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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권진규: 조각가의 릴리프» 개최

PKM 갤러리, 11월 14일부터 12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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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 갤러리는 1114일부터 129일까지 «권진규: 조각가의 릴리프»를 개최한다. 2023년은 故 권진규 의 작고 50주년이자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상설전 «권진규의 영원한 집» 개막을 통해 그의 주요 작품들이 대중과 만난 해이다. 뜻깊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전시로, 갤러리는 권진규의 테라코타 부조 작업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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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Jin Kyu, 작품 Workca. 1966. Painted terracotta, 94 x 72.7 x 10.3 cm(사진=PKM 갤러리)


 

故 권진규는 '한국의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한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의 선구자이다.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그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구분을 넘어선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다양한 입체 작업으로 발전시켰다. 그가 대상의 표면 너머 진실된 구조를 열렬히 관찰하고 탐구한 끝에 완성한 작업들에서는 영원불멸한 정신성과 숭고미가 느껴진다. 찰흙을 굽는 테라코타는 이러한 작업에 있어 중요한 방식이었는데, 고대로부터 이어진 조형 기법인 동시에 수천년이 지나도 잘 썩지 않고 브론즈, 철 등 금속 작업에 비해 작가의 자율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권진규: 조각가의 릴리프»에서는 1960년대 중반 집중적으로 제작된 테라코타 부조 작업 중 8점이 소개된다. 권진규는 테라코타 조각을 1964년 동선동 아뜰리에의 가마를 크게 개축하면서 본격화했고, 그리스, 마야, 고구려 등 동서를 막론한 고대 조각의 다수가 부조로 제작된 이유에서, 부조에 특별히 주목했다. 그는 테라코타 부조 작업에서 자연과 기물을 대상으로 삼되 이를 구조적으로 단순화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새와 꽃을 모티프로 한 테라코타 부조 연작으로, 상징적으로 형상화된 날개와 꽃술은 자연의 생명력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권진규는 또한 부조 작업에서 서로 다른 높낮이와 질감으로 표면의 촉각적인 측면을 강화했는데, 이러한 자유자재의 표현은 그의 테라코타에 대한 완숙의 경지를 나타낸다.

 

한편, ‹공포()› 는 권진규와 한국 전통의 교류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공포는 고건축에서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맞추어 댄 나무쪽으로, 실제로 권진규는 전국의 문화유적을 답사하며 다양한 건축 부재를 사진과 드로잉으로 남겼다. ‹공포()›는 그와 같은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반()추상 부조 작업으로, 석고판에 테라코타 조각들을 끼워 넣고 그 위에 흑색과 적색을 칠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또 다른 전시작, ‹가면ca. 1966에서는 민속품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돋보인다. , 권진규는 과거에서 출발하되 그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지속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고자 공력을 기울인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시대와 사회를 초월하는 권진규의 심미안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권진규는 1922년 함흥 출생으로 광복 후 함흥미술연구소와 성북회화연구소에서 미술을 접했다. 1949년 도쿄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해 앙투안 브루델의 제자 시미즈 다카시에게 최신 조형 기법을 사사 받았다. 명망 있는 재야 공모전인 이과전二科展에서 연달아 입상할 만큼 일본에서 인정받았으나, 1959년 귀국하여 서구 추상 미술이 유행한 당대의 동향과 달리 보편성을 띄는 조형미의 작업들을 지속,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1973년 작고하기 전까지 서울 신문회관1965, 도쿄 니혼바시화랑1968, 명동화랑1971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국전 등의 관전에는 출품하지 않았다. 사후에는 호암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등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2021년에는 유족의 수증으로 141점의 권진규 작업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안치되었으며, 이듬해 봄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동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었다. 2023년 여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그의 상설전시장이 영구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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