)는 이러한 대상들을 화면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하여 연약한 존재들의 연대 가능성을 제시한다. 최근 작가는 기억의 이미지를 입체적 경험으로 치환하여 그리드(grid) 위에 나열된 입방체로 표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선명해지는 기억>(2023) 시리즈에 등장하는 기억 조각이 이와 같은 표현의 연장선에 있으며, 신작 <픽셀메모리>(2024)에서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해 픽셀로 이루어진 기억의 환영을 표현하고, <저항하는 나무 2, 4>에서는 서로 다른 기억 속에서 잘린 나무가 흑백과 컬러의 대조 속에서 원래 방향으로 뻗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김정인에게 나무는 유년 시절의 애정 어린 추억이자, 연약하지만 굳건한 모순적 소재이며 작가 자신을 투영한 존재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그는 자신의 시선을 더욱 견고하게 관객에게 전달하며, 입체적인 모습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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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서, Galateia 0712, 2024, 24x24cm, Spray on Canvas, (사진=갤러리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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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서, Galateia 4823, 2024,100x72.6cm, Spray on Canvas, (사진=갤러리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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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서, Galateia 8129, 2024,100x72.6cm, Spray on Canvas, (사진=갤러리 플래닛) 



인간의 주관적 선택을 우선에 두는 김정인 작가와 달리, 조현서는 인공지능의 개입을 흔쾌히 허락한다. 혹은 오히려, 인공지능에 의해 정의된 가장 순수한 미적 취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작가는 기억의 집합체를 자아로 삼으며, 편집된 가상의 자아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피그말리온 프로젝트(Pygmalion Project)>는 '아름다움'이라는 주관적 감각의 형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조현서는 먼저 순수한 상태의 인공지능에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10,000개의 이미지를 입력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픽셀의 시각적 정보만을 인식하고, 형과 색의 조합을 통해 이미지를 생성한다. 인공지능 '피그말리온'은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를 34개의 체계로 분류하며, 이는 작가에게 물감의 색상처럼 팔레트 역할을 한다. 조현서는 이 팔레트를 이용하여 <갈라테이아(Galateia)>를 만든다. 그는 여러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조합한 후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해 제판하고, 그 위에 스프레이로 색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디지털 프린팅의 연산과 입자를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며, 결과물은 다양한 모습의 갈라테이아로 나타난다. 이 프로젝트는 때때로 조각이나 영상 매체로도 구현되며, 이러한 형태와 매체 선택은 오로지 작가의 직관에 따라 이루어진다. 작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장 순수한 현존의 상태를 기억하며, 다시 내재된 기억과의 혼합의 과정을 손끝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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