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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히자니쉬빌리(Rusudan Khizanishvili) 개인전 《Velvet Armor》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의 힘’을 은유적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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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는 2023년 9월 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조지아 트빌리시 출생 여성 작가 루수단 히자니쉬빌리(Rusudan Khizanishvili, 1979-)의 개인전 《Velvet Armor》를 개최하고 있다.  

건축, 신화, 자아 그리고 여성에 이르는 다양한 관심사를 소재로 작업하는 루수단은 예술이 우리의 내면을 넘어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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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수단의 작업에 등장하는 도상은 인간과 괴물, 여성, 혹은 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생명체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여러 신화적 요소를 도입해 하나의 서사를 이어가는 방식은 마치 신화 속 한 장면을 구현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과 동물이 끊임없이 등장함으로써 작가는 세계 속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서서 상호작용하는지에 주목하며 이야기를 펼친다. 탈식민주의에 대한 작업을 이어왔던 작가의 관심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역할, 부드러움 안에 내재된 강력한 힘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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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사진=서정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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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사진=서정아트) 


루수단이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 《Velvet Armor》에서도 전시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의 힘’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는 근대 이전의 예술이 되풀이했듯 여성을 아름답고 낭만적인 대상으로 묘사하기보다 강력하고 때로는 기이하게 보일 정도로 다채롭게 그들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이는 작가가 거의 모든 작품에서 강조해온 여성의 힘에 관한 주제의 연장선이며, 그녀에게 있어 Armor, 즉 갑옷은 적으로부터 나를 분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용하는 수단임을 보여준다. 또한 전시장 한 켠에 루수단의 작품과 병치된 박생광(朴生光, 1904-1985)의 작품은 조지아와 한국의 연결고리를 찾게 하는 장치다. 강렬한 오방색으로 한국의 토속성과 무속성을 표현한 박생광의 작품에서 루수단은 본인 작업과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가장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소재를 담은 한국 작가와 조지아의 전통적 맥락을 기반으로 하는 루수단의 작업 사이를 잇는 지점은 관람자에게 서로 다른 문화권이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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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수단은 니콜라제 아트 스쿨(J.Nikoladze Art School)과 트빌리시 국립 예술 아카데미(Tbilisi State Academy of Art)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동대학원에서 영화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지아 작가의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는 다소 낯설 수 있는 문화권인 조지아의 강렬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담아내고자 한다. 한국 특유의 분위기와 새로운 문화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너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영상=서정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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