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개인전 《서용선의 생생한 생각: 단종 드로잉》 개최 > 전시평론ㆍ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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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개인전 《서용선의 생생한 생각: 단종 드로잉》 개최

갤러리JJ, 2026. 4. 23(목) – 6. 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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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JJ는 ‘그리기’를 중심으로 인간과 삶의 세계를 탐구해오고 있는 작가 서용선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 《서용선의 생생한 생각: 단종 드로잉》은 갤러리JJ에서 열리는 서용선의 여섯 번째 전시로, 역사 연작 가운데 단종 주제의 드로잉 작업을 조명한다. 현재까지 단종 드로잉 작업은 380여 점에 이르며, 그 가운데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드로잉을 중심으로 콜라주, 자료를 포함하여 40여 점의 드로잉 작품들로 구성된다. 전시는 단종 그림의 단초가 되는 1984년의 초기 습작부터 출발하여 사건의 중심인 계유정난의 <계유년>, 그리고 최근작 <오세암>에 이른다. 이에 전시 공간은 40여 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을 내재하고, 드로잉의 특징인 선을 중심으로 면과 형태의 조형적 요소를 반영하여 전개된다. 본 전시는 《서용선의 단종 그림》 공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의 네 개 갤러리와 영월의 전시관에서 동시 진행된다. 드로잉이라는 근원적 방식으로 작가 예술 세계의 핵심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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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Suh Yongsun, 상황 The State of Affairs, 2006, Pencil, Acrylic on paper, 50 × 66cm. © 작가, 갤러리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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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Suh Yongsun, 계유년 Year of the Fowl, 2006, Acrylic on paper, 50 × 66cm© 작가, 갤러리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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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Suh Yongsun, 청령포, 2026, Oilpastel, graphite on tracing paper, 17.8 x 27cm. © 작가, 갤러리JJ 


1986년에 영월의 청룡포 방문을 계기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40여 년이라는 긴 시간만큼 축적되어 온 단종 연작은 ‘역사’를 화두로 서용선 작업세계의 중추를 이루며 우리의 집단기억(Collective Memory) 속 흔적 같은 독특한 위상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것은 우리가 시각예술에서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오래된 한국 역사의 기억을 형상화하여 시선을 사로잡았고 현대 역사화에 관한 논의를 한국화단에 불러올 수 있었다. 우리는 그의 수많은 전시들을 통해 잊을 만하면 어느새 익숙한 듯 낯선 단종 그림을 마주하곤 했다. 단종 드로잉은 이러한 단종 그림에 대한 작가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생생하게 잘 볼 수 있다. 회화의 강렬한 색채에서 오는 주관적 감성을 배제한 개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드로잉은 의미화의 도구이기보다 선을 중심으로 하여 그 자체로 진행형이자 과정형인 미완의 미적 특성을 가진 예술형식이다. 따라서 작품들은 결코 하나의 의미로 환원되지 않으면서 역사적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준다. 서용선 특유의 일필휘지 단호한 선들은 페인팅이 가진 묵직한 물질성 대신 신체 움직임이 주는 원초적 에너지를 감각하게 한다.

드로잉은 그의 작업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그의 회화적 관심이 가져온 독특한 조형세계의 흔적이다. 작가가 늘 자기 자신에서 시작하여 세상을 알아가고 기록하기 위해 처음부터 지금껏 일관되게 이어온 작업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드로잉이다. 지구촌 곳곳을 끊임없이 다니며 삶의 조건을 마주하는 그의 곁에는 항상 스케치북이 있었다. 그는 늘 일상 속에서 드로잉을 실천하며 순간의 사고와 활동의 흔적들을 남기고 치밀한 생각 전개의 자취를 남긴다. 신체행위가 적극 반영되는 날것 그대로의 드로잉 표현 기법이야 말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일 수 있다. 시각예술 자체가 드로잉을 품고 있겠지만, 역동적인 ‘선’들의 터치가 특징적인 서용선의 작업은 선의 기본인 드로잉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업에 대한 수많은 고찰이 있어 왔음에도, 단종 드로잉에 관한 고찰은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드로잉이라는 방식과 서용선 예술 화두의 정점인 역사 주제의 특성상, 그 근원에서 깊이 소통하는 일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 낯선 단종 역사, 서용선의 생생한 생각들은 어떻게 그림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으며, 지금도 어떤 예술적 화두로서 새로운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작업은 역사적 서사를 현재의 시점으로 소환하며, 인물과 사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단종의 역사는 작가의 해석을 거쳐 동시대적 질문으로 재구성되며, 이를 통해 역사와 현재, 재현과 해석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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