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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일본 현대미술가 yang02 개인전 《Installation in Progress》

작품에 의도적으로 물질성과 무게감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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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바톤은 일본 현대미술가 yang02(b. 1984)의 작품 《Installation in Progress》를 2023년 9월 2일부터 9월 27일까지 선보인다. 타마미술대학에서 미디어아트 석사를 취득한 yang02는 기계가 인간의 행동을 대신하는 설치 작품과 기계 학습 기능을 갖춘 자율적인 작품을 만든다. 이를 통해 기계와 기술,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와 예술적 표현의 주관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의 작품에는 유머와 아이러니가 녹아 있으며, 때로는 쓸모없고 무의미한 일을 실행하기 위해 비합리적이고 중복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작업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기술 혁신을 통해 가능해진 경량화와 비물질화를 의식하여, 작품에 의도적으로 물질성과 무게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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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정경(사진=갤러리바톤)



물류 창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Installation in Progress》(2022)는 자율 운반 로봇이 다양한 사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운반, 전시, 철거한 후 다시 다른 사물로 교체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예술 작품을 설치하는 무의미한 반복, 즉 자본주의와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비효율적인 아날로그적 절차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작품 속 오브제는 조각품, 돌, 골판지 상자 등이 혼합되어 있지만 기계는 더 가치 있는 '예술품'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않고 선택해 설치한다. 본질적으로 인간의 자의적인 가치 판단에 기반한 궁극적인 인간 중심적 예술 체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희망, 그리고 예술 작품을 여타 물건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잔인함을 모두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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